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씨는 불안했고 그걸 풀새도 없이 시간은 기다리지 않고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식어버린 열정과 마주쳐지지 않는 눈이 여주씨를 더 불안하게 했고 끝내 이별이라는 결말에 섰습니다. 여주씨는 모르는거 투성인데 스저 태산씨가 지금 진심으로 여주씨를 사랑한다는것만 믿고가도 되는걸까요? 여주씨가 3시간동안 내린 결정은 하나입니다.
'한태산이랑 대화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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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으로 내려가보니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보니 태산씨는 없고 다른사람들만 있군요. 여주씨 다시 2층으로 올라가 태산씨 방문앞에 멈춰 서있어 봅니다. 정작 이 문만 열면 태산씨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자 괜히 뭐라 말할지가 걱정되는 겁니다. 손잡이를 잡아도 보고 주먹을 쥐고 방문을 1센치 남겨두고 손을 내린다든지, 하지만 이러한 고민도 시간 낭비일 뿐, 어차피 해야하는 것입니다. 용기내 남은 1센치까지 앞으로 가
똑똑
"어, 태산이는...?"
"태산이? 모르겠다 1층에서 노는거 아니야?"
"아니에요..없던데"
"..같이 찾아봐줄까?"
"괜찮아요 쉬세요..!"
용기냈는데 정작 태산씨는 없고 재현씨가 침대에 누워 폰 삼매경 입니다. 발을 돌려 생각해봅니다. 설마 지예씨랑 있나? 결말이 여기에 다다르니 여주씨의 마음속에 어디선가 익숙한 감정이 듭니다. '불안' 입니다. 갈길이 많은 태산씨의 배가 무인도를 떠날것 같다고 느껴진겁니다. 자신에게 배에 발한번 디딜 기회는 줘야한다고 생각하는 찌질이 김여주씨는 다시 1층으로 가 지예씨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신나게 놀고있는 지예씨를 보니 뭔가 안심은 되지만 그럼 지금 혼자 있는건가? 싶어 1층 주방쪽으로 가 미니거실을 찾습니다. 없습니다. 혹시몰라 미니거실 발코니 쪽으로 향했는데도 없습니다. 맥이 빠져 축 난간에 기대는데

"어, 김여주다"
순간, 환청인가? 나 미쳤나 싶다가 위를 보니 저긴 옥상인데요? 옥상에 올라갈수 있었나 봅니다. 저기에 기대서 위험하게 있는걸 보니 여주씨는 참, 꼭꼭 숨었다 숨바꼭질 실력 하나는 여전하다는 생각에 실소가 터집니다.
"뭐해?"
"김여주 생각하고 있었는데"
"...."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얘기해야만 하는 시간, 비록 여주씨가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지만 어쨌든 꼭꼭 숨은 태산씨를 찾아버렸으니 여주씨가 올라가야만 합니다.
"내가 거기로 올라갈게"
"왜?"
"....왜라니..? 너랑 대화할려고"
"오지마 넌 거기가 안전하잖아"
"무슨 소리야?"
"싫은거 억지로 하지마 생각해보니 내가 이기적이었네"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오지말라니 태산씨 얼굴에 거짓말 거짓말 다 써져있는데도 말하는 참 사람 잘도 속이겠습니다. 이렇게 배를 돌리겠다고? 여주씨 지금 여간 황당한게 아닙니다. 저주나 실컷 하라던 태산씨는 어디가고 고민만 해대며 결정한 여주씨를 이제서야 오지말라고 내치다니 이렇게 쉽게 돌릴 배는 애초에 대지 말았어야지 싶은 여주씨는 태산씨에게 답 한마디 없이 계단을 빠르게 올라갑니다.
계단 하나하나 오르는데 속애 담아두던 모든 말들이 하나하나 입 안 가득 내 담아놓습니다.
"야! 나 지금 너 찾아다녔어 너한테 말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정리되지 않는 마음 하나하나 고민하고 결정해서 너 찾아다녔는데 숨은데라곤 옥상위고 내가 고민하고 용기내서 말하려던거 말할 기회도 안주고 다른 시절에 살자고 말하는거야?"
".. 나한테 하고싶은 말이 많아?"
"어마어마하게 많아 넌 없어? 진심으로?"
"......"
"그럼 그냥 말할게"
떨어져있는 태산씨에게 다가가는 한걸음 한걸음엔 해어진후 좌절과 후회 두려움 분노 슬픔 외로움 그리고 식은 사랑을 가득 안고 있던 여주씨의 모습을 하나하나 떨쳐냅니다. 겨우 그 모든 감정속에서 아파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에게 가는길인데 그 길에서 여주씨는 깨닫습니다. 결국 내가 가진 사랑을 저주로 포장한것일 뿐, 저주가 있을 자리는 없었다는것을
"날 왜 버렸어? 우린 사랑했는데 내 세상이 너였는데 불안속에 사랑을 식어가게 하고 그리고 버리는게 어딨어? 말해봐 난 지금 우리의 관계를 미제에 두고 싶지않으니까 좀 정의좀 내리자 우리 관계"
"......미안해 여주야, 찌질한 나여서 미안해 너무 어렸어 생각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고 찌질했고 너무 작았어 나 자신이"
"겨우 그런 이유로 날 버렸다고? 누군 존재가 거대해서 널 사랑했냐? 나는 다른사람보다 겁도많고 새로운길엔 발도 안대고, 되게 찌질해 근데 널 사랑했고 널 사랑하는 그동안엔, 그 세상엔 우리가 가장 컸어"
"내가 그러지 못했어 사랑이 너무 커서 내가 작아보였고 무서워서 피했어 정작 내가 세상이 무너지고 나서야 세상이 없는게 제일 무서웠다는걸 알아버려서 단순한 마음으로 너에게 가는게 아니야 다시 한번 버려져 세상이 무너질 각오하고 가는거야"
"무서워 하지마 절대로 사랑은 거대한 짐이 아니야, 사랑은 나야 그리고 너야 그러니까 우리가 가장 크고 강해 사랑안에서 적어도 우린 강하니까"
"....나 너 사랑해도 돼? 너에게 다가가도 돼?"
"오빠, 나 아직 진짜 모르겠는데 지금 이 사랑은 믿어볼게 오빤 오빠의 세상을 만들어 난 나의 세상을 만들게 나중에 보자 그게 연결되어있을지"
적어도 명확한 정의는 없어도 태산씨의 눈에 담겨있는 것은 진실임을 알아 정의가 내려집니다. 사랑안에서는 명확함 이란 없습니다. 서로의 진실이 정의이니까 이젠 서로의 세상이 연결되기를, 찌질한 여주씨는 찌질한 태산씨를 만났고 세상이 무너질때 한없이 찌질했고 사랑안에서 강해집니다.

