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편은 정국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화임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재밌네... "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발을 들이게 된지 오래된 클럽이라 슬슬 이곳에 오는 사람들도 거의 다 눈에 익고 알고있다고 생각했을즈음, 처음 보는 여자가 나타났다.
알 만한 사람들만 찾아오는 클럽이라 보통은 한두번 본 얼굴이어야 하는데 완전히 처음 보는...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서는 처음 온 사람인데...이런 외진 곳을 처음 왔을리는 없었고,, 오래전에 몇번 왔었던 사람인가? 그러나 자신의 기억에는 없었다. 저런 사람을 잊었을리는 없었으니...만났었던 사람이라는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해두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 내가 저런 귀여운 여자를 잊었을리가... "
아니,, 귀엽다기 보다는 바보같다가 더 정확한가..?
갑부의 딸인거 티는 안 내겠다고 나름 노력한 것 같긴 했지만, 자세나 포스에서부터 풍겨져 나오는 여유로운 분위기나, 자잘자잘하게 준 포인트로서 쓰였긴 했지만 차고 있는 악세서리들이 가격대가 비싸보이는 유명 브랜드 제품들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저 비싼 양주와 안주들로 테이블 하나를 도배시켜놨는데...별거 아니라는듯이 계속 추가주문하는 꼴이...바보가 아니고서야 돈 많다고 자랑하는게 아닌가,,
그런데 이런 곳에서 여자 혼자서 돈 많다는거 자랑해봤자 날파리들만 빙빙 꼬이면서 오히려 이용당하기만 좋지,, 일부로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기에는 다가서는 남자들마다 바로 단칼에 거절해버리면서 나중에는 싫고 짜증난다는 티를 내며 표정관리도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한마디로 말해 저 여자는 지금...
" 자기가 티를 내고 있다는걸 전혀 모르고 있는 바보라는거지,, "
거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에 저 여자를 가만히 지켜보며 마시다보니 벌써 마지막 잔을 채우고 빈 바닥을 보이는 술병에, 채워진 마지막 잔을 망설임없이 다 들이켜 테이블 위로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도 돌아가려는듯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에 그쪽으로 가만히 다가갔는데...어라..?
툭...
당연히 피해갈거라 여겼던 여자가 자신과 부딪치더니 그대로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는게 아닌가, 엉겹결에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나니 그제야 그녀가 취한 상태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이지...멀리서 보면 전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취한 티가 나지 않는다니,, 그런데 이리 가까이서 바라보자 오히려 취했다는 것을 눈치 못챈 자신이 바보같이 여겨질 정도로 여자의 상태는 유혹적이었다.
살짝 달아올라 붉은기를 도는 뺨과 귓가, 희미하게 풀린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동공, 그리고 은은하게 풍겨오는 술향,, 독하고 기분 나쁘게만 여겨졌던 술향이 그녀와 만나자 마치 향수를 뿌린듯 향기롭게 여겨지는 착각마저들자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다행히 부딪친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여자가 술에 취한 탓인지 시선을 계속 아래쪽에 두고있는터라 보진 못했겠지만...
그런데...
" 아, 이런 죄송합니다...제가 앞을 제대ㄹ..아니,, 여기 미국이었지 "
어라..? 한국말? 뭐야 그럼 이 여자 한국사람이었어?
그제서야 그녀를 처음 본 자신과 주변이들의 태도가 이해되었다. 예전에 왔었어도 한국으로 돌아갔었을테니 당연히 모르지...덕분에 오히려 한국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었던 상태라 굳이 당황한 티를 내지 않아도 절로 말들이 나왔다.
" 어..? 한국인이었어요? "
자신의 뱉은 한국말에 바로 반응하여 여자는 바로 고개를 들었다. 가까워진 얼굴, 방금전 스쳐지나가듯 얼굴을 본 것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숨이 막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듯이 느껴져 하마터면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상대를 얼빠지게 쳐다보는 바보가 될뻔 했을 정도로,,
" 취하신것 같은데, 괜찮아요..? "

그런데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내뱉은 말에 대한 답변은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 당신...나랑 사겨볼래요..? "
사귀자고..? 몇분전만해도 그렇게 수없이 들이대던 남자들을 쳐냈으면서 갑자기 자신을 보자마자..? 물론 아무리 자신의 취향이라도 처음보는 여자가 갑자기 자신보고 사귀자고 했다면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거절을 했을테지만...어쩐지 그때는 조금 달랐던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이 여자에게 까이고도 정신을 못차리고 먹잇감을 노리듯 쳐다보며 다시금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는 남자 무리들을 향해 보란듯이 여자의 어깨를 감싸 끌어안으며 그 무리들을 바라본채로 싸늘하게 째려봤다.
