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의 프린스 (휴재!)
scene 2 첫눈에 반하는 공식




소여주는 종치고 나서도 정신을 못 차렸다. 내가 뭘 본 거지... 저런 애가 우리 학교에 있었나? 왜 삼년 동안 한 번도 못 본 것 같지?

이유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소여주는 일학년, 이학년, 삼학년을 모두 삼층에서 보냈고(이때까지 반이 다 삼층에 있었단 소리), 걔는 모두 사층에서 보냈단 것이다. 아 그나저나...


소여주
걔 이름 뭐라고?

소여주는 정윤아한테 다시 물었다.


정윤아
아 멍충아 강민희라고 좀 전에 말했는디 --


소여주
아 먄행


정윤아
담 교시 뭔지 아는 소여주 구함


소여주
수학인디


정윤아
서현진샘??


소여주
웅


정윤아
앗사 ㅋㅋ 자도 되겠다


소여주
ㅋㅋㅋ


정윤아
야 앞에 봐!


소여주
엥?? 악!

아 쉬범버 개빡치네... 소여주는 쏟아진 필기구 필통에 쓸어담고 벌떡 일어났다. 그때

???
괜찮아?

분명 좀 전에 들었던 천의 목소리였다. 헐 뭐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소여주는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고개를 들었다. 헐.

........ 헐.

소여주는 고개를 들어 티비 화면을 봤고, 거긴... 상상치도 못한 존재가 등장해 있었다.

???
증인은 피고인과 어떤 관계입니까?

몇몇 양아취 애들은 걜 보고 어 강민이(?)다 하고 낄낄거렸고 딴 애들은 자거나 걍 보고 있었다. 이 순간, 소여주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진지한 사람이었을 거다.

소여주는 육반 사회 수행 유씨씨 형사재판 팀 일에서 검찰 역을 맡은 강민인가 하는 어떤 애한테 한눈에 홀딱 반했고... 소여주가 한 번 한눈에 반했다 하면 그때부턴 아무도 소여주를 말릴 수 없다.


소여주
야 윤아야 쟤 누구냐


정윤아
육반에 강민희


소여주
강민이?


정윤아
희! 강민희라고


소여주
아~ 아하... 응... 대박이다


정윤아
뭐가


소여주
걍


정윤아
아~ 잘생겼다고?


소여주
어. 완전. 눈썹이.... ㅎㅎ


정윤아
도른녕 ㅋㅋ


소여주
나 진짜 눈썹빠(?)인가 봐 눈썹 진짜 잘생겼다


정윤아
얼굴은 어때


소여주
완전 조아


정윤아
ㅋㅋㅋㅋ


소여주
ㅋㅋㅋㅋ


강민희
괜찮아?

소여주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맞아! 바로 강민희였다. 방금 전에 유씨씨에서 본 눈잘남(소여주가 주로 쓰는 말로, 눈썹이 잘생긴 남자를 뜻한다) 걔 말이야. 어버버... 소여주는 갑자기 심장이 막 떨려서 강민희 눈을 스윽 피했다.


소여주
어 어..... 괜찮아.....

아씨 이게 아닌데. 원래 계획은 아 괜찮아~ ㅎㅎ 하고 햇살 같은 미소를 날리며 쿨하게 가던 길을 가는 거였다. 근데... 보다시피 폭망했고... 소여주는 아 개찐따처럼 보였으면 우짜지 하고 완전 울상 지으면서 가던 길을 다시 갔다.


정윤아
ㅋㅋㅋ 어 어... 괜찮아....


소여주
아 쫌


정윤아
왤케 떠냐


소여주
아 몰라잉 ㅜㅜ 차피 인제 볼 사이도 아닌데 머...


정윤아
안 좋아하게??


소여주
좋아해봤자 뭐 하긋냐 두 달 있으면 졸업하는디


정윤아
네 달인뎅


소여주
쨌든


정윤아
쟤 완전 쌩양아치는 아님


소여주
우짜라공


정윤아
아 몰라 알아서 해


소여주
응...



소여주는 강민희랑은 이제 두 번 다시 안 볼 사이일 줄 알았다. 뭐 어차피 같은 동네고 오며 가며 한 두 번은 마주치겠지만... 그냥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중 하나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이천이십년 이월, 소여주는 나들중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