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비바람 경고가 떨어졌습니다 , 되도록 외출을 - "
[ 이별은 언제나 가슴 쓰라린 법이다 , 소나기처럼 금세 지나가버리는 위태로운 권태기와는 다르게도 지나간 이별은 항상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생각나게 만든다 . ]

" 비바람 경보는 개뿔 , 맑다고 지×할때는 언제고 .. "
【 특히나 비가 죽도록 싫은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
1년 전
자본주의가 강한 사회라서 그랬나 ,
난 우리가 제일 애뜻한 연인이라고 생각했고
세상이 준 기회이자 정해져있던 운명이라고 믿었다

" 짠 , 네가 보고싶다고 그렇게 외쳐댄 콘서트 티켓 "
" ... 뭐??? 그걸 네가 어떻게 구했어? 미친거 아니야? "

" 미치기 까지야 ... 네가 보고싶다니까 구한거지 뭐 "

" 네 남자친구 진짜 멋있지 , 아주 그냥 좋아 죽겠지 ? "
넌 , 그 누구보다 날 사랑해줬던 사람이었으니까
"인연을 벗어나 연인을 거쳐 운명의 연심을 향한다 "
뭐 이런 바보같은 생각도 해봤었어 ,

"
여주야 , 나 잠이 안와 ... "
'아파서 죽을것 같다고 간호해달라고 난리 칠땐 언제고'
" 푸흐 , 하여간 투정은 .. 일단 불 좀 켜봐 "
그리고 넌 ,

" 내가 책 읽어줄께 , 옆에 누워서 같이 봐 "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껴줬던 사람이었으니까 ,
( 비가 오는 날에는 )

" 벌써 집에 가지는 않았겠지 ... "

" ... 김태형? "

" 아 , 휴우 ... 아직 퇴근 안했네? "
나야 뭐 , 비도 오니까 그치면 가려고 했지
바보야 , 오늘 내내 비온다는 기사 못봤어?
못본게 아니라 안봤어 , 아니 오늘 하루종일 -
으이구 , 또 변명하려고? 됐고

" 이거나 받아 "
" 뭘 그리 급하게 가져왔길래 숨이 차고 헥헥거리냐 "

" 우산? "

" 퇴근하고 집가다가 너 생각이 나서 , 이따 쓰고 가 "
" 그럼 너는 ..? 나 괜찮아 선배 차타고 가면 돼 "
" 너 또 그 남자선배 차 타면 진짜 죽는다 "
" 아이고 무서워서 살겠나 , 아 암튼 가져가 "
" 됐어 , 네 몸 상하면 어떡해 가뜩이나 여린게 "

" 간다 , 일 잘하고 우산 꼭 쓰고 집가라 "
( 햇빛이 좋은 날에는 )

