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수사일지

Ep. 65 ° 강력 1팀, 굳건한 결심들

갑작스럽게 받게 된 1주일 공백에 어리둥절하던 것도 잠시, 강력 1팀 팀원들은 각자를 위해 이 시간을 쓰기로 했다. 먼저 박 경장은 그리웠던 옛 팀을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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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최 경사니임..."

박 경장 답지 않게 말꼬리를 늘리며 힘없이 사무실 문을 여는 걸 익숙하게 받아주는 사람. 상담심리 3팀, 팀장 최도훈 경사였다. 단단했던 강력 1팀의 박 경장은 이 팀에서만큼은 애교 많은 막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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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뭐야~ 박 경장, 어쩐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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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거기 팀 가니까 막 내가 보고싶고 그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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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네에..."

앉아있던 사무용 의자에서 일어나 박 경장을 반기는 최 경사에 박 경장은 그대로 최 경사의 품에 머리를 갖다댔다. 박 경장만의 어리광을 피우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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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어이고~ 어리광은 여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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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팀장님한테만 이러잖아요...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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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알지알지. 앉아, 커피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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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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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근데 진짜로 어쩐 일이야? 사건 맡았으면 바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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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아, 증거품을 과학수사에 넘겨서 결과 나오는 데 1주일은 걸려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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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그동안 알아서 시간 보내라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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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오... 그래서 찾아온 게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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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최 경사님 보고 싶기도 했고... 뭐 도와드릴 건 없나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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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그런 거 없으니까 푹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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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진짜죠? 저 집 가서 막 12시간씩 자도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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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ㅋㅋㅋ 마음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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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팀원들은 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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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뭐, 합이야 지독하게 맞춰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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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가끔씩 기분이 이상해지는 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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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다른 팀에 있다가 온 게 티날 때, 자기소개 할 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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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기분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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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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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그래서, 후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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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너 가기 엄청 싫어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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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그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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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제가 처음으로 몸 담궜던 팀이자 가족 같은 사람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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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미울 땐 엄청 미운데, 떨어질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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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떨어지는 동안... 허전했던 것도 사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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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전 지금의 팀을 너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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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어유, 그때 한 말 내가 들어줬으면 어쩔 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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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그럼 됐어. 너가 행복하다면 난 혼자 일해도 전혀 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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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30]

"뭐야아... 감동이에요, 최 경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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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훈 [31]

"아우, 징그러워... 좀 떨어져!"

하 순경이 마주했던 1넌 전 박 경장의 마지막 강력 1팀 평가보고서와 지금 박 경장이 내뱉고 있는 말은 완전히 다른 형상을 띄고 있었다. 어쩌면 가장 사랑했던 만큼, 가장 증오했던 게 박 경장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유독 최 경사한테만 물러지는 박 경장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로 여려보였다.

한편, 또 다른 사무실 앞에 서있는 김 경사. 뭔가 골똘히 고민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어느 순간에도 한치의 오차 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하는 김 경사답게 신중한 모습이다.

그런 김 경사의 고민이 무색하게 눈치 없는 사무실 문은 벌컥 열렸고 그 앞에는 김 경사를 반기는 듯한 사람이 있었다. 과하게 많은 서류 뭉치를 껴안아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도 목소리 톤에서 알아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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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어! 김 경사님!"

김 경사가 있었던 경찰행정 3팀의 이지은 순경이었다. 언제나 명랑하고 쾌활하면서도 일은 똑부러지게 했던 팀원이라 김 경사에게는 그저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곤욕인 존재였다. 하 순경과 신 순경이 동시에 겹쳐보이는 현상을 겪어야만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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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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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그럼요! 김 경사님은 잘 지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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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나야 뭐. 잘 지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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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아! 그, 잠깐만요. 송 경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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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송 경위님도 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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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네네! 저는 보시다시피 들러야 할 곳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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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잠깐 송 경위님이랑 얘기하고 있으세요. 금방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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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래그래, 수고해."

