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화. 새로운 시작



"태형 씨. 어서 와.

 찾기 힘들지는 않았어?"





"아니. 찾기 어렵진 않았어.

 그런데 너는 갑자기 웬 카페야?

 하여간 엉뚱하다니까..."





"어... 스페인에 있을 때

 맨날 카페에서 번역 일을 했는데

 오피스텔에서 혼자 작업할 때보다

 훨씬 좋더라고..."





"번역 작업하려고 카페를 차렸어?"





"내 작업도 여기서 하고,

 투잡도 뛰고...

 한국 오고 얼마 안 돼서

 바리스타 과정도 배웠거든."





"그런데 카페 이름은 무슨 뜻이야?"





"미겔?

 스페인에서 내가 맨날 갔던

 카페 사장님 이름이야.ㅎ

 그곳이 너무 그리워서

 최대한 비슷한 느낌으로

 인테리어도 한 건데..."
 




나는 잠깐 얼굴 보자던 김대표에게

깜짝 발표를 했다.





훈지 씨와 헤어진 후

몇 개월을 공들여 준비한 카페였다.




오늘 그곳으로 김대표를 초대한 것이다.




"앉아. 아직은 알바를 못 구해서

 내가 커피 내려 줄께."





"좋지."





그는 앉아서도 두리번거리며

카페 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카페가 아담하고 예쁘다.

 네 분위기도 많이 나고..."





"그래?

 내가 일하고 싶게 꾸며서 그런가?

 어쨋든 예쁘다니 다행이다."





"번역일 그만 두는 건 아니지?"





"아니~ 여기서 번역 일 할거라니까.

 카페는 알바생을 쓰면서 운영하고

 나는 내 본업을 해야지.

 망하지 말아야 할텐데..."




나는 웃으면서

김대표 앞에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놓아 주었다.





그는 내 눈치를 보는 듯 하더니

이내 입을 뗐다.




"지난 주에 훈지를 만났어.

 곧 새로 영화 들어간다고 하더라고."





"음...

 그런데...

 훈지 씨랑 왜 재계약 안 했어?"





"지금 상황에서는 좀 더 큰 기획사로 가는 게

 훈지 한테도 좋고...

 나도 새로운 신인을 발굴해서 키우는 게 좋고.

 서로 윈윈인 거지."





"태형 씨 안목이면
 
 훈지 씨만큼 멋진 배우,

 또 키워낼 거야."





"이제 담담하게 훈지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야?"





"이제 뭐 헤어진 사이인데...

 한국 와서 1년 반 동안 정말 많이도 싸웠어.

 얼굴 볼 틈도 없이 바쁘니까

 오해만 쌓이고...

 내가 무슨 환자처럼 집착하게 되더라고...

 마음이 정말 지옥같았어."





그는 조용히 내 얼굴을 바라봤다.





"참. 화분 이런 건 너무 뻔해서

 다른 선물을 준비했는데...

 자! 여기."





"이게 뭐야?"





"열어봐."





나는 그가 내민 상자를 열어 보았다.





"목걸이잖아?"





"네가 수업해 준 덕분에

 우리 학교에 다시 들어갈 수 있었고...

 벌써 4학년이야.

 생각해 보면 너한테 고마운 게 참 많아."






"태형 씨가 열심히 해서 들어간 거지.

 그게 무슨 내 덕이야...

 그 때도 부담스러운 선물 주더니

 오늘 또 그러네?"





"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그럼."





"고마워.

 그럼 태형 씨는 앞으로 커피 무제한 공짜야."





"너 이렇게 장사하다가는 금방 망한다."





"그런가?ㅎㅎ"





나는 오래 간만에 만난 친구를 보면서

모처럼 편하게 웃을 수 있었다.





"정말 영화로 만든대요?" <2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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