"죽고 싶지 않다면 내 여자친구를 쳐다보는 그 더러운 눈빛을 없애버려."
( 죽기 싫으면 내 여자친구에 대한 그 지저분한 눈빛을 없애는 게 어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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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요..? 정신 좀 차려봐요 "
그렇게 빠져 나온 클럽에서, 여자는 옆에서 내가 부축해주고 있다는 사실도 까먹은 것인지 망설임없이 자신의 호텔로 나를 데리고 갔다. 현관까지 도착해서는 이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들었지만, 뭐 이런 식으로 빚을 만들어 놓으면...나중에 보답하려고 해주겠지,, 자존심이 강한 고고한 부자들은 빚지는걸 싫어하니까...전화번호라도 적어두고 갈까..?
" 그럼 호텔까지 모셔다 드렸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 "
그렇게 미련없이 그녀가 호텔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보고는 돌아가려고 등을 돌린 그 순간,, 그래도 타인에게 도움을 받으며 왔다는 것은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방안에서부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그래도 여기까지 데려다주셨는데,, 맥주라도 하고 가실래요? 제법 비싼 호텔이라 안주거리도 꽤 괜찮은데... "
이렇게 바로 보답을 받을줄은 몰랐는데...잠시 뻥찐듯 멀리서 냉장고에서 꺼내온 것인지 양손에 맥주캔을 들고서 자신을 향해 흔들어 보이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돌렸던 발걸음을 고쳐 호텔 방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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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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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대를 안하였다면 거짓말이었다. 술에 취한 여자가 자신의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가라는데 기대 안할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심지어는 초반에는 분위기도 좋았다. 클럽에서 다가오는 남자들의 무수한 관심과 질문에도 시큰둥하게 대답을 피하거나 거절했던 것들이 무색하게 그녀는 자신의 질문들에 꽤나 친절하게 답을 해주었다.
" 그럼 일주일 뒤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거에요..?
" 그래, 맞아. 잠시 휴가 나온거야 "
" 그렇구나, 그럼 나이는요..? "
" 27살 "
" 우와, 저보다 2살 연상이네요. 그럼 누나라고 불러도되요? "
" 그럼~ "
유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나이도 서로 공개하고 아직 존대이긴하지만 말도 점점 편하게 하기 시작했다. 비록 일주일 뒤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웠지만,, 단지 그 뿐이었다. 애초에 관심이 가는 여인이라도 이성과의 사랑놀음 자체에 흥미를 못 느끼는 나였기에...금방 식어버릴 관심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초반에 좋게 흘러갔던 분위기는 그녀가 점점 술에 취해 이성을 놓아가고 흐트러져 갈수록 서늘해져갔다. 물론 그녀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말이다.
" 박~지~민— 이 나쁜 새끼이— 감히 나를 두고 바람을 펴~? "
" 허,, 이건 또 무슨 남자 꼬시기 신종 방법일까... "
나는 작게 중얼거리며 새어나오는 헛웃음들을 참지 않고 내뱉었다. 어차피 저 여자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니...
대체 무슨 생각인거지? 클럽에서 처음 보는 남자를 호텔로 끌고와서 술을 먹이면서 한다는 말이 전 남자친구에 대한 미련남은 이야기..?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건가?
그 덕분에 이 여행의 진짜 목적 또한 알게되었다. 정말 딱히 알 필요도 없었던 쓸때없는 정보까지 알아버린 기분이라 떨떠름해진 표정으로 테이블에 엎어진 여자를 내려다보면서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내가 여기서 왜 이런 더러운 기분을 느끼면서 앉아있어야 하는건지...그러면서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않는 자신이 이해가 안되는 중이었다.
