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안요원

02 :: 뜻밖의 재회

정여주

답지 않게 깔끔한 거 좋아하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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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 이미지가 그렇게 더러워 보였냐?

정여주

더럽기만 해요?

정여주

완전 치사 빤쓰.

정여주

인성도 겁나 더러울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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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실제론 안 그렇고?

정여주

아뇨.

정여주

실제론 더 한 것 같아요.

S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 졸업한 사람과 한 조직의 보스인 사람이 나누는 대화 치고는 꽤 유치했다.

그들 사이에 별 영양가 없는 말들이 오가고 있었을 때,

보스실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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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형, 우리 정보 또 넘어갈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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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정여주?

정여주

미친.

정여주

설마 했는데 진짜 오빠 너였어?

그들 사이에선 알 수 없는 기류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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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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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니들 아는 사이야?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윤기가 너스레 물었다.

여주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호석을 바라보았지만 어딘가 당황스러워 하는 눈치였고,

호석은 대놓고 당황을 하며 윤기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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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내 동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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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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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쟤가 여기 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여주

네 동생이 누구더냐.

정여주

제 정보 터셨을 때 가족에 부, 모, 저 세 명 밖에 없었던 건 다 조작된 거예요.

정여주

그리고 내 정보 해킹 한 게 정호석 너여서, 설마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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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정여주 너 반말 하는 버릇 못 고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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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내가 너보다 4살이나 많아.

정여주

네네, 아저씨.

물 흐르듯 이어지는 정남매의 대화에 죽어 나가는 건 윤기 뿐이었다.

한참을 넋 놓고 있던 윤기는 이내 정신을 차린 뒤, 호석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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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서 날 찾아 온 이유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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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 저번에 흐지부지 만들어뒀던 방어벽이 뚫린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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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정보 못 넘어가게 애들이 잡아두고 있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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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마 30분 지나면 손도 못 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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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일단 이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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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정여주 너도 따라오고.

정여주

넵.

정여주

와, 피시방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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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창식아, 보고 좀 해줘.

김창식

ㅂ,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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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시간 없으니까 빨리 얘기해.

김창식

네….

김창식

상황은 아까랑 똑같아요.

김창식

이대로 가다간 분명 정보 넘어갈 거예요.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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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형, 우리가 쓰는 프로그램은 조직 전용이라 여주가 못 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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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떡하지?

수십 대의 컴퓨터에 공동적으로 설치 된 프로그램은 일상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조직 용 프로그램이었다.

무엇보다 해킹 프로그램과 보안 프로그램은 천차만별이라서, 여주가 시도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었다.

정여주

되게 간단한 건데 그거 하나 못 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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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

정여주

몇 년 전에 썼던 프로그램이에요.

정여주

재미 없어서 금방 걸렀던 프로그램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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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너…보안요원 아니었어…?

정여주

멍청아, 보안을 하려면 해킹의 기본은 알아야 하는 거야!

정여주

거기 창식인가 충식인가 하시는 분, 나와봐요.

김창식

ㄴ, 넵…!

여주는 손과 목을 몇 번 풀더니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모두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단기간 사용했던 프로그램이라는 여주의 말과 달리 여주의 손놀림은 꽤나 유연했고,

아마추어의 몸짓이랑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프로다웠다.

여주는 키보드를 몇 번 두드리더니,

정여주

봤죠?

정여주

이게 세계 최고 화이트해커의 실력이에요.

라며 웃음을 지었다.

호석의 입은 떨어져 나가기 직전까지 떡 벌려져 있었고,

당장이라도 침이 흐를 것 같자 윤기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입을 손수 닫아주었다.

정여주

상대도 조금 당황한 것 같으니까, 간단하게 100년 정도면 풀을 수 있을 만한 벽만 세웠어요.

정여주

그동안 정보 몇 개 털렸어요?

정여주

그 정도 실력이면 이 건물 전체가 날라가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로 BTS 조직의 정보는 매우 다양하게 털렸다.

조직원들의 이름은 기본으로, 하다하다 점심으로 나오는 소시지볶음의 레시피까지 털렸었다.

뒷세계에서 만년 1등 조직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의 보안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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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호석아 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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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동생이 아니라 스승으로 모셔야 할 것 같은데…?

정여주

오, 개이득.

정여주

민윤기 당신도 저한테 반하셨나봐요?

정여주

눈에서 꿀 떨어지기 직전인데.

세상 태연하게 말해오는 여주에 윤기의 볼과 귀 끝은 새빨개졌다.

물론 그 것들을 못 볼 여주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눈치를 챙겨 윤기가 무안해지지 않도록 넘어가줬다.

정여주

꽤…귀여운 구석이 있으시네.

물론 자신이 생각으로 한다는 말을 육성으로 내뱉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