특별수사반 BTS 完
EP 05. 립스틱 살인사건 (3)



김태형
"작전은 다 …… 어요?"


김남준
"나랑 석진이 형은 …… 고, 일단 여주는 ……."


민윤기
"범인이 …… 다며. 근데 …… 다고?"


전정국
"지금 사건이 …… 데, 이 와중에도 …… 해요?"


김석진
"치안이 가장 …… 거야. 정국이 넌 왜 …… 해?"

감긴 눈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귀를 뚫고 들어온다.

드문드문 화를 내는 소리도 들렸고, 여러 명이 말하기에 완전한 문장으로 들리지 않았다.

김여주
"으응……."

결국 잠이 다 날아나 눈을 뜨니, 한 책상에 모여 열심히 토의 중인 팀원들이 보였다.

숨을 들이쉬자마자 훅 들어오는 술냄새에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를 잡으니, 인기척을 느낀 호석이 한 손에 잔을 든 채 여주에게 건넸다.


정호석
"깼어? 머리 많이 아프지. 꿀물 좀 마셔."

김여주
"네? 아… 네.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호석이 건넨 잔을 받고 천천히 따뜻한 꿀물을 목으로 넘긴 여주는 그제야 느껴지는 이질감에 두 눈을 꿈뻑이며 호석을 바라봤다.

김여주
"어… 근데 왜 제가 여기 있죠…? 저 벌써 출근했나요…?"

언제 출근했더라.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아 용기를 내 물으니, 호석은 피식 웃으며 여주가 다 마신 잔을 가지고 일어났다.


정호석
"출근은 제일 먼저 했지, 아마? 근데 여주야."

김여주
"네?"


정호석
"왜 존댓말 써? 우리 반말 하기로 한 거 아니야?"

김여주
"네? 그게 무슨……."

헙!

호석이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것도 잠시, 여주는 자신도 모르는 기억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느끼며 놀란 입을 두 손으로 애써 감췄다.


전정국
"이봐, 나한테 그만 좀 붙지? 무거워."

김여주
"에에- 나 안 무겁거등! 근데 너느은 왜 자꾸우… 나한테 여주라고 안 불러어!!"


전정국
"…뭐?"

김여주
"방해되지 말라고 나 무시하기나 하구! 난 너랑 구냥 친하게 지내구 싶은 거 뿐인데에!"


전정국
"뭐, 뭐? 야, 너, 우, 우냐…? 야!"



김남준
"범위는 대략 이 정도로 좁혀지니까… 어? 여주 씨…? 정국 씨랑은 왜,"

김여주
"안녕하세여- 대한민국 육군! 김여주 소위임다아!"


민윤기
"…?"


김석진
"뭐예요, 여주 씨 술 드셨어요?"


전정국
"하아, 하아…. 드럽게 힘드네, 진짜. 죄송합니다. 저, 그, 김여주 집 주소를 몰라서… 저희 집에 함부로 데려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서로 데려왔어요."


정호석
"다들 한 잔 하셨나 보네. 정국 씨한테도 술 냄새가 장난 아닌데요?"

김여주
"아이씨! 그놈의 씨! 씨! 씨!"


정호석
"…예?"

김여주
"자꾸 정 없게 씨씨씨 거릴 거예여? 자, 함 불러봐여. 여주야!"


정호석
"어… 여주 씨, 지금 여주 씨 많이 취하셨,"

김여주
"어허! 불러보라니까!"


정호석
"…여주야."

김여주
"옳지이! 다른 사람들두 빨리여어!"


전정국
"그냥 일단 하는 척 넘어가야 될 거예요. 절대 안 지더라고요. 하아……."



김석진
"응, 여주야 이거 맛있어? 더 갖다 줄 테니까 그거 내려놔, 얼른-"


민윤기
"어떤 새끼가 내 무전기 가져갔……."


김석진
"어, 어? 아, 윤기야. 여주 손 힘이 장난 아니라서 안 빠지는데… 내가 금방 빼서 줄게. 조금만 기다,"

김여주
"쓰읍! 나쁜 말! 누가 욕해써!"


민윤기
"……."


김남준
"어, 안 돼, 여주,"

김여주
"너지! 너! 누가 그르케 나쁜 말 쓰랬어! 차칸 말만 써야지이!"


