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rimonio Blu”

Episodio 9 | Se le coincidenze continuano a ripetersi, inizia a preoccuparsi

먼지 티끌하내 없는 대리석 벽, 깔끔하게 유니폼을 차려입은 직원들, 그리고 화려한 샹들리에.

구두가 대리석 바닥에 부딪힐 때 마다, 날카로운 소리가 울리고. 직원들은 날 마치 알고있다는 듯 다가와선, 사람 좋은 미소를 하곤한다.

“박 회장님, 자제분 맞으시죠?.”

난 이 사람들 오늘 처음 보는데…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다시 도로 집어삼키고는, 고개를 얕게 끄덕였다.

“저 쪽 안에서 회장님과, 대표님이 같이 기다리고 계세요.”

직원이 가르키는 손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니, 저기 멀리 이제는 머리가 새 하얗게 변한 노인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20년전 까지는 저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버지도 이제, 퇴물이 다 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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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고개를 얕게 꾸벅이고는, 누나와 아버지가 자리하고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면 갈 수록, 먼 곳에 있을 땐 보이지 않았던, 아버지의 주름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박 회장

왔느냐.

아버지의 목소리에 고개만 얕게 까닥였다. 누나는 아버지 옆에 앉아있었고, 워커홀릭이던 누나도 오늘을 위해 회사도 중간에 나온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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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오랜만에 만나죠?, 다들…

나와 아버지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누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손뼉을 맞대며 최대한 웃어보이며 어색한 사이를 풀려는 듯한 행동이였다.

박 회장

얼굴을 통_ 볼수가 있어야지.

20년만에 만났는데, 예상했 듯 아버지의 얼굴에는 반가운 기색이 없었다. 물론, 나도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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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당연하죠. 애초에 제 의지로 간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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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버지가, 내 얼굴을 보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식기 앞에 놓여진 와인잔에 담겨있는 물을 들이키며 말했다.

아버지의 관한 내 원망과 증오는, 부모 자식간에 나올 수 없는 원한이였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뒤로하지 않았다면, 날 20년 전에 미국에 버리 듯 보내지만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아버지를 원망하진 않았을테니까.

박 회장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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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아버지!, 진정하세요. 혈압올라가면, 몸에 안 좋아요.

흥분하며 의자를 박차 일어나려던 아버지를, 다급하게 진정시키는 누나. 그래. 이게 내가 알던 아버지지.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허탈함과 씁쓸함이 몰려왔다.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반성의 기미라도 있어싸면, 내 마음이 이렇게까지 아프진 않지.

어쩌면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내심 변했기를.

허탈함에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여, 허벅지 위에 고이_ 올려둔 내 손만을 응시하고 있을때. 그때,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박 회장

다음주에 선자리 잡아놨어, 보는게 좋을게다. 너도 아이 낳고, 누군가의 가장이 되어야지.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처럼 멍_ 한 모습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만나자마자 저런 얘기부터 할 수 있는건지…

어이기 없어서 헛웃음이 다 나오더라. 소리 죽이고 끅끅_ 웃어대니 아버지도 내 반응이 불쾌했던 모양인지, 미간을 찌푸리곤 조금 성난 목소리로 물었지.

박 회장

뭐가 그렇게 웃기지?, 지금 내 말이 장난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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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버지야 말로, 지금 내가 장난같은 모양인데?.

박 회장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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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0년만에 얼굴보러 오지도 않던 사람이, 갑자기 선을 봐라?. 이거 너무 뻔히 보이는 수법 아닌가?.

성난 목소리에 화답하 듯, 나 또한 더욱 낮은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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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우리 어머니가, 누구 때문에 자살한지 알면_ 나한테 이런 말 절대로 못하지!!.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내려다봤다. 20년 만에 처음이다. 내 눈 앞에서 목매단 채 죽은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낸 것이.

쾅-!!

박 회장

그 얘기가 왜 나와!!.

레스토랑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쿵, 하면서 내려치며 몸을 일으킨 아버지. 다행이 자신이 한 짓을 잊지 않은 듯 보였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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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0년 만에 내 어머니 얘기 꺼내는 겁니다. 20년이면 많이 참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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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버지가 바람펴서 자살한 내 어머니!. 어머니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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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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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알기나합니까?, 당신과 찍은 결혼 사진을 보는게_ 어머니의 유일한 낙이였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아버지는, 곧_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더니 다시 자리에 몸을 앉혔다.

박 회장

그렇다고, 너까지 게이라는 오명을 달고 살거냐?. 넌 내 아들이야, 이 박춘수의 아들이라고!!.

