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모습

에필로그 1

상황 설정

별이의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렵다.

악몽 같은 오늘이, 내일이, 모래가.

끝도 없는 계단과 같이 느껴진다.

힘겹게 눈을 뜨고 학교를 간 별이는 책상에 욕들을 보며 작게 한숨을 쉬고, 책을 폈다.

부모님을 잡아먹은 년이라고 학교까지 소문이 퍼지고, 부모 없는 자식이라고 놀리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그 중 별이의 편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일진

“야! 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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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왜..”

일진

“이젠 덤덤해? 다 익숙해 진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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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뭐?”

일진

“착각 하지 마. 끝이란 건 죽는 것 밖에 없어”

일진

“이제 시작일 뿐이야”

여기서 더 심해진다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양동이에 물을 채워 물을 뿌리고, 책상에 욕들을 적어 놓고, 체육복에 우유를 뿌리고, 필기구를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여기서..더 심해져? 때릴까? 밟을까? 죽이진..않을까..? 별이는 아이들의 학교 폭력으로 인해 불안감을 항상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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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어? 언니..치마에 뭐가 묻었..”

처음 보는 얘.

1학년인가?

뭐가 묻었다며 털어주려는 손길까지 피하고 말았다.

그 정도로 힘든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가끔은 온 세상이 흑백처럼 보이며 이 세상에 자신 혼자만 남겨 진 것 같았다.

아니, 차라리 혼자였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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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미,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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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전 괜찮은데..언니는..괜찮아요..?”

괜찮..냐고..?

아니, 안 괜찮다.

그래서.

괜찮은 느낌이 편안함이, 행복함이 무엇인지 모르는 별이에겐 이 상황이 괜찮다고 느껴졌겠지.

그리고, 끝이 안 보이는 이 불행에서 도망가고자 자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