자신의 몸만한 서류를 들고 바쁘게 복도를 뛰어가는 이 순경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김 경사의 어깨에 팔을 올리는 누군가. 돌아보니 경찰행정 3팀의 팀장, 송지웅 경위였다. 김 경사의 단단함과 날카로움을 허물고 되려 여유를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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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오랜만이다, 김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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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송 경위님,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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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앉아, 커피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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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커피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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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럼요. 저 송 경위님이 타주는 커피 좋아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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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커피가 뭐, 거기서 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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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자, 얼른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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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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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강력 1팀 일은 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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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너 거기서도 이상한 생고집 부리는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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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에이... 저 거기서는 안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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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강력 1팀 일은 그런 거 할 시간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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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뉴스 뜬 거 보니 그럴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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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근데 여기는 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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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아, 사건 수사중인데 증거품을 과학 수사에 맡겼더니 1주일은 걸린다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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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 기간은 각자 시간 보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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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사건 더 파헤쳐도 되고, 자기 팀 일 도와줘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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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너는 우리팀 일 도와주러 온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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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건 아니고... 여기가 보고싶고 그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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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답지않은 어리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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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감동이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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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마침 한가할 때야. 좀 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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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아까 이 순경이 들고 가던 서류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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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알잖아, 우리팀 일 몰아서 처리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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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3일치야. 바쁜 건 다 끝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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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경은 하던대로 서류 돌리러 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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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이제 한 이틀 동안은 우리도 한숨 돌릴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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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다행이네요. 한참 일 많을 땐데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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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장난 아니었지... 우리 못지않게 1, 2팀도 바쁠텐데 걱정 되네."

그때 타이밍 맞게 한껏 가벼운 표정으로 서류 뭉치 없이 사무실에 들어온 이 순경. 활짝 웃으면서 둘이 먼저 앉아있던 회의용 탁상 의자에 앉는다. 그 모습이 아무 걱정 없이 그저 팀을 사랑했던 시절의 하 순경 같아서 김 경사는 입술을 꽉 말아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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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김 경사님, 그래서 왜 오셨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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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증거품 과학 수사 맡겼는데 결과 나올 동안 자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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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오~ 팀장 김 경감님이죠? 은근 널널하게 사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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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어유, 널널하게 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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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강력 1팀 처음 생기고 거기 팀장 한 달에 세 번은 응급실 실려간다고 소문 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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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헐,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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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성격이 그때보단 많이 유해지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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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경찰행정 2팀 덕도 있는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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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거기서도 팀장직이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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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네. 근데... 아무래도 여기보다는 부담이 덜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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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잘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오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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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그래. 강력 1팀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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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경찰 되자마자 마주해야 했던 일들이 어린 나이에 너무 잔혹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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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독기로 뭉치기도 했으니까 자신을 돌볼 힘은 없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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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다른 팀에 가고나서 여러가지로 많이 배운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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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물론 너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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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아직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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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팀 해체됐던 게 아직도 용납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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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걸 되려 다행이라고 품어주는 순간이 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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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경찰행정팀에서는 다치는 순간이 드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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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매일 다치고, 의식 잃는 일상의 연속이었어도 우리만의 방법이 좋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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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이제와서 어떤 게 더 나았는지 저울질 하고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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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저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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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사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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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그때만큼의 시너지는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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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다른 곳에서 배운 게 언젠가 그때보다 더 나은 팀을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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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아직 혼란스럽겠지만 경사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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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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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웅 [32]

"그래, 김 경사. 너무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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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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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고마워, 이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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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널 보니까... 우리팀 막내가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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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우리가 진정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존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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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걸 위해서라도 나 다시 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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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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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역시 김 경사님!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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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저는 경사님 믿고 있을 테니까, 경사님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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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그게 김 경사님 자신이든, 팀원들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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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지금보단 덜 외로울 거예요. 팀이란 건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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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그래. 그런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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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1]

"고마워. 생각이 많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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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저녁이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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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오 좋아요! 팀장님이 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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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그럼 전 소고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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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먹자~ 김 경사 삼겹살 좋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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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28]

"아아, 경위님! 진짜 치사하게..."

그래, 우리도 팀으로서 견고했고 서로에게 의지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의 우리는 왜 이렇게 멀리 와있을까. 영원히 풀리지 않을 의문들만 가득 품은 김 경사가 투닥거리는 송 경위와 이 순경을 보며 마음속으로 옛 강력 1팀을 그렸다.

