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다

에피소드 3

이주연

내 휴대폰... 휴대폰 어디다 뒀지?

그날 저녁 집으로 들어와서 휴대폰을 꺼 두고는 그 이후로 만진 적이 없었다.

이주연

아 여기 있다!

베게 밑에 깔려 있던 휴대폰을 얼른 집어 들어 전원을 켰다.

휴대폰을 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우수수 쏟아지는 재난 문자.

[00시청] n월 18일 10시 기준, 00 지역 바이러스 확진자 3명 발생. 기침, 발열 등 의심 증상 있으면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받으세요.

[00시청] n월 18일 17시 기준, 00 지역 바이러스 확진자 17명 추가 발생. 기침, 발열 등 의심 증상 있으면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받으세요.

[00시청] n월 18일 7시 기준, 00 지역 바이러스 확진자 다수 발생. 기침, 발열 등 의심 증상자 주변으로 접근 금지.

[00시청] n월 18일 9시 기준, 00 지역 대피령 선포. 00 지역 폐쇄.

그리고 이 상황을 나보다 빨리 알았던,

하지만 대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던

엄마와 아빠의 문자.

눈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이 떨어졌다.

이주연

바이러스라고는... 안 했잖아

그때 문득 스쳐 지나가는 어제의 뉴스.

- 어제 아침

"이 액체를 마신 사람들은 초반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옮길 수 있으니 다들 각별히 주의 바라며···"

이주연

아 배고파... 점심 뭐 먹지?

그때 뉴스를 주의 깊게 안 본 내 잘못이었다.

이주연

일단... 일단은 아직 수도권 지역에만 퍼졌으니까...

애들한테 오지 말라고 연락을 해야 해.

이미 떠난 사람은 떠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냉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지금 이 상황에서는...

아직 살릴 수 있는, 살아있는 사람들은

살아야지.

이주연

일단 아직 여기는 소란이 없으니까...

혹시 만약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 식량을 구비해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주연

얼른 사고 집 들어가야 하는데...

이주연

근데 이걸... 다 어떻게 들고 가지?

뒤늦게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비명 소리와 함께 물 밀려 들어오듯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출구로 달려갔다.

이주연

하아... 하아...

다행히 아무 일 없이 집에 잘 들어왔는데...

이주연

어, 내 휴대폰...?

휴대폰이 보이질 않는다.

이주연

그거 없으면 안 되는데... 그거 없으면...

그때 문 밖에서 내 휴대폰 벨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나와 보니 다행히 바로 문 앞에 휴대폰이 떨어져 있었다.

이주연

- 어...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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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휘

- 너 왜 이제 전화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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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지금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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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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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 올라오지 말라는 건 무슨 소리야!

이주연

- 야... 잠시만 한 명씩 말 좀 해 봐...

갑자기 속사포로 따지는 애들은 진정시키는데...

꺄아악-!

하고 여자 비명이 들리더니 뒤따라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이 움찔거렸고

동시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전원우 image

전원우

- 방금 비명 소리 뭐야 거기 무슨 일 있어?

권순영 image

권순영

-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지금 그 비명 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이지훈 image

이지훈

- 야 이주연!!

이주연

- 어... 어?

이지훈 image

이지훈

- 뭐하는데 대답을 안 해 무슨 일인데

쾅!

비명 소리가 들리던 집의 문이 부서질 듯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비명을 질렀던 사람으로 추정되는 여자의 목을

뜯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