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데빌! [BL]
02_첫 동거인은 날 괴롭히는 악마


세상 조용한 순영이의 침실.

주말인지 그의 핸드폰에도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푹 잠에 들 것 같았던 순영이었지만

처음으로 그를 방해하는 자가 있었으니.


우지
수녕, 얼른 일어나라!!


우지
이 몸께서 배가 고프단 말이다!!


권순영
하암, 니가 알아서 꺼내먹어...


우지
이씨, 이런 잠꾸러기 같으니라고...

일어날 생각이 없자 우지는 그의 귀를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우지
얼른... 일어나라고!!!


권순영
아악!!! 알았어, 이것 좀 놓아봐!!!


02_첫 동거인은 날 괴롭히는 악마



권순영
결국 날 깨워서 이렇게 먹어야 했구나.

냉장고에 있던 초코롤를 주자 몸으로 안고선 마구 먹었다.


권순영
아, 아직도 귀 아파 죽겠네...


권순영
뭔가 데자뷔 같은데...


우지
인간 세계엔 역시 맛있는 게 많군.


우지
그러고 보니깐 여기는 너 혼자 쓰고 있는 거냐?


권순영
아, 맞아. 여기는 혼자 쓰고 있어.


권순영
부모님이랑 떨어져 지낸지 오래라.


우지
아... 그렇구나.


권순영
그래서 그런지 같이 지내는 것도 오랜만이라 적응 안 되네.


우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우지
하도 오랫동안 혼자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지.


우지
물론 첫 동거인이 너라서 좀 싫다만.


권순영
나는 뭐 좋은 줄 아냐.


우지
하지만 이 달콤한 빵 만큼은 마음에 든다!


권순영
그래, 마음껏 먹어라...


우지
그나저나 지금 막 생각났는데 문제점이 하나 있다.


권순영
...?


우지
아무튼 너는 원래 죽을 운명이었단 말이지.


우지
그래서 아마 천사놈이나 악마 중 한 명이 널 데려가는 게 맞다.


권순영
...그런데 너도 악마잖아?


우지
나는 인간들의 죽음에 간섭하지 않는다!


우지
그런데 내가 너를 계약해서 살려냈단 말이지.


우지
그래서 아마 둘 중 한 놈이 널 찾고 있을 게 분명하다.


권순영
설마 내가 그것과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되는...?


우지
움... 그거는 나도 잘 모르겠군.


우지
특히 다른 악마랑 만나면 좀 곤란한데...


우지
그동안은 잠깐 인간으로 변해야 하나.


권순영
뭐야, 사람으로 변한다고?


우지
그것쯤이야, 이 악마님한테 아무것도 아니다!


우지
잠깐 비켜봐라!

우지의 말에 순영은 잠깐 물러나 있자,

우지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집중하였다.

그러더니 곱슬거렸던 빨간 머리가 서서히 차분한 검정 머리로,

작았던 몸이 서서히 커져가며 사람으로 변했다.


권순영
ㅇ, 우와...


이지훈
하, 어떠냐. 꽤 사람 같아 보이지?


이지훈
이 정도의 키면 너 정도는 눌러버릴 수 있...

순간 눈을 뜨자, 순영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지훈은 고개를 들어 올리자 그제서야 얼굴이 보였다.


이지훈
...


권순영
...

웃음이 터져나온 걸 겨우 손으로 막은 순영이었다.


이지훈
ㄴ, 냉장고에 음식 더 없을려나~

쑥스러움에 지훈은 급히 부엌으로 향했다.


권순영
야, 어디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권순영
안 놀릴 테니깐 이리로 와ㅋㅋㅋㅋㅋ


이지훈
아, 웃고 있잖아!!!!


이지훈
나 혼자 있고 싶으니깐 좀 꺼져!!


권순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지훈
이 정도면 누구도 나를 짖누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권순영
170cm도 안 넘어보이는데 누르기는 무슨.


이지훈
다 들린다, 이 악마같은 수녕!


권순영
(자기도 악마이면서 저러기는...)


권순영
아무튼, 그래서 따로 이름이 있다고?


이지훈
응! 인간인 상태에는 이지훈이라고 부르면 된다!


이지훈
내 인간 전용 이름이니깐 편하게 부르도록!

지훈은 사람인 상태로 초콜릿을 먹으며 말했다.


이지훈
그런데 너희 집에는 특히 단 음식이 무척 많구나.


이지훈
특히 저 바구니엔 사탕 한 가득이고...


권순영
응, 어쩌다보니 사탕 먹는 게 습관이 돼서 말이야.


권순영
좀 줄여야 하긴 하는데.


이지훈
얼른 습관을 끊어라! 그래야 내가 더 많이 먹지.


권순영
뭔가 좋은 뜻은 아닌 것 같은데.


이지훈
그런데 네가 왜 못 끊는지는 이해 백만 번은 간다.


권순영
너랑 나랑 다른 의미긴 하겠다만...ㅋㅋㅋㅋㅋㅋ

잠시 침묵이 흐르는 사이엔 순영은 지훈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지훈
왜 그렇게 쳐다보냐고! 나 귀여운 거 안다니깐?


권순영
그런 거 아니야, 바보야. 뻔뻔하긴...


권순영
그냥 네가 사람으로 변하고 이렇게 얘기하니깐...


권순영
뭔가 같이 살고 지내는 느낌 받은 게 오랜만인 것 같아.


이지훈
네가 외롭다고 하면 내가 여기서 지내는 주지!


이지훈
대신 그만큼의 음식들을 제공하도록.


권순영
야, 그럴 거면 그냥 나가.


이지훈
아, 아니... 굳이 안 해줘도 되고...


권순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 어느 길가에서 누군가 고개를 돌리며 헤메고 있다.

???
분명 여기서 데리러 가라고 지시를 받았는데...

???
어디보자, 그러니깐 들은 대로라면...

???
이름은 권순영, 나이는 18세. 사유는 큰 교통사고로 인해 죽음.

???
...


윤정한
역시 누군가가 이 일에 간섭한 게 분명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