민윤기
"하아……."

"일어나면 뒷목이 좀 뻐근할 거야."


…생각났다.

김여주
"하하… 제, 제가 좀 행패를 부렸네요. 죄송합, 아야!"


정호석
"왜, 왜 그래, 여주야. 어디 아파?"

김여주
"뒤, 뒷목이……."


민윤기
"……."

진짜 기절시킨 건가?! 술 먹고 행패부려서?!

똑바로 바라보며 똑똑히 말했던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듯 했다.

'일어나면 뒷목이 좀 뻐근할 거야.'

오소소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김태형
"에휴… 여주야, 얼른 이리 와. 마침 작전 설명 중이었어."

김여주
"아, 네, 선배!"

여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태형에게 달려갔고, 호석은 여주가 급하게 일어나는 바람에 치우지 못한 담요를 정리했다.


김석진
"퇴근 후에 술 마신 거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하진 않겠지만, 그거 때문에 일에 문제 생기면 바로 당직이다. 알겠지?"


김태형
"네, 그럼요."

김여주
"…네!"

여주는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석진을 바라봤고, 석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서 있던 정국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눈빛으로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김남준
"자, 그럼 제대로 작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김남준
"일단 여주는 그 쪽지를 발견한 최초 발견자니까 당분간 몸 조심할 필요가 있어. 그래서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는 서에서 생활하는 게 어떨까 하는데, 어때?"

김여주
"네, 괜찮아요."


김남준
"좋아. 그리고 여주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여주 네가 위험한 걸 최대한 이용해 볼 생각이야. 물론, 우리가 당연히 지킬 거고."

모두가 사전에 남준의 말을 들은 듯 남준의 말이 끝나고도 아무런 말 없이 여주를 바라봤다.

위험을 이용한다라…. 사실 굉장히 기분 나쁜 발언일 수도 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들겠다는 거니까.

하지만.

김여주
"네. 육군 김여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군인이고, 지금은 경찰과 협업하여 일을 하고 있었다.

명이 떨어진 이상, 받아들여야 한다.


김남준
"그래, 그래서 앞으로 밤에 하는 순찰은 매일 여주가 해야 될 것 같아. 같이 순찰하는 사람은 계속 바뀔 거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번호는 다 저장해 놔."


김석진
"결과 나왔다고 오라는데, 국과수에는 누가 갈래?"


박지민
"제가 갈게요."


김석진
"지민이가? 그럼… 윤기도 같이 가."


민윤기
"뭐? 내가 왜,"


김석진
"이인일조. 잊었어? 그리고…….

"어디서 왜라는 말이 나와."

"까라면 까는 거 몰라, 새끼야?"


민윤기
"……."

정색하며 말하는 석진에 윤기는 머리를 헝클이며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데 경찰서 문을 열고 나가려던 것 같은데, 문을 열고 나가지 않는다.

윤기는 잠시 문 손잡이를 잡고 멈칫하더니 뒤를 돌아 지민을 바라봤다.


민윤기
"뭐 해. 안 가?"


박지민
"…아. 갑니다."

지민은 자신을 부르는 윤기의 뒤를 따랐고, 그제야 석진이 표정을 풀고는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한 번 짝 쳤다.


김석진
"자, 그럼 피해자 남자친구에 대해 들어볼까? 뭐 이상한 건 없었어?"


정호석
"네. 다음 달에 결혼하기로 했다는 거 외에는 딱히…."


김석진
"예비 신부라……. 윤기한테 연락해서 피해자 손가락에 반지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김석진
"그래, 그럼 오전 순찰은… 정국이랑 남준이가 해 줘. 정국이는 오늘 내내 순찰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아?"


전정국
"……."

정국이 치안 담당이라는 것에 불만을 표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일까. 석진은 은근하게 정국을 바라보며 물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모두가 알았다. 이건 정말 괜찮은지 물어보는 게 아니라, 그냥 괜찮다고 답해야 한다는 것을.


전정국
"…네, 괜찮습니다."


김석진
"오케이. 호석이랑 여주는 위층에 훈련장 있으니까 훈련도 하고, 저기 사건 파일 있으니까 정리도 좀 해. 놀으라고 남기는 거 아니니까 풀어져 있지 마라."

김여주
"네!"

어쩌면 범인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이 기회에 훈련해서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