원래 자신은 이런거에 티를 안내는 타입인데,,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평범한 대화주제로 넘어가는 흐름에 따라 딱딱하게 굳어있던 표정을 풀고는 미소를 머금으며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전 남자친구에 대한 미련만 없었어도 딱 내취향이라 잠깐 만나도 상관없겠다 싶었는데...역시 무리이려나 생각했던 바로 그때,, 그래도 클럽에서 사귀자고 꺼내었던 말이 아예 마음에도 없던 말은 아니었는지 여자가 입을 열었다.
" 그래서어...우리 키스하까아~? "
키스~? 그래도 내가 자기 취향이긴 했나보다. 그런데 불과 몇십분전까지 전남친 이야기 꺼내면서 속상해하고있던 여자인데 키스해주고싶다는 생각이 과연 들까..?
그런데 빌어먹게도 잔뜩 풀어헤쳐져서 무방비하게 베시시 웃고있는 여자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자니 희미하게나마 키스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몰려와 욕이 나올것 같았다. 그래서 어찌보면 장난이라는 개념하에 상대를 떠본 것이었다.
" 전 첫키스는 제 첫 여자친구를 위해서 아껴두는 중이라서,, 안타깝지만 술에 취해서 다음날 다 까먹을 여자한테 받칠 생각은 없네요. "
누나는 어차피 책임도 못 질거잖아요. 안그래요?
물론 다정한 표정으로 말을 하긴 했으나 이는 명백한 도발,, 어찌보면 상대를 시험해보는 것일 수도 있었으나..상대는 조금 망설일거라는 자신의 예상과는 반대로 오히려 웃으면서 바로 대답하였다.
" 으응~? 그게 뭐가 어렵다고 내가 책임져주면 되잖아— "
" 대체 어떻게요..? 무슨 증거라ㄷ..읏,, 지금..뭐하는거에요..? "
대체 뭘 어떻게 책임을 진다는 것일까...당당하게 대답하는 상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전에 그것은 바로 해결이되었다.
쪽–,, 자신은 순간 갑자기 상대가 자신을 끌어당기고는 얼마안가 들려오는 적나라한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가늠이 잘 가지 않았다. 자신의 목을 간지럽히는 따듯하고 말랑한 무언가,, 그녀의 작은 입술에 빨아당겨지는 살결은 축축한 입속에 갇혀 붉게 변하고서야 탈출할 수 있었다.
" 너 향기 좋다. 무슨 향수를 쓴다기 보다는...그래,, 섬유유연제 향기가 나. 나 향수보다는 그런 자연스러운 향을 엄청 좋아하거든,, "
" 그게 문제가 아니라..방금 대체 뭘 한거에요? "
" 뭘하긴,, 증거남겼지? 네가 내 남친이고 내꺼라는 증거 "
황당해하는 자신과는 다르게 여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아직도 뻥찐 표정을 짓고있는 나를 향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쪽으로 다 넘겨버리더니 그로 인하여 완전히 목덜미가 드러난 반대쪽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싱긋 웃었다.
" 공평하게 너도 남길래~? "
" 하,, 참나...누나는...정말... "
정말이지...일부로 노리는 저러는 것도 아니면서 술에 취해 당당하게 저런 행동들을 한다는것 자체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나는 마치 이브가 건네는 선악과를 받아먹는 아담이 되어버린듯 그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입술에 닿는 부드러운 피부가 술냄새를 가득히 풍긴다. 그저 향만 맡았을 뿐인데도...이미 자신도 술을 마신 상태여서 인지 그 향에 정신이 아득해질것만 같다.
입안으로 머금어진 살결이 달다. 더...더...,,이미 짙게 남아버린 붏은 울혈을 보고도 한번 더 깨물고싶다는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르고서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하지만 신께서는,, 결코 이정도로 나의 시험을 끝내지 않았다.
나에게 독이 된다 할 지라도...

넵, 여러분...저번에 3화를 올리고는...

순위가 더 올라갔습니다!! 와아,,짝짝
허헣...비록 다음화 올리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려버려서 그동안 순위권에서 다시 쫓겨나버렸지만,,
그래도...앞으로 더 노력...을 해볼테니 하핳
예쁘게 봐주시고 구독과 별점 남겨주세요.😘
이는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