" 날씨도 좋은데 얼굴이 왜 불만이야 "
" 치이 ... 불만은 무슨 , 불만한 적 없거든?? "
" 쓰읍 .. 그럼 내 착각이었나 , "
" 진짜 아무 일 없지? 너 날씨 좋은거 좋아하잖아 "
아 몰라 , 그냥 좀 짜증나
먹고싶은건?
바보 ,
바보는 누가 바보야 , 네가 바보지
이게 진짜 -
" 그럼 우리 한강이나 가자 "
" 여주가 좋아하는 자전거 데이트하러 , "
( 눈이 오는 날에는 )
" 커플세트 먹자 , 피자는 너가 좋아하는 걸로 "
" 여기 진짜 내가 3개월 전부터 예약해서 온거다 , "
" 이것봐 이것봐 ,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어요 아주 "
" 아 미안해 , 헤 - 아 근데 진짜 너무 좋아서 이제 말해 "
" 참나 .. 이렇게 예쁘게 웃는건 또 처음보네 .. 푸흡 "
아 왜 웃어 ,
" 싫어 , 나도 말 안해줄꺼야 "
아 그런게 어디있어 , 왜 웃었냐고
..... 푸흐 ,
또 봐 또 , 또 웃는다
음 ...그럼 너가 먼저 대답해봐
" 나 진 - 짜 진 - 짜 멋있지? 막 .. 막 설레지? "
" 으음으음 - 설렌게 하루 이틀도 아니ㄱ , 아니 그게 "
" 아 볼 빨개진거 봐 ㅋㅋㅋㅋ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 "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 ... !!!!
" 알겠어 알겠어 , 김태형 캡짱 짱짱맨 . 맞지? "
으휴 .. 저 멍청이
멍청이라니 .. 설렌다며 ㅋㅋ
아 또 놀리기만 해봐?
알겠어 - 아 근데 여주야 ,
" 있잖아 "
ㅇ , 야 갑자기 왜 훅 들어와
" 아니야 , 그냥 너무 예뻐서 "
[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너의 모든 말들이 설렜고
아무렇지 않게 하는 너의 모든 행동이 설렜고
아무렇지않게 날 있는 그대로 사랑해줬던 너는 ]
" 내 삶의 전부이자 인생의 전부였다 "
" 여전히 심장은 두근거리는데 , 내가 이상해진걸까 "
어느날 불쑥 들려온 의미심장한 말과 ,
" 그냥 좀 바빠서 , 몇칠간 못 볼것 같아 "
갑작스레 변한 네 행동 ,
너를 알아가는건 쉬웠지만
너를 앓아가는건 늘 어려웠다
" 난 변한것 하나 없어 , 변했다면 네가 변했겠지 "
"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 권태기가 왔으면 왔다ㄱ , "
" 사랑은 변하면 변했지 쉬어가는건 없잖아 "
" 왜 그러는건데 , 사람 답답하게 만들지 말고 말을 ㅎ, "
" 나는 널 그렇게 사랑했는데 , 넌 아닌것 같아서 "
【 솔직히 맞는 말이었다 ,
김태형은 날 끔찍히도 아끼고 사랑했고
난 그 사랑이 당연한듯 마냥 받고만 있었다 】
" 비가 계속 내리네 .. "
" 여주야 .. 만약에 , 진짜 만약에 "
" 너랑 내가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떡할꺼야? "
" 글쎄 ,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 왜 그런 소릴해? "
사랑앞에서의 나는 관대하고 미약하기 짝이없었고
너는 사랑의 갈래에 있어서 단단했지만 매우 여렸다
" 헤어지자 "
그 순간 , 네가 그 말을 내뱉고 서로의 거리감에서
체감되는 어색한 공기의 흐름과 묵묵한 침묵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 아니 잊으려고 하지 않으려한다
.......
" 결국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
"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우리 .. 1년간 잘 만나왔잖아 "
" 그러게 , 나도 왜 이러는걸까 여주야 "
[누군가는 연인을 인연으로 바꾸기 참 쉽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하여 몇번을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이별을 맞아보니 참 단순하게도 인연을 연인으로 바꾸는건 어려운 일이고 연인을 인연으로 바꾸는건 참으로 쉽다는 그 말 , 그 말은 그때의 내가 연인들의 현실과 사람 사이에 운명 따윈 없다는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 모르겠어 , 나도 . "
【 몇번 머리를 흔들어 헝클어트리더니 내 앞으로 불쑥
고개를 들이내민 너는 나를 한동안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 왠지 모르게 서글프고 복잡한듯한 두 눈동자로 . 】
" 하아 .. 근데 , 권태기는 아닌것 같더라 "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연인이라면 한번쯤 겪는다는 권태기가 아니라면
넌 나한테 왜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는건데 ?
[ 김태형은 말을 꺼낸 후 답답한 듯 한숨을 쉬더니
카페 옆테이블에 앉은 한 커플을 바라보았다 ]
" 우리도 영영 서로 사랑할거라고 믿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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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 한 번 더럽게 차갑네 , "
수증기가 가득 찬 차 안 창문에 입김을 불어
사랑을 표시하는 하트를 손가락으로 그렸다
" 절대 네가 생각나서 그런건 아니야 "
- 라고 부정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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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마 김태형 "
( 자리를 벅차고 일어나려는 김태형의 팔목을 잡았다 )
( - 타악 )
" 보고싶을거야 이여주 . "
그러나 김태형은 그때 , 내 손목을 뿌리친채 가버렸고
그 자리에 홀로남은 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울고말았다
