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흰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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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시골마을 그 한켠 열린 작은 '한돌책방' 은 여주와 승철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한 책방가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두 명은 대학 진학을 하러 도시로 나가는 것 보다는 이 마을을 가꾸는것이 나을거라 판단하고, 어렵게 얻은 부모님의 동의하에 책방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평소 글에 관심이 많았던 여주는 책방을 차리자 마자 책방 내부 한켠 본인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마루를 깔고, 간이 책상에 노트북까지 놓아두고는 글을 쓰는 일이 잦았고.

승철은 그 곁에서 도서를 정리하거나 책방 내부를 청소하기에 바빴다.

아무리 둘의 일이 바빠도 곁에 있음은 확실했다.

그러던 어느 겨울이었을까.

이른 아침 쌓인 눈을 청소하던 여주는 금방 저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금방 얼어붙었다.

얕게 휘날리는 눈보라 사이로 걸어오는 그 사람은,

정한이었다.

아니, 정한일 수 밖에 없었다. 또렷한 이목구비에 휘날리는 머릿결은 제 기억속의 정한과 정확히 일치했다.

여주 image

여주

윤정한.. ?

작게 중얼거렸을 뿐인데, 어떻게 그걸 들은건지 윤정한은 방향을 홱 돌려 나에게로 다가왔다.

정한 image

정한

오, 강여주? 오랜만이다. 한돌책방.. 네가 여는거야?

정한은 여주를 바라보더니 이내 뒤에 위치한 책방에 시선을 돌렸다.

여주 image

여주

어, 그렇긴 한데.. 아니, 그보다 너 여태껏 어디있다가,

말릴 틈도 없이 정한은 냅다 책방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여주가 책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인 풍경은 서로 마주한 채 싸늘한 공기만을 내뿜고 있는 승철과 정한이었다.

정한 image

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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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image

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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