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왕족 [시즌 2]

47.

챙 -

콰광-!!!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 어쩌려고?"

몇 번이고 서로를 뒤엎었다. 불꽃을 튀기며 피부에 빨간 액체가 흐르게 하였고, 붉으스름한 상처가 부어오르게 했다.

백현은 제 손에 제대로 붙잡힌 호석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드디어 땅바닥에 밀착시켜 단단히 부여잡은 호석의 눈빛이 어딘가 모르게 울렁거렸다.

호석은 이미 지쳤다. 최근에 승우에게 많이 시달린 결과이기도 한 것 같았고, 지금 저와 만만치 않은 싸움을 했기 때문일 거라고도 추측이 갔다.

제 손에 목을 붙들려 켁켁거리는 호석의 눈가에 눈물이 살짝 올라왔다. 백현은 고통에 잠기는 호석을 보며 오히려 자기가 목을 졸리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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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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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크읍... 큭, 왜,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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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주인... 주인은... 어떤 뱀파이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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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큭! 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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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말도 안 돼는 소리 아니에요. 주인은 원래부터 이런 게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내가 그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알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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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아, 아악!!!"

순간적으로 몸에 힘을 꽉 주며 위에서 밑으로 호석을 누르는 백현이다. 그의 몸에서는 붉은 불길과 푸른 빙결들이 마구 쏟아졌고, 호석은 몸을 비틀며 비명을 질렀다.

백현은 제 아래에서 괴로워하는 호석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혼을 쏙 빼야 했다. 그래야, 그런 굉장한 충격을 주어야 세뇌가 풀리고 기억이 돌아올 것이었다.

...

... 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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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하아...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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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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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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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대답이 없었다. 호석은 세상 어려보이는 표정을 하고 바닥에 축 처졌다. 백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호석 부르기를 거듭했다. 제가 정신을 잃게 만들었지만, 순간적으로 뭔갈 잘못했을까 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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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제가, 제가 뭐 잘못한 거 없죠?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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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제발, 별 탈 없이만 일어나 주세요... 제발.'

서둘러 주변에 굴러다니는 다 헤진 담요를 집었다. 이렇게 세뇌가 풀리든 말든 일단 호석은 정신을 잃은 환자였다. 게다가 온도에 민감한 수뱀파이어이니 체온이 매우 중요하다.

꼼꼼하게 호석의 몸에 담요를 둘러준 백현이 그제야 몸을 제대로 일으켰다. 저도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호석과 대차게 겨뤘더니 온 몸이 아픈 기분이었다.

대충 목 근육을 주물거리며 풀어주는데, 갑자기 밖에서 요란하게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태형의 일행인 줄 알고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뭔가 이상했다. 걔들이라면 저렇게 요란스럽지는 않을 건데.

장독이며 뭐며 다 깨지고 날라가고 부서지는 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백현은 닥쳐오는 불안감에 몸을 빠르게 돌려 문 쪽인 뒤쪽을 바라봤고, 계속 호석을 향해 있던 시선을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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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한승우 (27)

"백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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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도... 련님."

예상은 했지만, 승우가 이런 타이밍에 도착하리라 생각하진 않았던 백현이다. 하지만 예상을 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답이 없다. 기절한 호석을 데리고 이들을 따돌릴 자신은 없었다.

그 와중에 승우는 가볍게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다가왔다. 달빛에 환히 빛나는 그의 미소가 유달리 차가웠다.

한승우 (27)

"우리 백현이가 여길... 왜, 그리고 왜 이러고 있을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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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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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도련님."

한승우 (27)

"응, 그냥 없애면 나도 재미 없으니까 너 얘기 들어줄게.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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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한승우 (27)

"왜, 막상 말하려니까 막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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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그게."

"아악!!!!!!"

퍼억-!!!

갑자기 구석에서 군사 하나의 외마디의 비명이 들려왔다. 눈이 동그래진 백현과 승우가 동시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백현은 주체할 틈도 없이 바로 흐르는 제 눈물을 인지하지도 못한 체 멍하니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아... 그쪽이 불리한 상황 같길래 조금 도왔어요. 아니면 죄송해요... 너무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길래 저도 모르게... 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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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한승우 (27)

"뭐야. 쟤 말투가 왜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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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누구신데 저한테 반말이시죠. 저 아세요?"

