校園情侶
#27


그렇게 오랜만에 온 집은

온갖 승철이와의 추억 뿐이였다

같이 앉아서 이야기 했던 침대

마주보며 같이 밥을 먹었던 식탁과

같이 영화를 보던 컴퓨터와

가끔 우리집에 와서 씻던 승철이의 칫솔까지

김여주
정리를 해야하나..?

곰곰히 생각하던 나는

승철이를 불러냈다

나를 보며 또 웃으며 뛰어오는

승철이의 모습이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다

김여주
왔어?


최승철
먼저 와있었네 -

김여주
응


최승철
왜 불렀어?

왜 불렀냐며 웃는 승철이를 보며

나는 웃지 못했다

김여주
승철아

불안했다

여주의 분위기

그리고 왜인지 멀어져있는 우리의 거리감과

이 상황, 습도까지

여주가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속삭이는 듯 했다


최승철
응 -

그래서 더 웃었다

눈치 채지 못한 척

김여주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리고 그 예상을 적중했을 때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나는 더 이상 웃지못했다


최승철
…왜?

김여주
나 너한테 이제 설레지 않아

부정하고 싶었다


최승철
좋아한다고 다 설레는 건 아니잖아


최승철
그리고 돌아온지 얼마 안 되서..


최승철
그래서 지금 여주 니가 복잡해서..

김여주
아니, 너랑 그만하고 싶어

김여주
그리고 이게 맞아


최승철
아닐 수도 있잖아


최승철
시험 끝나면 나랑 사귀기로 했었잖아..

김여주
니가 승관이 얼굴을 때리고

김여주
내가 반지를 빼서 너한테 던질 때부터

김여주
난 이미 너한테 실망한거야

김여주
그리고 그때부터 너한테 좋아하는 마음이 멈췄어


최승철
그런 사소한 걸로 없어질 마음이였으면


최승철
나한테 왜 그렇게 잘해줬어..?

김여주
우리 고등학교 1학년 때

김여주
이미 약속 했었잖아

김여주
더 이상, 사람도 안 때리고

김여주
양아치같은 행동도 안 하겠다고


최승철
잘 해오다가 딱 한번 그런거잖아


최승철
그 한번이 우리 사이를 이렇게까지 만들 일이야?

김여주
적어도 나한테는 그래


최승철
..어차피 이렇게 없어질 마음이면


최승철
처음부터 날 좋아했던게 맞긴 해..?

김여주
좋아했어, 좋아하고 싶었고


최승철
그게 무슨 소리야

김여주
시험이 끝날 때가 되면

김여주
내가 널 정말 많이 좋아하게 될거라고

김여주
그렇게 생각했어

김여주
근데 점점 나한테 집착하면서

김여주
니 일상을 살아가는게 아니라

김여주
내 일상을 먼저 챙긴다는게

김여주
난 너한테 항상 미안했고

김여주
점점 무뎌져서

김여주
너한테 마음이 안 갔어


최승철
내가 너 매일 데리러 가고


최승철
그런게 집착으로 보였다는거야..?

김여주
응


최승철
사랑하면 원래 상대방 일상을 더 들여다보는게..


최승철
그게 맞는거잖아..


최승철
좋아하는 만큼…

김여주
너랑 내 사랑의 가치관이 다르고

김여주
내 일상 먼저 챙기느라

김여주
정작 니 일상을 안 챙기는게

김여주
그게 사랑이야?


최승철
그만큼 니가 좋으니까…

김여주
됐어, 그만해..


최승철
한번만 다시 생각해줘, 응?

김여주
더 이상 나 잡지마

김여주
그냥 나한테 넌 딱 여기까지였던 거야


최승철
사랑한다고 했잖아

김여주
미안해, 나 먼저 들어가볼게


최승철
김여주,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최승철
다시 생각해줘

여주에게 끝내 보이고 싶지 않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김여주
미안해, 근데 나 계속 너랑 친구로 지내고 싶어

김여주
자꾸 이러면 나 너 친구로도 못 볼 것 같아..

여주의 말을 듣고

난 더 이상 여주를 잡을 수 없었다

친구로도 남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까봐

적어도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으니까


최승철
그럼 마지막으로


최승철
나 딱 한번만 안아주면 안 돼..?

김여주
나 너한테 여지같은 거 주고 싶지 않아


최승철
한번만..


최승철
내 마지막 부탁이야

끝없이 흐르는 내 눈물을 보며

여주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나에게 안겼다

나는 여주를 품 안에 감싸 안고

한참을 그렇게 안고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