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꾸물대? 너무 늦게 나오는거 아니야?"
"아...! 뭐야, ㅇ..왜그러고 서있어? 놀랬잔하"
아니 우리여주씨 부스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태산씨에 너무나 당혹스럽습니다. 놀라서 혀도 꼬입니다. 그게 또 웃겼다는듯 헤실헤실 웃으며 부스에 기대 서있는 태산씨. 왜 기다린건지 기다리긴 한건가? 타이밍이 딱 들어맞은건가 궁금한 여주씨입니다.
"기다리고 있었던건가?"
"정답"
"왜?"
"밖에 너가 없던데, 달팽이 같으신 김여주가 먼저 뛰어가서 안보일리가 없잖아"
"나 그렇게 안느려"
"지금 느렸네"
"와, 뻔뻔해, 그렇다고 기다리긴 왜 기다려?"
"혼자 가는건 외롭잖아"
"혼자 놔둔 사람이 할 말은 아니고"
"이제 혼자 놔두지 않을 사람이 하는말이야"
웃긴다, 아닌가 화가나나? 그것도 아니면 조금은 감동인가 저 혼자 놔두지 않겠다는건 과거에 자신이 했던일을 고치겠다는 건가? 변하겠다고? 그럼 재현씨 말대로 되는건가. 당사자들이 바뀌어야 한다는것, 여주씨는 지금 이 말을 들은 자신의 감정을 정의내릴수 없습니다. 복잡하다. 그것이 최대의 정의입니다. 제 3자가 본 태산씨는 확실히 방향을 정한 사람처럼 보일것입니다. 근데 이미 신뢰가 바닥나고 마음이 텅 빈 여주씨가 본 태산씨는 햇갈리는 존재. 그렇다면 이거 하나는 정의 내려야 겠습니다. 100가지중 하나만이라도 알아야 겠습니다. 남은 99개는 미지수로 남겨야 겠지만요.
"너 2번째 질문이 뭐라 답했어?"
"응?"
"너 호감가는 사람 있냐고"
"있지"
".....거짓말쟁이였네"
"왜?"
"........"
왜라뇨? 지금 태산씨는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겁니까? 겉으로는 그렇게 여주씨를 대하고 밖에서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신경쓰고 여주씨한테 하던 말은 거짓말이마 다름 없잖아요. 더이상 찌질하기 싫어서 버티던 장벽이 무너지던게 이 순간이 될겁니다. 그 순간 조금 채워지던 마음이 무너지니까요.
"거짓말 아닌데, 나 너 좋아해 내가 호감가는거 그 이상이 너야 그 이상보다 이상을 바라는게 너야"
"..............미쳤나봐...."
정말 미쳤나봅니다. 아, 호감가는게 여주씨였습니다. 거짓말이라고 무너지던 마음에 지지대가 되주는 저 한마디가 미쳤습니다. 그 말에 차갑던 겨울이 봄이 되버립니다. 홍당무 마냥 조금 어두워도 보이는 빨갛게 익은 얼굴이 미쳤나봅니다.

"ㅋㅋㅋㅋㅋ바보ㅋㅋ 이제 좀 믿어주지"
"난 빨개진 김여주가 너무 좋아, 투명한 김여주라서 더 좋아, 내가 좋아한 김여주가 여전해서 좋아 의심해도 좋아 그냥 날 좀 생각해주고 조금은 남과 있을때 신경 써주는것 만으로도 좋으니까 이것만 그냥 믿지 않아도 머리에만 기억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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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뛰어갔습니다. 저 말을 더 들었다가는 얼굴이 터질것 같았으니까요. 최대한 태산씨로부터 멀리 도망가려 했더니 어느새 여주씨 방문 앞입니다. 주르륵 주저앉아 무릎이 얼굴을 파뭍어 버립니다. 식힐수 없는 얼굴의 열, 아 역시 태산씨에게 지는건 어쩔수없나봅니다. 이길 방법은 없나봅니다.
"여주씨? 뭐해요?"
"와..재현씨 나 어떡하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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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와..ㅋㅋㅋ 아 여주씨 진짜 대박이다"
"왜요? 왜요?"
