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너희들은 포위됐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06

서울지청 강력 1팀 막내가 된 지 1주일이 지났다.

그간 있던 일을 쭉 흝어 보자면...없다. 아무것도 없다.

사건이라고 해봐야 바바리맨이 여고 앞에 등장했다는 것 정도? 그리 큰 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국 선배와 호석 선배만 현장으로 갔고, 난 일주일 내내 서류 정리나 책상 청소 등 시덥잖은, 그야말로 막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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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

○○○

네!

팀장님이 나를 부르자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하며 팀장님에게로 뛰어갔다. 팀장님은 내가 작성한 사건 일지를 읽고 계셨다. 원래는 정국 선배가 하기로 했지만 바바리 맨 사건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팀장님은 내가 팀장님 자리 앞까지 오자 조용히 나를 보며 말했다. 한 손에는 보고서를 팔랑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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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보고서 하나 제대로 못 써? 처음부터 다시 써 와. 전부 다!"

지독한 완벽 주의자. 일주일동안 단 한 번도 내게 화를 낸 적 없던 팀장님이 처음으로 내게 화를 내셨다.

간접적인 분노보다 직접적인 분노가 더욱 무섭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낀 나는 딸국질을 하며 죄송하단 사과와 함께 황급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자 어느 새 복귀한 정국 선배가 내게 다가와 미안하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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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원랜 내가 해야 하는 건데...미안."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다정하게 말한 정국 선배는 그대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아니...저렇게 바빠 보이면 물어 보지도 못하잖아...

뭔가 일이라도 있으셨던 것인지. 유난히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팀장님의 눈치를 보며 보고서 수정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망할 컴퓨터 활용 능력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거, 크기 10으로 올려."

갑자기 뒤에서 퍼져 나오는 익숙한 향. 마치 향수 냄새와도 같은 그 알싸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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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리고 여긴 시간 순서대로 적는 거야. 이렇게."

놀라 뒤를 돌자 무표정한 윤기 선배가 뒤에서 나를 안은 것과 같은 포즈로 마우스를 딸각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역시 선배답게 보고서를 수정해 나가는 모습에 입을 벌린 채 화면을 쳐다보자 뒤에서 큭큭대는 소리가 간혹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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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김석진 저새끼가 이런 거에는 아무것도 안 통해. 잘하는 수 밖에."

○○○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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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봐요, 막내. 입 좀 다물고."

아직도 벌려진 내 입을 손수 다물어준 윤기 선배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느 새 내 보고서는 한층 더 깔끔해져 있었다. 요즘 경찰들은 컴퓨터도 잘 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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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중요한 것만 적어. 불필요한 내용은 버리고. 이만큼 해줬으니까 나머지는 네가 해 봐."

○○○

"네! 정말 감사합니다..."

뭘...이라며 옆 머리를 긁적이던 윤기 선배가 이내 등을 돌린 채 자신의 자리에 가 안았다. 왠지 모르게 윤기 선배의 귀가 붉어져 있었다.

윤기 선배의 서포트 덕분에 보고서를 수정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말이 서포트지 실상은 거의 다 해준거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팀장님께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와 함께 자리로 돌아가려는 날 팀장님이 손짓으로 멈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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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 그...처음 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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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처음 치곤 잘...했다고."

그렇게 말한 팀장님의 귀가 붉어지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었다. 그에 나는 활짝 웃으며 감사합니다, 팀장님! 하고 외쳤다. 그러자 커피를 마시던 남준 선배가 커피를 그대로 뿜어 버렸고, 호석 선배는 들고 있던 펜을 떨구셨다.

게다가 태형 선밴 가지고 있던 수갑을 놓쳤고, 지민 선배는 책상에 놓인 A4용지를 콰직, 소리가 날 저오로 꾸겨 버렸다. 윤기 선배는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인상을 쓰며 날 바라보았고, 정국 선배는 마우스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계셨다.

다들 갑자기 표정이 왜들 그러는 건데요! 뭔가 굉장히 직설적인 시선들에 내가 몸을 움츠리며 자리에 가 앉았다. 하지만 내가 자리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선들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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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막내야."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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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나한테는 뭐 감사할 일 없어?"

퍽-.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남준 선배의 고개가 아래로 떨궈졌다. 남준 선배의 머리를 제대로 친 뒤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무전기를 다시 주운 호석 선배가 남준 선배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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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새끼야, 막내 괴롭히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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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야, 내가 너보다 상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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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쩌라고, 무식한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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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야, 내가 살다살다 나보고 무식하다는 새끼는 처음 본다."

그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남준 선배의 표정은 어이없음의 끝을 달렸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선배들과는 맣이 친해질 수 있었다. 딱 한사람 빼고.

○○○

"저...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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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

"팀장님이 잠깐 보자고..."

내 말에 한마디 대답도 없이 자리에 일어나 그대로 팀장님 자리로 가 버리는 지민 선배. 얼굴이 굉장히 귀엽게 생겼는데 웃는 걸 본 적이 없다. 대화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지난 번, 첫 사건 당시 범인을 온 힘을 다해 때리는 걸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아닐 거지만...뭔가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다.

