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果疼痛有预兆
03


윤여주
작가님이 오셨다고?!!


김남준 관장
관장실로 모셔.

윤여주
네!!

윤여주
작가님, 연락도 없이··· 바로 오신 거예요?


김석진
어, 윤 큐레이터님? 아무래도 지금 답변을 드리는 게 맞는 거 같아서요.

윤여주
무슨···.


김석진
전시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윤여주
정말요?!!

수락의 말 한 마디에 난 아까의 슬픔은 다 잊혔다. 어쨌든 난 전시가 목표였고, 그게 석진 선배라 한들 변함은 없다. 이제 관장님께서만 수락하면 된다.

윤여주
어, 일단 관장님께서 관장실로 모시라 하셔서 들어가서 얘기해요.


김석진
네, 그래요.


김남준 관장
아, 안녕하세요. 귀한 발걸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떠 미술관 김남준 관장입니다.


김석진
안녕하세요,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윤여주
관장님, 작가님께서 전시 수락하셨습니다.


김남준 관장
감사합니다. 저도 어떤 분인지 정말 뵙고 싶었는데 다시 한번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전 아까 작가님 작품을 처음 봤습니다. 저희 윤 큐레이터의 안목은 실망시키지 않더라고요.


김석진
우떠 미술관에서 이렇게 전시를 열 수 있다는 게 더 감사하죠. 그··· 얘기는 들으셨을지 모르겠는데 제가 안면인식장애가 있습니다.

사실 조금 떨렸다. 잘되고 있는 마당에 혹시나 이 얘기를 해서 조금이라도 틀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긴 했는데 관장님은 이 얘기를 듣고도 거절할 사람은 절대 아니다.


김남준 관장
그게 어때서요? 저희가 도울 게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울 거고, 작가님은 전시에만 애써주시면 됩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세요.


김석진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윤여주
작가님, 도울 게 있다면 말만 해주세요. 제가 전부 하겠습니다.


김남준 관장
맞아요. 작가님 담당 큐레이터니 맘껏 써먹으셔도 됩니다.


김석진
정말 감사하네요. 온 김에 미술관 구경 조금만 하고 가도 될까요?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요.

윤여주
그럼요! 따라오세요!


김남준 관장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작가님. 전시 때 뵐게요.


김석진
감사합니다, 김남준 관장님. 다음에 뵐게요.


김석진
저 혼자 둘러봐도 되는데 제가 방해하는 건 아닐까요?

윤여주
전혀요.


김석진
어차피 나중에 기억이 잘 나지 않을 거여서 좀 느낌만 느끼고 갈게요.

윤여주
그래요. 아마 여기에서 ㅈ···,


김석진
엇, 죄송해요.

자동문 스위치를 누르려고 하는데 동시에 누르는 바람에 작가님과 손이 닿았다. 서로 놀라서 손을 바로 떼었고, 그 순간부로 우리는 갑자기 어색해졌다. 기분이 너무 묘했다. 지금은 나도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

윤여주
그··· 들어오세요. 여기가 제가 가장 애정하는 전시실이에요. 정말 필요할 때만 개방하는 곳인데 작가님을 위해서라면 여기도 쓰일 수도 있어요.


김석진
왜 애정하는 곳인지 여쭤봐도 돼요?

윤여주
저쪽에 스몰 상영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이제 작가님들의 짧은 다큐라고 할까요? 저희가 직접 촬영도 맡아서 의미가 깊죠.


김석진
너무 좋네요.

윤여주
좋아요? 그럼 여기서 그냥 진행할까요?


김석진
노빠꾸네요, 큐레이터님.

윤여주
아ㅋㅋㅋ 그랬나요?


김석진
큐레이터님 이렇게 활짝 웃는 거 처음 보네요.

윤여주
아···.


김석진
계속 웃어줘요. 웃는 모습이 더 예뻐요.

뭐지 이 사람···. 짝사랑은 이미 한참 전에 접었는데 또 내 마음을 계속 흔들어 놓는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면 아예 하지를 말던가. 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윤여주
어··· 아직 전시 기획 전이라 어떻게 여기가 달라질지는 모르겠네요. 정해지면 다시 작품 보러 들를게요.


김석진
네, 연락주세요. 오늘 감사합니다. 이렇게 직접 구경도 시켜주시고.

윤여주
아니에요. 제가 할 일이죠. 큐레이터이기도 하지만, 팬으로서도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김석진
감사해요. 가볼게요. 나오지 마세요. 에이! 나오지 마세요!

윤여주
조심히 들어가세요!


김태형 큐레이터
오셨어요?

윤여주
응.


김태형 큐레이터
아까는 기분 안 좋아 보이셨는데 지금은 또 괜찮아지셨네요?

윤여주
괜찮은 게 맞나···. 잘 모르겠네.


김태형 큐레이터
왜요. 뭔데요.

윤여주
그냥 혼자 생각 정리 좀 하고 싶다. 미안, 시간 조금만 줘.


김태형 큐레이터
···알겠어요.

사실··· 작가님 앞에서 애써 괜찮은 척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진짜 미워 죽겠는데 작가님 앞에서 미운 티를 내기가 싫었다. 그런데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정작 작가님은 기억도 못 하는데 나는···.

윤여주
하···.

원래 눈물이 많기는 한데 나도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정말 다시 하기 싫은데 짝사랑이 다시 시작된 걸까···?


MEY메이
오늘도 보러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작부터 아예있이 관심을 받으니 무척 좋습니다!!! 아쉽지만 매주 주말은 연재를 못합니다ㅠㅠㅠ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