( 밖으로 달려나와 빗속에서 김태형을 찾았지만
김태형은 이미 어디론가 가버린지 오래였다 )
" 사랑해줄거라며 , 이별하지 않을거라고 약속 했잖아 "
( 이별 6개월 후 )
너를 처음 만난건 그때 그 카페안에서였다
다정한 두 연인과 한 회사원으로 너와 나는 다시
그렇게 각자의 삶과 인연을 찾아 재회했다
" ... 여주? "
" 음 ... 난 녹차라떼에 휘핑크림 올리고 얼음샤벳 갈ㅇ "
" 먹으러 온것 아니고 회의하러 온거잖아요 이사님 "
" 야 내가 뭘 먹던 네가 뭔 상관이냐 "
" 또 또 아재 말투 나왔네 , 저기요 이사님 "
" 아아 - 아재라니 28살인데 진짜 너 - 무 하네!!!! "
" 참 .. 우리 회사같이 막내가 온탑 먹는
회사도 없을거에요 그쵸 여주씨? "
" 뭐야 ... 뭘 그렇게 봐요?? "
【 넌 여전히 그 여자에게도 친절했고 , 다정했고 ,
서로 사랑해 죽을것만 같이 애뜻해 보였다
그때의 우리와 똑같이 , 그때의 우리처럼 .】
다만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
그때의 우리와는 뭔가 다르게 느껴졌달까 ,
" 뭐 걱정거리있어? 왜 갑자기 심각해 "
" 아니 없어 , 뭐 그런게 어디있어 "
" 에이 - 말해봐 , 오빠 원래 항상 밝잖아 "
" 내가 무슨 .. 어떻게 항상 밝냐 "
" 그럼 내가 본 사람은 뭐야 , 가짜 김태형이야? "
" 푸흐 , 그거 다 너가 있어서 그런거야 "
" 너가 있으니까 ... 내가 웃는거고 행복한거야 "
[ 서글프지만 행복해야만 하는 사랑 ,
아픔을 감추기 위해 그를 대변하기위해 하는 사랑
진심이 아닌 거짓으로 느껴졌달까 ]
뭐 , 실연당한 여인의 구슬픈 한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 날 사랑해줬던 너가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으니까 "
" ... 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냐 나란 ×은 "
" 여주ㅆ , 아 이게 뭐야 ㅋㅋ 왜 문방구
반지를 갖고 있어요 다 큰 어른이 ? "
" 아 ,,, 그냥 저한테는 조금 특별한 반지 라서요 "
" 그냥 음료나 시키죠 ,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
" 저도 여주씨랑 같은 걸로요 , 가요 여주씨 "
앉을 자리를 찾아가는 중 너를 보았다
아니 , 너의 눈둥자를 직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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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수없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답답함에
화장실을 갔다오겠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왔다 】
" 왜 이래 이여주 , 헤어진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래 .. "
그 순간 ,
"이여주 "
{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인연을 만났고 ,
만나지 못했었던 연인을 만났다 )
" 반갑다 , 보고싶었어 "
---
" 김태형..?? "
( - 포옥 )
김태형이 갑작스레 나를 안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만의 향기였고
오랜만에 안겨보는 그의 품이였고
오래만에 그리웠던 그를 안아보았다
"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어 "
" 얼굴이 상하기는 ... 네 얼굴이 더 상했네 "
- 그리고 ,
" 아무튼 몰라 .. 그냥 .. 이러고 조금만 있자 "
" 조금만 안아보고있자 , 이번만 허락해줘라 "
그 한마디가 뭐라고 나를 울렸을까
......
" 갑자기 그렇게 떠나버리고서는 왜 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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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당황하기라도 했는지 김태형이 우는 날 보더니
당황하며 흐르는 내 눈물을 볼을 어루만져 닦아주었다
과거 , 늘 내가 우는 날에는 그렇게 해줬으니까
" ㅇ , 울지마 왜 울어 ... "
" 갑자기 나타나서 안는 너도 싫은데 , "
" 왜 나는 .. 몇개월간 널 보고싶어했던 걸까 도데체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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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우리의 이별 후 첫 만남이었다
두려웠고 걱정했던만큼 어색하지도 않았고
기대하고 밤을 지새웠던만큼 좋지도 않았다
그냥 서로를 그리워 했던 만큼만 , 딱 그 정도였다
딱 적당한 거리에서 딱 적당한 만남을 하여 헤어졌다
이별 후 남남으로써 우리의 첫만남은 그저 그랬다
그리고 그저 그랬기에 행복했다 .

" 간다 이여주 , 아프지만 말아줘 부탁이야 "

" 약속할 수 있지? "
남겨질 그리움이 크지도 , 작지도 않은 적당함 이라서 .

" 푸흡 , 그런것 하나 못하겠냐 "

" 고마웠어 , 김태형 "
사람은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한다고 한다
그 과정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수많은 이별을 거치고 수많은 인간을 거쳐서
각자의 인연과 연인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
" 우리는 정해진 운명은 아니었나봐 "
어짜피 연인이 되지 못할 운명이었다면 ,

" 김태형 "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서로를 기억하는 수밖에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