"넌 날 사랑해?"
".. 불안 안에 사랑이 있어서"
"내가 꺼내줄게 불안에서"
"오빠 우린 사귈때 불안한적이 없었는데 그치?"

"우리 주특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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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상쾌한 아침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누구도 선뜻 나가고 싶지 않아하던 그 어느날에 모처럼 비가 와 몸이 늘어지던 여주씨에게 누군가는 나가자며 선뜻 손 내밀면 여주씨는 파전이나 먹자 하니
"파 쓰다며"
"잘 먹어 파, 바싹 구워야돼"
조금은 둘만의 추억도 꺼내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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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씨가 모는 차에 탑승한 여주씨는 내비를 켜주고
"여기 맛있데"
"막걸리 뭐있어?"
"대낮부터 술?"
"비와서 어두우니까 밤으로 치자"
조금은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는 태산씨의 여주씨는 조금 피식 합니다. 옥수수막걸리가 있다고 하면 좋아죽는 태산씨는 운전을 하면서도 힐끔힐끔 창밖을 보는 여주씨를 몰래 보기도 합니다. 여주씨가 칭에 비치는 그 모습을 보고있는지도 모르게 피식대는군요
"웃겨?"
"뭐가?"
"자꾸 웃잖아"
"않웃었는데?"
"거짓말하네 지금도 웃고있으면서"
"원래 웃상이야"
그쵸, 이런 유치한 초등학생이나 할법한 말로 대화를 이어가는것도 그둘의 특기였죠, 대화 주제없이 뇌를 비우고 말하는것은 그들의 놀이였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다 왔네"
"외관이 맛집이라고 써있네"
여주씨의 맛집 기준은 조굼 허름한 외관 입니다. 깔끔한 리모델링 된 집을 보면 조금 맛집같음이 전혀 없는데 이런곳은 꼭 믿고 먹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몆번 예상을 빗나갈때도 있지만요.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으로 뭐 먹을지 정하는 태산씨의 눈은 메뉴판을 향하지만 손은 누구보다 빠르게 여주씨 가방과 옷을 자신 옆에 고이 올려둡니다.
"파전이랑 막걸리 2개랑 김치전 먹자"
"감자전도"
"어 뭐야 어딨었어?"
"새로 생긴거래"
"모양새가 맛집이네"
"ㅋㅋ실패하면 너가 쏘기 "
"성공하면?"
"다음에 또 나와 내가 살게 근데 조금 맛집같긴한데"
"됐어ㅋㅋ 그냥 같이 나오기만 해 어차피 성공인데"
뭐 여주씨라고 실패할지 성공할지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여주씨도 속으로 냄새만 맡아도 여긴 맛집이다 싶었는데 태산씨 모르게 약속하나 더 잡은건데 그거 또 귀신같이 눈치챈 태산씨죠 자기랑 또 나오고 싶었냐며 얄미운 웃음이나 보이면 여주씨는 솔직하게 평가 안한다며 그냥 안나갈거라고 하니 태산씨는 모르는척이라도 하는듯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며 장난이나 치는데
뭐, 역시 같이있으면 재밌는건 태산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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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겼지?"
"와 진짜 맛있어 나 전 진짜 느끼해서 못먹는데 3개를 다먹네"
"또 와 나중에"
"내일도 비와라"
"비가 안그쳐 진짜"
"..아, 마트가자 미리 장이나 보지 뭐"
생각해보니 다들 어제 저녁을 먹으며 내일 뭐 먹지를 고민한거 같던데 여주씨 그걸 또 기억해 내 마트에 가자고 합니다. 태산씨는 오늘 파전이나 구워주자고 하니 여주씨는 그 이모님보다 맛있게 못하면 실패라고 답합니다.

