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봄이 와주길 : Spring

Episode 08 : 겨울(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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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은 이미 불이 꺼져있었다. 스크린에는 화재 시 대피 경로를 설명하고 있었다.

 둘은 F열 11, 12좌석으로 이동했다. 앞이 캄캄해 좌석 번호도 잘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 좌석에 앉자 영화가 시작되었다.


"유한씨 이거 무슨 영화예요?"


 태형이 그녀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그녀는 그의 목소리에 놀랐는지 흠칫하며 자신의 귀에 손을 가져갔다.


"아... 제목은 잘 모르겠는데 장르는 로맨스일겁니다."


 태형은 팝콘을 씹어먹으며 영화를 관람했다.

····

 50분이 지났다. 영화에서는 드디어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고백을 하는 중이다.

 팝콘이 절반 이상 사라졌다. 그 절반 이상은 모두 태형이 먹은 것이다. 태형은 유한에게 팝콘을 싫어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한은 고개를 돌리며 콜라를 마셨다. 태형이 안고 있는 팝콘통에 손을 집어넣어 팝콘 하나를 집어 먹는다.


"이제 15분 남았어요. 별로 재미없는데 그냥 나갈까요?"


 영화 내용은 너무 뻔했다.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도, 알지도 못해서 빙빙 돌다가 결국에는 사랑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그저 그런 시나리오였다.


"그래요."


 태형의 대답에 영화관을 빠져나간다. 음료와 팝콘을 버리고 잠시 화장실을 간 유한을 기다린다.

 영화가 끝날 무렵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점점  많이 나오기 시작한다. 금세 시끄러워져 웅성웅성 거린다.

 화장실에서 나온 유한은 갑자기 많아진 사람들 때문에 태형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태형을 찾는다.

 그때 누군가 유한의 손목을 잡아 벽쪽으로 잡아끈다. 유한이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서.. 오래 기다리···!"


 그녀를 끌고나온 사람은 태형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유한은 그를 보자 눈을 크게 뜨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눈을 한다.

 그는 어릴 적 사채업자가 유한의 집에 찾아갈 때마다 유한과 밖에서 놀아준 동내 친한 오빠였다.


"한서.. 오빠 맞지... 응?"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유한을 부르며 찾던 태형은 한 남자와 함께 있는 유한을 발견한다.


"유한씨--..,,,"


 남자에게 기대서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유한을 본다. 유한의 손을 잡아 그녀의 눈을 보며 괜찮냐고 물어본다.


"아... 괜찮아요. 저 잠시만 얘기를..."


 태형은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절대 흔쾌하지 않았다.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던 것인지 아니면 그 사이에 다른 사람이 생긴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아니야.. 친구일 수도 있잖아. 왜 이렇게 속이 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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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해"


 그는 가슴속에 모래가 가득 찬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이 아니라 다른 남자와 단둘이 대화를 하는 것도, 그 남자에게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는 것도. 전부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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