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EP 27. 쓸모 없는 존재, 쓸모 있는 존재

잠복근무를 하다가 먼저 돌아온 정국과 여운은 자신들이 보고 온 것들을 팀원들에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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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러니까 클럽 쪽은 VVIP만 들어갈 수 있는 그 시간대가 이상한 것 같고, 치킨집 쪽은 마약 치킨이라고 불리는 치킨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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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VIP도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좀 수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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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근데 정국이 너 얼굴이 왜 이래. 누구랑 싸웠어?"

남준은 입술이 터진 정국을 보려 어깨를 잡아 돌렸고,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막상 신경은 쓰이는지 윤기 또한 파일에서 눈을 떼 정국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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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한 대만 맞아준 거예요."

상대방이 선빵 쳐서 쌈박질 했다고 어떻게 말해. 정국은 남준을 밀어내며 뒷통수를 거칠게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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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이고, 정국아. 이리 와. 약 발라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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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뭔 징그럽게 약을 발라줘요. 괜찮아요. 어차피 이대로 두면 금방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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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금방 낫긴 무슨. 넌 얼른 호석이한테 치료 받고. 여운아, 이 치킨은 뭐야? 우리 먹으라고 사 왔어?"

"아. 얼떨결에 사긴 했는데 태형이가 가져가 보래. 이게 마약 치킨이라고 불리는 그 치킨이야. 하얀 가루 좀 검사 해 달라고 부탁 받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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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럼 내가 검사 맡기고 올게. 이거 통째로 들고 가면 되지?"

지민은 여운이 들고 있던 치킨을 빼앗듯이 가져가고는 더러운 걸 보듯 인상을 확 구기며 경찰서를 나갔다.

그러한 지민의 표정은 여운만 보았는지 다른 이들은 무어라 말이 없었고 여운은 한순간에 가벼워진 손을 바라보다 삐뚤어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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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태형이랑은 괜찮았어? 기분이 좋아보이네."

물론, 곧바로 화사하게 웃었지만 말이다.

"응. 처음이라 그런가, 태형이가 잘 챙겨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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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일부러 태형이랑 같이 보낸 거였는데 다행이네. 동갑이라서 서로 대화하기도 편할 거야. 아, 지민이도 동갑이니까 나중에 한 번 대화해 봐."

"응! 챙겨줘서 고마워, 석진 오빠."

여운의 미소에 석진은 안심한 듯 걸음을 옮겨 윤기의 옆에서 사건 파일을 함께 훑어봤다. 마지막으로 윤기가 보던 파일까지 싹 보고나서야 펼쳐져 있던 파일을 모두 닫은 석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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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럼 마약 치킨 성분 검사 결과 나오는 대로 팀 나눠서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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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그나저나 여주는? 같이 안 왔어? 시간이 늦어서 혼자 두면 위험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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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안 그래도 계속 내가 있으려고 했는데, …쫓겨났어요."

"어머, 그럼 지금 이 밤에 여주 혼자 클럽 앞에 있는 거야?"

밤. 여주. 혼자.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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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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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전정국. 장난하냐? 됐어, 가만히 있어. 내가 갈,"

탁–

"내가 갈게. 오빠."

정국의 어깨를 눌러 자리에 앉히고 일어나는 윤기의 팔을 붙잡는 여운.

팔을 붙잡히자마자 빠르게 손을 뿌리친 윤기는 넘어지려는 여운의 어깨를 잡아 자신의 앞으로 확 잡아끌었다.

"너 나 알아?"

"오빠 같은 소리하네. 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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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꺼져. 향수 냄새 좆된다."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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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어, 형!!! 아 저렇게 가 버리면 어떡… 여운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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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저 형이 원래 성격이 까칠해. 너무 상처받지 마, 여운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

윤기가 여운을 밀치는 바람에 여운은 힘 없이 바닥에 주저앉았고, 남준과 호석은 그런 여운을 조심히 일으켰다.

여운이 겁을 먹어 흔들리는 눈동자로 땅만 바라보자 남준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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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혹시나 싶어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네?"

"저도 그쪽한테 말 깔 생각 없으니까 계속 이렇게 불편하게 지냅시다."

"낙하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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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 정국이 너까지…!"

정국은 자신을 부르는 호석을 무시한 채 윤기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 둘의 모습을 보고 있는 석진은 미안함과 답답함에 마른 세수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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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야. 넌 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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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형이랑 같은 이유 때문에요."

시동을 걸고 바로 출발하려 핸들을 잡으니, 어디선가 나타난 정국이 벌컥 차 문을 열고 들어온다.

형이랑 같은 이유. 굳이 무엇 때문인지 묻지 않아도 알겠다.

윤기는 피식 웃으며 엑셀을 밟았고, 그와 동시에 차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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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진짜 그 여자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생각할수록 화나네."

차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국은 화가 난다며 여운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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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까 여주가 자기소개하면서 인사하려고 할 때, 갑자기 박수 치면서 웃는 거 봤죠? 그거 빼박 일부러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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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랬어?"

몰랐다. 윤기는 자신이 생각지도 못 한 일을 정국에게 들으며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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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리고 그 처음에 뭐냐, 원피스 입고 온 것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요. 오늘부터 바로 일 시작이라는 거 알고 있었을 텐데 원피스가 뭐야, 원피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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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맞아. 일한다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것 같아. 근무 중에 치마라니. 굽 높은 구두는 또 뭐고."

윤기가 정국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자신도 마음에 안 든다 말하니, 정국은 그런 윤기에 답답함이 뻥 뚫린 듯 그제야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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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낙하산이 뭐야, 낙하산이. 실력있는 군인들로 뽑은 조직이라는 거 알았으면 알아서 빠꾸 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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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력서 보니까 경찰대 학점도 개판이더만. 무슨 목적으로 우리 팀에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실력 없이 나대는 애들은 사양이야."

목을 조이는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있던 윤기를 빤히 바라본 정국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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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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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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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형은 저희 처음 봤을 때부터 쓸데없는 것들은 다 필요없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뭐… 성차별적으로 말하는 건 아니지만, 신체적으로는 여주가 우리보다 약한 건 사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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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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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 여주도 형한테 쓸모 없는 존재예요?"

멈칫. 정국의 물음에 브레이크를 밟아 버렸다. 마침 신호등이 빨간불이라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뒤에서 오는 차랑 부딪힐 뻔 했다.

윤기는 잠시 말이 없었고 정국도 그런 윤기에게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는 듯 흥미를 잃고 시선을 창밖으로 옮겼다.

윤기의 머릿속에는 저번 사건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여주가 떠올랐다. 분명 자신이 무리를 해서라도 여주를 끌고 가려 했던 건 맞지만…….

불평 하나 없이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묵묵히 싸우던 여주의 모습은 윤기를 놀라게 했다. 오히려 윤기를 도왔고, 윤기보다 앞서나갔다.

결국 석진을 구해내고 안도와 함께 정신을 잃은 여주를 떠올리던 윤기는 미소 지었다.

"쓸모 없긴."

"이제는 안 돼. 꼭 필요한 존재야."

좀처럼 윤기에게선 보기 힘든, 따뜻한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