어느 덧 점심시간이 되었고, 하나 둘 밥을 먹으러 나가기 시작했다. 일처리가 남은 몇몇 형사들을 제외한 채. 시간을 보던 팀장님이 손을 드시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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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난 오늘 점심 패스. 이거 마저 해야 돼."

나도. 그에 윤기 선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그렇게 6명. 약속이 있고, 피곤하고, 일이 있다는 이유가 다였다. 지민 선배가 당황한 듯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점심을 피할 이유가 없는 유일한 사람. 지민 선배가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선배는 이내 우두커니 서 있는 나를 보곤 한숨을 작게 쉬더니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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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가자. 밥 먹으러."

지민 선배가 데려온 곳은 해장국 집이었다. 따뜻한 국물이 배 아래로 내려가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 모습을 보던 선배가 숟가락을 내려놓으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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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왜 먹다가 웃어."

○○○

"...아, 맛있어요!"

그렇다. 보통 이 나이 때 여자애들은 파스타나 뭐 그런 종류의 음식을 좋아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내 취향은 지독한 한국인 입맛이었다. 파스타보단 김치말이국수를, 크림스프보단 순대국을, 피자보단 해물파전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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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는 왜 경찰이 된 거야?"

○○○

"네? 아...그게..."

쨍그랑-! 아니...누가 이 귀중한 대화의 기회에...!

우리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별안간 그릇을 던지며 소리쳤다. 그릇은 투박한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힌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지민 선배의 눈빛이 바뀌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 무시하는 거야? 어?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러더니 허공에 대고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내가 이래뵈도 식품 사업가야! 정량인지 아닌지 정도는 안다고!"

그에 주방에 있떤 아줌마가 나와 남자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불만이면 나가, 이놈아! 외상값도 안 주면서 무슨 지랄이야! 니놈 돈 없는 거 뻔히 알고도 주는 거에 감사한 줄이나 알아야지!"

그때, 우리 뒤에 앉아있던 해장을 하러 온 듯한 산발의 여자 3명이 그 남자를 비웃으며 말했다.

"뭐야, 거지였어?" "어쩐지...냄새가 나더라." "야, 이 해장국 깨끗한 거 맞냐? 거지랑 같은 밥을 먹다니...내 팔자도 참.."

아니, 저 여자들이 미쳤나.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 아니나 다를까. 소곤거림을 제대로 들은 남자가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소리쳤다.

"닥쳐, 이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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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막내랑 지민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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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직 안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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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박지민 이 자식...관심 없는 척 하더니!"

석진이 한숨을 쉬며 팀원들에게 말했다. 일단 우리부터 가자.

사거리에 있는 유명한 해장국 집. 그곳은 강력 1팀의 단골집이기도 했다. 약 10분 전, 신고가 접수 되었다. 문이 모두 잠겨 있고, 블라인드까지 쳐저 있어서 안을 볼 순 없지만 총소리와 비명소리가 났다는 것이 시민의 제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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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형사

"전혀요. 전화도 모두 꺼놓았고, 응답도 하지 않습니다. 안에 인질이 있는 것으로 파악은 되는데 신원 확인도 안 되고, 상황도 모르니 함부로 접근할 수가 없어요."

하아. 석진이 한숨을 쉬었다. 태형은 ○○이 걱정되는지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꺼져 있다는 소리만 들려왔다. 더불어 지민까지도. 설마...설마...초조함에 태형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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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팀장님, 여기 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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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뭔데."

호석이 건넨 망원경을 한참동안이나 들여다보던 석진이 헛웃음을 내뱉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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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하하..."

호석은 얌전히 망원경을 건네 받으며 기다렸다.

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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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저것들이 왜 저기에 있어!"

안녕하세요, 이럴순없어입니다. 어느덧 너포위가 6화가 되었네요. 음.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어서 이렇게 공지를 함께 씁니다. 부디 읽고 지켜주셨으면 해요.

블로그에서 쓰던 것을 가져와 문장을 조금씩 고쳐 이곳에 리메이크를 하고 있습니다. 붙여쓰기가 아니라 전부다 제가 다시 쓰고 있어요. 음. 기대와 달리 많은 관심과 댓글이 너무나도 감사드리고, 기뻤습니다. 다만...

댓글의 80% 정도가 연재를 빨리 해달라는 재촉이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연재 초반에는 시간이 많았던 날이어서 하루에 몇 편씩 올리고 했었지만 저는 원래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회사는 낮과 밤,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주말에는 외근도 서슴치 않게 나가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저 자체도 일주일에 쉬는 날이 하루도 되지 않죠. 와중에 틈틈히 글을 써 저장하고, 완료가 되면 업로드를 하고 하는데도

여전히 댓글에는 연재를 빨리 해달라는 연재 독촉의 댓글들이 성화였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조금만 적당히 해주셨으면 해요. 아, 그리고 아픈 곳은 없습니다 건강해요. 얼마 전에 장염으로 고생한 것을 빼면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신분들 감사해요

어느 정도의 독촉은 감안하고 볼 수 있지만 가끔 눈쌀이 찌푸려지는 언행들이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아, 좀 빨리 올려요. 뭐해요?" 등과 같은 언행...

죄송하지만 전 당신께 글을 써다 바치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통해 당신과 소통하는 사람임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7화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뵙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