박 회장

내 아들이 그런 오명을 들고 사는 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 까진 안된다.

게이?, 이게 무슨 소리인가 고개를 돌려 누나를 바라보니,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이던 누나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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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그게… 네가 귀국하면서, 우리 본사에 네 얼굴이 들어났는데. 여자한테 관심없다고 게이… 라는 소문이…

게이, 라며 말을 길게 흘리던 누나. 이제야 모든 진상을 알겠다. 단순히 생일 축하연이 아니라, 전부 다 선 때문이였구나.

더이상 있을 필요가 없단 생각에, 의자를 테이블 안으로 밀어넣고 아버지를 바라봤다.

“저한테 고마워하셔야겠네요. 눈에 흙이 들어갈 일은 없을테니.”

“내 쪽에서는, 좀 아쉽기는 하지만.”

박 회장

야, 이 녀석아!!.

벌떡, 일어나 지민을 따라가려는 박 회장. 민영은 황급히 일어나 박 회장을 막아서며 앞길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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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아버지, 진정 좀 하시고…!!

흥분한 제 아버지를 진성시키려 의자에 앉혔다. 하지만 여전히_ 화가 식을 기색 따위는 보이지 않고.

앞에 놓여진 찬 물이 담긴 잔을 박 회장에게 건네주며, 화를 식히라고 한다.

박 회장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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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이제 진정 좀 되셨어요?.

박 회장

…그나저나, 너도 지민이 녀석 말 들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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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어떤거요?…

박 회장

아까 한 말 못 들었어?. ‘흙이 들어갈리는 없을테니.’ 라니…

박 회장

분명히 저 녀석한테 여자가 있는게 틀림없어. 네가 한 번 조사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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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하, 아버지…

왜, 끝까지_ 지민이를 못 살게 구는 건지. 저도 모르게 한숨을 깊게 내뱉고 말았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희망을 가진 것 뿐인데_

이젠 그 희망마저도, 점점 사라져 가는 구나…

호텔에서 곧 바로 뛰어나와 무작정 걷는 길거리.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데, 어디 한가운데 구멍이 뚫린 것 처럼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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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고개를 떨궈 바닥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제 그 여자가 떨구고 간 다이어리가 생각이 나, 품 안에서 다이어리를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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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리고 보니, 여기… 그 여자 회사 근처 아닌가?.

회사와 그날 만난 카페는 바로 근처였는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니_ 여기 그날 그 카페 앞이였다.

왜, 하필 무의식적으로 여기로 걸어온거야.

내 발에 지도가 깔린 것도 아니고. 이래나 저래나, 그녀와는 인연이긴 한 모양이였다. 내 발로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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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온 김에 돌려주는게 맞는 거겠지…

손에 든 다이어리를 손에 꼭_ 쥐고 행단보도 앞에 섰다.

나는 그녀를 만나러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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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윤

여주씨, 내가 왜 불렀는지는 알죠?.

고개를 푹_ 숙인 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괜히 손만 만지작 거리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입사한 아래 첫_ 실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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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윤

내가 이 프로젝트를 맡긴 건, 다 여주씨를 믿어서에요. 그런데 이런 실망을 안겨줄거란 건 생각도 못 했네.

지랄하네, 처음부터 제이 박이 까다로운 인간이란 거 알고 있었으면서.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밥 줄이 달린지라, 난 고개를 푹_ 숙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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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제이 박이, 워낙 까다로운 사람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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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윤

설득하는게 여주씨에요. 어디서 그런 말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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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죄송합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더_ 예민해보이는 장팀장. 이 여자는 자기 스트레스를 왜, 매번 나한테 푸냐고.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그런데,

덥석, ㅡ

누군가 내 팔목을 붙잡고 몸을 돌려세우는 한 사람. 동그란 눈으로 빤히_ 쳐다보는데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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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왜 이러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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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제이 박?.

팔짱을 끼고 거만하던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장 팀장도, 그 남자의 예상치도 못한 등장에 깜짝놀란 건지, 삐딱하던 자세를 바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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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윤

그쪽이… 제이 박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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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제이 박, 찾는 거라면 나 맞고. 당신 왜 여기서 고개 숙이고 있냐고.

다짜고짜 고개를 숙이냐고 물으면, 둘 만 있으면 당연히… 네가 계약을 안 해줘서지. 라고 말할텐데.

팀장이 옆에 같이 있는 바람에, 속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눈치만 바라보고 있을 때. 말을 덧 붙이는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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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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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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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그게…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망설이고 있던 그 순간. 당신은 내가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내게 이렇게 말했다.

“해요. 그 계약, 내가 졌어요.”

“이번엔 당신이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