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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면 아프다_52화







하필이면 중요한 순간에 방해를 하다니, 느낌이 안 좋아.


유현이가 한 말을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처박은 뒤, 태형이는 곧장 여주의 부서로 향했다.


저벅저벅-]



홍유현
"내가 누구 때문에 이 지경이 됐는데, 너희가 잘되게 가만둘 것 같아?"


홍유현
"내가 못 가지면 너도 못 가져 ㅎ"




재빠르게 여주의 부서에 도착한 태형이가 곧장 여주의 자리로 발걸음을 향한다.



김태형
"오 팀장님,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오여주
"... 제가 지금 바,빠서 나중에 합시다"


여주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아마도 아까 유현이가 태형이를 백허그 하고 있었던 장면이 꽤 충격이었나 보지.



김태형
"그럼 저녁에 잠깐 봅시다"


오여주
"아뇨. 저녁에도 시간은 없을 것 같네요"


끝까지 난 고개를 들지 않았다. 만약에 이사님과 눈이 마주치면 모든 걸 쏟아 부어 버릴까 봐.



김태형
"ㅇ,아... 그럼 내일 얘기 합시다..."


저벅저벅-]


차가운 여주의 대답에 기운이 빠진 태형이는 뒤 돌아 부서에서 나갔다.



오여주
"ㅎ,하아..." ((또르륵


이사님도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다 장난이었던 거야...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은 다 그랬었다. 모두 나를 정말 좋아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잘해주고 그랬다. 하지만 늘 마지막은 혼자 좋아했던 나만 남겨졌다. 진심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사님만은 다를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사님만은 나한테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모두 나의 착각이었다.


오늘의 일로 나는 다짐했다. 다시는 그 누구를 만나지 않겠다고, 오늘부로 이사님과의 정을 떼어낼 거라고.

다짐은 했지만,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난 이사님을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었나 보다.

이사님이 너무나도 미운데, 미워할 수가 없는 걸 보면 말이다.



김소현
"팀장님, 서류 검토해 주세요"


오여주
"ㄴ,네. 이리 주,세요..."


김소현
"팀장님 어디 아프세요?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


오여주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김소현
"아프시면 무리하시지 마시고 일찍 퇴근하세요"


그래...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 상태로는 실수할 것 같아.



오여주
"그럼 모두 죄,송하지만, 저는 이만 퇴근 할게요"


김소현
"괜찮아요. 집에 가서 푹 쉬세요"


그렇게 나는 가방을 들고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회사에서 나왔다.




한편 태형이는 방에서 여주가 왜 그렇게 차가운지 생각한다.



김태형
"하아... 어디 아픈가..."


처음 듣는 딱딱하고 차가운 말투.


아픈 거라기보다는 나한테 화가 난 것 같았는데... 내가 뭐 실수라도 한 건가...?

불쑥불쑥 부서 찾아가서 여주 씨 찾아서 화가 난 건가...?



김태형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푸욱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는 태형이는 책상에 고개를 파묻혔다.




회사에서 나와 맥주 두 캔과 소주 한 병을 사서 집에 들어간다.

맥주와 소주를 섞은 뒤, 한 손에 들은 여주는 그동안 태형이랑 같이 있었던 일들을 생각한다.



오여주
"............"





오여주
"저... 이사님 오늘은 제가 기분ㅇ..."


김태형
"알고 있습니다"


오여주
"ㄴ,네...?"


김태형
"지금 오여주 씨, 기분 좋지 않잖아요. 안 그래요?"


김태형
"그러니, 오늘은 술래잡기 놀이는 패스하도록 하죠"


김태형
"여기서 몇 분 동안 좋은 공기 마시면서 기분 좀 풀고 내려오도록 해요"





오여주
"ㅇ,이사님. 왜 여기에서 자고 계세요...?"


김태형
"ㄱ,그게..."


김태형
"자는 ㅇ,오여주 씨 보다가 그만..."





김태형
"혼자 있는 거 무섭습니까?"



오여주
끄덕끄덕-]



김태형
"그런데 부서에서는 어떻게 혼자 있었어요?"


오여주
"ㅇ,일할 때는 거기에 모든 집중이 되니깐요"


김태형
"제가 여기 있으니까, 무서워하지 말아요"





김태형
"오늘 정말 멋지게 발표 맞추었으니, 제가 저녁 사드리겠습니다"


오여주
"아, 디자인팀 다 같이 회식하는 겁니까?"


김태형
"아니요"


김태형
"오여주씨랑 저 둘이서만"





김태형
"오여주 씨는 충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 있어요"


김태형
"솔직히 제 생각에는 팀장도 오여주 씨한테는 낮은 자리 같은데"


오여주
"ㄱ,그럴리가요. 극찬이세요"


김태형
"흠... 오여주 씨는 자신감이 너무 낮은 것만 빼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데"


김태형
"오여주 씨는 그 누군가가 해내지 못한 것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에요"


김태형
"그러니까, 자신을 믿어요" ((싱긋





오여주
"저 진짜로 괜찮아요"


김태형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뜨거운 커피를 손에다가 쏟았는데...!"


김태형
"심각하게 대인 것 같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김태형
"정말 미안해요. 커피를 들고 있는 줄도 모르고..."





김태형
"정말로 오여주 씨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김태형
"여주 씨처럼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처음이에요"





김태형
"근데 전 여주 씨가 이렇게 웃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한 번 웃어줄 수 있을까요?"


오여주
"ㄴ,네...?"


김태형
"여주 씨가 웃는 모습 보고 싶어요"


오여주
방긋-]


김태형
"이제는 매일 그렇게 웃어요. 여주 씨는 웃는 모습이 가장 예쁘니까요"





오여주
"이사님은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김태형
"그야... 여주 씨는 좋은 사람이니까요"


오여주
"아하... 그렇구나..." ((약간 실망



김태형
"여주 씨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고 그런 여주 씨가 좋기도 하니까"





오여주
또르륵-]



오여주
"...끄윽.. 흐윽... 흐으윽..."


이사님은 윤기처럼 날 버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모두 똑같아... 다 내 마음을 가지고 놀았어.


마음이... 너무 아파...


그렇게 아주 오랫동안 흐느껴 우는 소리가 방 가득히 채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