우리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거겠지, 그런 거겠지. 스스로 의미 없는 안심만 시키며 복잡해진 마음을 꾹 눌렀다.

또 다른 곳, 전 순경이 온 곳은 묘지였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며 감정이 제일 많이 터진 팀원은 당연히 전 순경이었다. 그 이유는 이 묘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큰 꽃다발과 캐릭터 과자를 든 전 순경이 멈춰선 한 묘지 앞.

'출생, 1997년 12월 5일. 사망, 2000년 10월 25일.'

출생년도와 사망년도가 가까운 사람의 묘지였다. 고작 4살밖에 안된 어린아이의 것. 살아있었다면 7살이었을 아이의 묘지 앞에 앉은 전 순경은 들고 온 꽃다발을 묘지 앞에 두고 과자는 포장지를 까서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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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8]

"안녕, 지훈아."

애처롭게 중얼거리는 말마디에 담긴 이름, 지훈이. 이 아이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꽤나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순경이 24살 시절, 반 년 정도 사귄 3살 연상 여자친구가 어느 날 충격적인 고백을 해왔다. 자신이 숨긴 애가 하나 있다고 말이다. 그 여자친구와 전남친 사이에서 생긴 아인데, 자기가 임신하자 잠수 이별을 해 자신이 키우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전 순경은 기꺼이 자신이 품어주겠다는 어려운 선택을 그 어린 나이에 했고, '배지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아이는 다행이도 전 순경을 참 잘 따랐었다.

경찰 제복을 입은 전 순경의 어깨에 올라타면 전 순경이 목마를 태워주는 게 일상이었고, 한참 큰 경찰 모자를 그 아이의 머리 위에 씌워주고 귀엽다며 웃는 순간이 낙이었다.

그러다 경찰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납치극이 벌어졌고 그걸 진압하러 간 전 순경의 눈이 뒤집힌 순간은 의식이 없는 지훈이를 껴안고 인질로 잡혀있는 여자친구를 봤을 때였다.

전 순경은 그 길로 납치극 범인에게 망설임 없이 테이저건을 쐈고 그 충격에 칼로 살짝 베여 얼굴에 상처가 난 여자친구를 본 순간에는 이미 나동그라진 범인을 쥐잡듯이 패서 팀원들이 말리기까지 한 사건이 있었다.

전 순경의 분노에도 하늘은 참 무심했다. 골든타임이 지체돼 칼에 찔렸던 지훈이는 명을 달리했고 그 일이 있고 난 후, 전 순경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제 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못 가 여자친구와는 이별을 했고, 그 여자친구는 헤어지지만 않으면 안되겠냐고 울면서 전 순경을 붙잡았지만 전 순경은 단호하게 끊어냈다. 그제서야 여자친구는 더 이상 매달리지 않았고, 여자친구가 병원을 퇴원한 후에는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던 과거는 이 묘지에 오기만 하면 생각나는 것도 사실이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여자친구를 마주칠까봐 한동안 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수사했던 연후와 지후가 많이 겹쳐보여 오게 된 전 순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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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아, 형이 많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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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놈을 때릴 게 아니라... 얼른 병원에 갔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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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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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번 사건 진짜 열심히 수사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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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 또래 친구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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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도 형 응원해주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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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지훈이가 좋아하는 거 더 많이 사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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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형 갈게."

친아들만큼이나 아꼈던 존재의 죽음을 견뎠다기보단 마음에 묻고 꾸역꾸역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다. 여기서 무너지면 훗날 지훈이 얼굴을 볼 자신이 없을 거 같아서.

울지도 않고 짧은 인사를 무사히 마친 전 순경은 묘지를 천천히 빠져나갔다. 지훈이를 봐서라도, 잊으면 나아질까 싶어 실신할 때까지 제 몸을 혹사시켰던 그때를 상기 시켜서라도, 전 순경은 이번 사건을 무사히 끝내는 게 목표였다.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을 꽤 오래 했네요 🥹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지치지 말고 파이팅 하시고! 모두들 6월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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