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으로 가는 길

프롤로그

손목에는 붉은 줄, 붉은 액체로 흥건하다. 내 손목이지만..

징그러웠다.

아니 청승맞다고 하는게 맞으려나.

내 손목은 참 안쓰러웠다.

찌들어진 세상에서 살기 위해 요청했던 마지막 sos였겠지.

나름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랐는데, 아무도 모른다.

아, 머리가 아프다. 팔에 감각도 없어지는거 같고.

눈도 감기는거 같다.

현여주

잘 있어라 찌들어진 더러운 세상.

....

.....?

나 안죽은거야?

여기는 뭔데 이렇게 어두운데

현여주

제기랄.. 이번에도 안죽은거야? 이제야 겨우 내 몸이 죽어주나 했더니

민윤기 image

민윤기

드디어 눈을 뜨네

현여주

와 시발 뭐야!

어디선가 튀어나온 저 이상한 남자.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 뭐야.. 나 안죽은거야?

민윤기 image

민윤기

너 죽은거 맞아.

현여주

.. 아니 제가 죽었으면 이렇게 얘기하고 움직일리가 없죠.

어라. 손목에 있던 자해자국들이 없다.

뭐야.. 환생한거야? 아니 그런게 있을리가

민윤기 image

민윤기

여기는 저승이다.

현여주

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세요

민윤기 image

민윤기

네 손목에 있던 자해자국. 없어졌지

현여주

민윤기 image

민윤기

그게 증거야. 자발적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은 자살자국이 사라진 상태로 저승에 소환된다.

소환.. 저승.. 뭐야 죽긴 죽은건가

현여주

저 죽은거에요?

민윤기 image

민윤기

그렇다니까

현여주

와.. 다행이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 대체 왜 죽음을 맞이하는게 다행인지 모르겠군. 삶의 미련이 그렇게도 없었나

현여주

아저씨는 누구신데 저한테 아까부터 반말이세요. 저 아세요?

솔직히 마음에 안든다. 아까부터 초면인 사람한테 반말이나 찍찍하고 말이야.

민윤기 image

민윤기

난 인간나이 26살에 죽었다. 저승에서는 이미 200년은 더 살았어.

현여주

.... 226살.. 와 늙어도 한참은 늙었네요.

민윤기 image

민윤기

넌 19살. 저승에 온지 5분남짓 안된 너보다 한참은 더 나이가 많다.

현여주

아....

아무튼.. 다행이다. 다시는 그 더러운 세상과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