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없는 새끼"
59_ “평범한 말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_”


어두운 밤_ 여주가 홀로 병실을 찾았고, 보이는 건 조금은 창백해진 자신의 아빠였지.

하여주
날 그렇게 가차 없이 버리던 아버지가, 그토록 함께하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가..

하여주
이런 신세가 돼버리니까 기분 이상하네요

하여주
아버지랑은 진짜 부녀 같은 대화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것 같네요

하여주
그리고 어쩌면_

하여주
앞으로도 못 할 지도 모르고..

그렇게 몇 분을 한참 아버지를 내려다 보던 여주가 고개을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지.

하여주
하아_ 나 회장 됐어요..

하여주
당신이 그토록 바랬던

하여주
막상 되니까 상상했던 것만큼 싫진 않네요

하여주
일어나요_

하여주
항상 이기적이게 올 때도 갈 때도 당신 마음대로 하지 말라고

그렇게 한참을 울먹이며 말하는 동안_ 문이 열리고 여주의 엄마가 들어왔다.


여주엄마
여주니..? 이 시간에 온 거야?

하여주
이제 나갈 거예요


여주엄마
이사회 결과 들었다


여주엄마
회장 됐다면서_ 축하해..ㅎ

하여주
왜 축하를 해요

하여주
오히려 축하받아야 할 건 두 사람이잖아요_ 원하던 대로 내가 회장이 됐으니까


여주엄마
여주야..이젠 집으로 들어오란 소리는 하지 않을게


여주엄마
정말 염치없는 소리지만_ 더는 그 일에 얽매여서 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말에 잠시 뜸을 들이는 여주였고_ 올라오는 감정을 누르며 간신히 말을 꺼냈다.

하여주
염치없는 소리라는 건..잘 아시네요

하여주
이만 갈게요_ 어머니도 얼른 주무세요

하여주
평소에 피곤하다고 하시지 말고


여주엄마
아_ 그, 그래

나가는 여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은 그리 좋지만은 못했지.


여주엄마
내가 평소에 피곤하다고 하는 건 어떻게 알았지_

그렇다 다음날_ 회장실을 찾은 여주다.


하성운
왔냐

하여주
여기서 뭐 해_


하성운
뭐하긴 회장실 정리 중이지


하성운
아버지 물건 싹 다 본가 서재에 옮길 거야


하성운
이제 네 물건으로 채워야지

하여주
기분 이상하네


하성운
뭐가

하여주
내가 회장이라니_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을


하성운
앞으로 난 널 뭐라고 불러야 하냐?

하여주
마음대로 불러_ 회장님이라 하던지 하여주라 하던지


하성운
어제 아버지한테 갔었다며

하여주
어머니가 그러시던_


하성운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싫어하던 사람들한테 왜 그렇게 우호적인지

하여주
이게 우호적인 건가


하성운
평소에 네가 하던 행동을 생각해보면 엄청 우호적인 거지

하여주
그것도 그냥 심경의 변화라고 해두자_ 일일이 설명하기 뭐하니까


하성운
그래_ 난 이만 간다


하성운
곧 회의라

하여주
잘 가


하성운
평범한 말이 네가 하니까 되게 특별하게 느껴지냐_ 아무튼, 알았어

하여주
..뭐래


전정국
원래 회사는 어쩌실 건가요

하여주
매수해야지_ 내가 관리하려면


전정국
알겠습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하여주
아_ 김태형 회사는 다 매수하지 말고 조금만 놔줘


전정국
네? 왜_

하여주
일단 놔둬, 혹시 모르니까


전정국
알겠습니다_ 그렇게 처리하죠

하여주
전 비서_


전정국
또 뭐 하실 말씀 있으세요?

하여주
그, 저번에 내 생일 선물로 준 입욕제 말인데_ 어디서 산 거야?


전정국
백화점에서 샀습니다, 벌써 다 쓰셨어요?

하여주
어_ 내가 좋아하는 향이라


전정국
그럼 제가 똑같은 거로 다시 사다 드릴게요

하여주
됐어, 내가 가면 돼


전정국
찾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하여주
지금 나 무시해


전정국
그게 아니라_ 여기서 좀 멀거든요

하여주
아, 그래?


전정국
그냥 제가 사오겠습니다_ 이러라고 있는 게 비선데요 뭘

하여주
고마워


전정국
나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