한승우 (27)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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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저 아시냐고요. 이래뵈도 나 폐하 호위무사거든요? 반말은 자제 부탁드릴게요. 체면이 안 서잖아요. 그래서 성함이? 제가 얼굴을 기억을 잘 못해서."

한승우 (27)

"... 아니."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아니? 이름이 "아니" 예요? 와, 되게 특이하네. 근데 저랑은 초면이신 거 같아요, 니 씨."

한승우 (27)

"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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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아... 죄송해요. "아아니" 인가요, 이름이? 그럼 아니 씨구나!"

한승우 (27)

"아니, 변백현!! 정호석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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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벙쪄서 제 이름을 부르는 승우를 뒤로하고 백현은 천천히 호석에게 다가갔다. 떨리는 다리로 한 걸음씩 내딛는 그의 발이 신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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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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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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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ㄴ, 네?"

따스하고 몽글하며, 한겨울의 크리스마스 같은. 또 한 편으로는 휴양지의 눈부신 여름 바다의 밝은 파도 같은 눈을 가진 자. 주인은 원래 이런 눈을 가진 아름다운 자였구나.

제가 주인이라 불러 한껏 당황한 눈치였지만 그래도 생글 웃어주는 그의 미소가 어두운 곳임에도 빛이 났다. 생기 가득한 그의 눈동자가 어린 활발함을 가득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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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아, 아니야. 내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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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갑자기 왜 그쪽도 반말을 쓰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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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나중에 말할게. 나중에 다 설명할게."

턱 -

호석은 잠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곧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백현은 호석의 손목을 그 언제보다 세게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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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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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그럼요."

한승우 (27)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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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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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끝입니다, 도련님. 나락까지 떨어지는 게 뭔 지 곧 제대로 알게 되실 거예요."

펄럭 -

그 짧은 날아오르는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소리들이 귀를 찔렀다. 잡으라며 소리치는 승우의 고함, 군사들의 능력 사용 소리와 기합, 각종 무기들과 칼을 빼드는 소리.

하지만 끝은 반짝이는 별들이 수놓은 밤하늘을,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가르는 둘의 날개짓이 가졌다.

백현은 날아오르고 안정감 있게 활주를 하고 있음에도 호석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눈으로는 열심히 무엇을 찾으며 호석의 손목은 더 꼭 잡았다.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저기, 제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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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아."

호석이 입을 열자 백현은 그제야 손목을 인지했다. 하지만 꼭 잡의 그의 손은 금방 떨어지지 않았다. 잠시 손을 헐렁하게 풀었다가 이내 다시 꼭 잡은 백현은 정말 아이 같은 눈빛으로 물었다.

"조금만 더 잡아도 돼?"

일종의 어리광이었다.

어린 나이에 고생했던 아이의 철없는 어리광.

호석은 옅게 웃으며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눈을 뜨니 제 앞에서 바들거리고 있던 이 조그만 아이.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차가운,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는 아이가 호석은 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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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몇 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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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스물 둘."

어리다, 호석은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을 이었다. 어림에도 제게 반말을 해오는 이 아이가 깜찍하게 얄미웠다. 누구지, 얘는. 날 지금 어디에 데려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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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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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네?"

저 숲속 나무들 밑에 밝게 일렁이는 모닥불 같은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위에 정겹게 누워 있는 자들이 하나 둘 셋... 여덟?

태형의 일행이었다.

본능적으로 알아챈 호석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백현을 바라보았다. 백현도 갑자기 눈물이 맺혀 있는 호석의 눈에 적잖히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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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나...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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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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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진짜, 진짜...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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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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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응, 살았어. 여기 천국 같은 곳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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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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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저기 앉아 있는 쟤가 살렸어."

요거요거! 저번에 약속드렸던 거 기억나시는가... 일단 프롤로그 올렸어요! 단편이라 재미삼아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본편은 후다닥 마무리 작업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아궁... 또 늦어버렸죠... 사실 쓰는 건 어제 다 썼는데 수정본다고 결국 일요일 12시 전에 겨우겨우 올립니다.. 원래는 항상 8시 9시 쯤에 올리는데 오늘은 더 늦었네요..

정말 죄송하지만 연재 텀이 길어도... 제가 노을 분들께 더 좋은 엪소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더 노력하는 중이다! 하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요새 날씨 많이 오락가락하는데 날씨 예보 보시고 우산이든지 복장이든지 잘 챙겨서 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