"ㅋㅋㅋ아 이모님한테 다시 배우러 갈까"
"ㅋㅋㅋㅋ 제자로 받아달라해"
"멋있다 파전 집 제자"
"가게 하나 차려 나가 단골손님 할게"
"너밖에 없음 파업이야"
"김운학 데리고 갈게"
"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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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 이렇게 많이 필요해?"
마트에 도착해 태산씨를 야채코너로 보내고 여주씨는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밀가루를 고르는데 나타난 태산씨는 파전 100개는 만들 분량을 사들고 왔습니다.
"너랑 김운학을 위해 바칠게"
"누굴 돼지로 아나"
"너 요즘 너무 소식해 원래 밥 2공기는 거뜬했잖아"
"그래서 7키로쪘어 너가 나한테 김돼지라며 그 이후로 소식했어"
"난 김돼지가 더 좋은데"
"뭐래"
"과자 먹지말고 밥좀 많이 먹어라 여주야"
"과자는 건들지 마라"
파 넣는척 과자를 손으로 집어 빼려는 태산씨를 보고만 있을 과자러버 여주씨가 아닙니다. 밥 줄이는건 몰라도 과자 특히 꼬북칩 줄이는건 못합니다. 너무 많다는 태산씨에게 내놓으라고 손을 잡아 댕기니
"헐,"
"뭐야 왜"
"이러니까 부부같아 그치? 같이 장보러 온"
"...뭐래..!! 아녀!!"
당황한 여주씨 발음도 꼬여 아녀 라고 말하고 태산씨 뭐가 웃긴지 웃으며 제번 가까워진 거리에서 여주씨를 내려다 봅니다. 여주씨 그제서야 아차 하고 잡고있던 손에서 스르륵 과자를 빼내면 태산씨는 선수네 선수 하며 그래도 나름 포기해줍니다. 여주씨 빨개진 얼굴을 가리며 계산대로 뛰어가는데 어째 애가 그날 이후로 점점 능글맞아진게 이제 여주씨는 다른 의미에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러다 고열로 입원이나 하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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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와서 짐 정리를 도와주는 사람들 덕에 쇼파에 털썩 앉아버린 여주씨는 운학씨의 우리가 짐승이냐며 파가 왜 이렇게 많냐고 투덜대는걸 보고 태산씨가 무슨 말을 할지가 보여서 더 웃음이 납니다.
그날 저녁은 태산씨와 성호씨와 조연씨가 도와주었습니다. 지예씨도 조금 거들었고 지현씨와 여주씨는 쇼파에 앉아 음식 냄새와 소리로 휴향지에 온것 마냥 기분 좋아합니다.
식탁을 차리고 다들 둘러앉자 다들 맛있겠다는 환호성이 들립니다. 어째 연속 2끼를 전으로 먹는게 맞나 싶지만 사실 앞에 앉은 태산씨의 시선이 느껴지니 먹을수밖에요. 한입 넣어본 파전은 그 이모님 만큼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더 느끼했고 쪼금 더 씁쓸했거든요 그래도 앞에서 입모양으로
'가게 차릴까?'
라는 말이 비법 레시피라도 되는지 그게 퍽 맛있게도 느껴집니다. 옆에 운학씨도 한입이 저게 맞나 싶을정도로 맛있게 먹습니다. 이정도면 그냥 우리를 위한 가게 차릴정도는 되지않을까 싶긴 한 여주씨입니다.
"파전 진짜 맛있어요! 배운거에요?"
"아, 어떤 이모님 제자여서"
지예씨의 태산씨를 향한 질문에 저절로 고개가 돌려지는건 어쩔수없지만 태산씨의 답은 여주씨를 꽤나 만족시켰습니다. 지예씨에게 벽하나를 세운 셈입니다. 여주씨와 자신만이 웃을 수 있도록 그래서 그 저녁식사는 너무 맛있었고 웃을수있으니 태산씨의 파전은 실패하지 않았고 적어도 이들에겐 맛집이 됐습니다.
그리고 비가 주적주적 내리고 있는 그날 누군가는 이 숙소를 향해 달려오고 있겠지요 다시한번 이들에게 혼동을 주기 위한 그가

"여기가 맞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