"아니 어떡하긴요. 이건 하나 확실하지 X는 여주씨를 너무 좋아하고 여주씨는 그 말에 몸이 반응했고, 그럼 답은 하나죠 지금까지 머리를 따랐다면 이젠 몸을 따라봐야죠 몸이 반응하잖아"
"...재현씨 눈에도 그래보여요? X가?"
"말하는거 들어보니까, 뭐 여주씨가 경험한 X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내가 보긴엔 X는 여주씨를 엄청 좋아하네, 아니 근데 우리중에 이런 로맨티스트가 있다고? 상상이 안돼"
"몸이 반응하는 대로 하라고요? 진짜?"
"나는 그렇게 생각하거든, 사랑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야, 이성적여 질수없는거죠, 그러니까 후회하지 않으려면 몸이 반응하는대로 따라보는것도 나중에 생각했을때 꽤 나쁘지 않거든요"
"후회가 없을까...?"
"뭐가 걸리는데요?"
"진심일까?"
"음... 상대가 바뀌기 시작하는게 시작이라고 했던거 알죠? 내 생각엔 그 사람은 지금 바뀌고 있거든, 진심인지 아닌지는 알아봐야 하는거고 나는 왠지 하나는 장담 할수있을것 같거든요. 여주씨랑 그사람은 절대 후회없는 모습일거다, 그런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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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일어나 1시야 1시 밥먹자"
지현씨의 알림과도 같은 말에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잘 보이지 않아도 성큼성큼 씻으러 가는 우리 여주씨, 어제 늦게까지 떠오르던 잡생각을 정리하는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확실히 방향을 정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고는 옷을 입고 밑으로 내려갑니다. 시리얼을 지현씨와 나눠 먹고나면 운학씨도 몆대접을 해치웁니다.
다 먹은 그릇을 조용히 치우고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갑니다. 어느 방문 하나를 열어서는
"잘 잤어?"
침대에 걸터앉은 태산씨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하고싶은대로 몸이 움직이는대로
"ㅇ...어 너는?"
"들어가도 돼?"
"...뭐지..? 김여주?"
누가봐도 손바닥 뒵집듯 순식간에 변한 여주씨의 모습을 보고 놀랄수밖에 없을것입니다. 지금당장 태산씨도 이게 뭐지 싶은 얼굴이니까요. 그러던가 말던가 문을 닫고 옆에 침대에 걸터앉은 여주씨는 가만히 정면을 응시합니다. 여주씨의 몸이 그러자고 했거든요
그러다 태산씨를 바라봅니다. 눈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태산씨를 보며 아, 이게 내가 널 이길수있는 방법이구나 싶으면 조금 웃음이나옵니다.

"뭐야 진짜 김여주?"
흔들리던 얼굴은 어디가고 헤실거리던 눈과 입은 휠대로 휘어서 웃어대는 태산씨입니다. 재현씨의 말이 맞았습니다. 적어도 이 웃음은 진짜입니다. 몸을 따르다보면 언젠가 너의 진심을 알겠지 싶은 여주씨는 이제 가보겠다며 얼른 준비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일어나는 여주씨를 잡죠
"이러고 가? 무책임하네"
"왜?"
"어제는 날카롭게 날을 세우더니 오늘은 왜 온순해? 고슴도치에서 리트리버가 되기로 한거야?"
"...정답?"
"ㅋㅋㅋㅋㅋㅋ진짜?ㅋㅋ아 김여주 진짜 뭐지?"
"그말만 3번째야"
"넌 어떤애인지 모르겠어"
"나도 넌 어떤애인지 모르겠어"
"우린 미제야 그치?"
미제. 아 그말이 딱 좋겠군요 태산씨와 여주씨, 미제입니다. 그걸로 정의가 내려졌습니다. 헤실거리며 미제라며 넌 뭐지 만 반복하는 태산씨에게 이제 진짜 갈거라며 그만 웃으라는 말과 함께 방을 나섭니다. 역시 이것이 마음이 가장 편안합니다. 이제야 태산씨를 이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몸을 따르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몸이 움직이는 대로 가면 되니까요. 다른사람과 웃으며 얘기하다가 태산씨 옆에가서 조용히 알짱거리다가 오고, 몆명이서 간식을 먹고있으면 태산씨 옆에 앉아 간식을 뜯어먹다가 폰을 보다가 태산씨 앞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 가져다 놓으면 태산씨는 또 웃음 감추기가 그렇게 힘듭니다. 그러고는 아무일 없다는듯 떠나면 됩니다. 너무나 쉬운데 왜 이제야 안건지 조금 아쉽기도 하겠지요.
