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오라버니... 어디계세요..

11화. 정호석 (2) : 인도하세요

((호석 시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쨍하고 눈부신 빛 때문에
눈을 감고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몸이 어는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으 추워...'

나는 두팔로 내 몸을 감싸고
눈을 감은 채로 계속해서
나아갔다

"쿵"

쿵소리를 내며 딱딱한 곳에 부딪혔다
보기 위해 눈을 뜨자
어느새 빛은 없어지고
칠흙처럼 어두웠다

내가 부딪힌 물건은 문이었다

'또 뭐지..'

왠지 불안했지만
갈곳이 없었고
계속해서 여기 있기는 싫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또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자,
내가 입고있던 파랑색 한복은 어디가고
온통 까만 한복을 입고 있었다

이곳도 온통 어두웠다
나는 앞을 향해 달렸다

"쿵"

이번에도 쿵소리를 내며
문에 부딪혔다

하지만 이번 문 밖에서는
사람소리가 들리고
문틈으로 조그맣게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문을 열고 나가려 했지만
발에 무엇인가 밟혔다

종이였다

그리고 종이에는 글씨가 써져있었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지해
종이에 적힌 글씨를 읽어나갔다

" 정.호.석.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음

당신은 당신의 명을 다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에
당신의 명이 다할때까지
명을 다한 사람들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저승사자가 된다.

이 종이를 가지고 다니다 보면
당신이 인도해야할
죽은 자들의 성명과
인도 날짜와 시간, 장소가 적힐 것이다.
시간은 저승사자용 시계가
당신의 손목에 채워져있을 것이니
시계를 보고 시간을 딱 맞춰 가서
이름을 3번 부르고
사후세계로 인도하면 된다


사후세계로 향하는 길은 당신도 모르게
당신이 알고 있을 것이다. "

이게 뭔 말인가 싶었다
하지만 일단 문 밖으로 나가고 싶어
종이를 가지고 문밖으로 나갔다

문밖으로 나가자
종이에 적혀있던 글씨는 어디가고
사람 이름 석자와
장소, 시간, 날짜가 있었다

그리고 내 손목에는 시계가 채워져있었다

일단은 종이에서 시킨대로
해보기로 했다

시계를 보며
장소로 가
시간이 되자
이름을 3번 불렀다

"김.소.정  김.소.정  김.소.정"

그러자 사람의 몸에서
투명하게 그 사람과 똑같이 생긴 것이 나오더니
나를 보았다

그러고는 눈물을 떨구며
이렇게 가면 안된다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나는 종이에 적힌대로
인도만 하는 저승사자일뿐,
하소연을 들어줄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하소연하는
투명한 몸을 끌고
사후세계로 인도했다

*****

그렇게 몇십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내 명을 다 채워
저승사자 일을 그만하고
환생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죽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
오히려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힘들다고 판단하여
계속해서 저승사자 일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저승사자의 복지도 나름 향상되는 듯 했다

옷도 정장으로 바뀌었으며
나는 환생 대신 저승사자를 택했기 때문에
원할때는 약 1, 2년간 인간으로 살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으로 사는 중에도 급하게
인도가 필요하다면
인도를 하기도 했다

*****

"하...힘들다.."

나는 종이에 2년간 인간이라고 써 불 태웠다

그러자 몇 분 후,
종이가 왔다

"2년간 16세 정호석
소원 고등학교 3학년 7반 전학생
 2019년 5월 12일~ 2021년 5월 12일"

그 종이를 보고 내 방으로 가니
인간의 옷이 놓여져 있었고
가방, 책 등 인간의 삶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었다

*****

5월 12일,
소원고등학교 3학년 7반

나는 교무실에 들려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갔다

교실로 가서 인사를 하려는데
은비, 정은비가 있었다
아니, 이제는 황은비였다


11화. 정호석 (2) : 인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