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의 그 남자

Ep. 4 / 미안해.

서예린

지금 나보고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소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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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거참, 말이 통해야 내가 뭘 말하지 정말.

그 후 우리의 사이로는 어색한 공기조차 눈치를 볼만한 싸늘한 분위기가 형성 및 유지되었고 그만큼 피곤해졌다.

아직 새벽 5시, 오랜 시간 잠을 자야 피로가 풀리는 일명 'long time sleeper'인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잠이었다.

그 생각을 하는 와중에, 잠들어버린 듯했다.

[태형의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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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사과라도 해야 하나 이거..

생각보다 상황은 나빠졌고 내가 말이 심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보려고 뒤로 돌리고 있었던 의자의 방향을 바닥과 발의 협동심으로 돌렸다.

의자를 돌려 침대를 보니 이불을 덮은 채로 뒤돌아있는 그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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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진짜 화 많이 났나 보네.

괜히 더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어떻게든 그녀의 화를 풀어보려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어깨에 손을 가져다 댔다.

부드러운 카디건이 내 손을 맞이했고 그대로 두어 번 손을 움직여 그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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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예린 씨, 화났어요?

서예린

으으음.. 깨우지 마요,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반응이었다. 단호한 목소리가 아니라 잠결에 튀어나오는 그런 반응.

예상치 못한 현실 반응에 나는 되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복수심이 아닌 그러한 감정에 무심코 그녀의 뒤통수에 손을 올리고 양옆, 그리고 아래 위로 휘갈겼다.

그런데, 역시.. 예상은 적중했고 그녀는 이내 깨어나 반쯤 감긴 눈과 조금 튀어나온 입을 한 채 나를 응시했다.

[예린의 시점]

잘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 뒤통수 부근에 늘어져있는 머리카락들을 헝클어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