기분좋은 노래를 들으며 주변 산책을 하다보니 40분이 지나있습니다. 거실에 들어가 쇼파에 기대 폰을 만지작 대다보니 5분만에 눈이 무거워진 여주씨입니다. 눈이 떠지는 시간이 점점 느져진게 언제였지 잠에 든 여주씨는 잠이 부족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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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씨, 일어나봐요"
"....어, 뭐야"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나봐, 1시간동안 잤는데"
"어? 뭐야 1시간동안 여기 있었어?"
"응"
"왜?"
"우리가 아무리 미제라지만 이건 미제정도가 아닌데, 갑자기 뭐야?"
"아까 말했잖아 리트리버가 되보려고"
"장난말고 진짜로 나에겐 1시간동안 고민하게 만드는 아주 심각한 일이거든"
"ㅋㅋㅋ머리싸움은 질려서"
"어려워 김여주"
"흘러가는대로 둘려고 근데 흘러가는게 너방향이라서 너가 좋아서 믿어서 이러는게 아니라 그냥 바람이 너쪽으로 부는거야"
"....정말? 내쪽으로 흘러올거야?"
"지금은? 몰라 바람이 바뀔수도 있잖아"
"어렵네"
"미제라며, 미제가 쉬우면 그게 미제게?"
허탈한 미소뒤에 조금 빨개진 귀는 진심입니다. 모르는것 투성이중 진심 2개를 발견한건 조금 선방이라고 생각하는 투명한 여주씨는 다시 무거워진 눈을 느리게 감습니다. 그 잠은 여주씨가 잤던 잠 중 가장 쳔안하지 않을까싶습니다.

"지가 말해놓고 볼은 왜 빨개져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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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 눈이 떠진 여주씨는 돌아가는 태산씨의 모습을 지켜봅니다. 폰을 켜보니 아..40분이 더 지났습니다. 멍하니 있다보니 누군가 계단에서 내려오는데 운학씨입니다. 여주씨를 발견하고 마치 이야깃거리 찾았다는 식으로 와서 말을 걸어대는 운학씨와 얘기하다보니 잠은 달아난지 오래입니다.
"아 맞다, 근데 우리 X 언제 밝혀?"
"왜? 궁금해?"
"넌 안궁금해?"
"...궁금한가...?"
"재현이형이 맨날 여주 X는 누구지 하면서 중얼거리니까 진짜 나도 궁금해 지잖아"
"아,ㅋㅋ 그분은 그럴만 하지 곧 밝힐걸?"
"이쯤에 밝혔던것 같은데 꽤 오래 걸리네"
"난 너도 궁굼하다. 니 성격상 해어질것 같은 성격은 아닌데"
"나? 내 성격이 왜?"
"밝고, 잘웃고, 순하고, 걍 그러던데 안싸울것 같애"
"꼭 싸워야 해어지나 마음이 떠나면 해어지는거지"
"...넌 떠났어?"

"겠냐, 떠난 사람이 어딨냐?"
"....."
"...빵먹자 배고프다"
"또 먹어?"
항상 아무생각없어 보이던 운학씨가 다르게 보인건 그때가 처음입니다. 빵 먹자며 다시 웃으며 재현씨나 태산씨와 성호씨와 있던일을 얘기하는 운학씨는 무겁던 분위기도 쉽사리 풀어버리는 초능력을 가진것 같다고 느낀 여주씨입니다. 운학씨 말을 듣고보니 아무생각 없던 X관련 궁금증도 여주씨에게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재현씨의 X는 짐작이 가는데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짐작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여주씨가 가장 궁금한건 운학씨의 X, 마음이 떠나서 해어진것처럼 보이는데 운학씨가 떠난게 아니라면 누가 저렇게 성격좋은 운학씨를 떠났을까 싶은 생각이 든 여주씨는 지금 조금 대화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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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씨 오늘 좀 혼란스러워 보이는데 어떠시나요?'
"미치겠어요 진짜, 걔 진짜 이상해요 이거 제가 이상하거 아니죠? 좋은데, 안좋아요 모르겠어요, 걔가 방향이 바뀌면 어떻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