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꼬여버렸다

첫눈이 내리곤 사그라들은지 몇일뒤였다.

첫눈을 본지 며칠.

그러나 윤지는 아직도 새하얀 눈이 금세라도.

정말 금세라도 내릴 것만 같았다.

날씨는 그득하게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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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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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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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나 잠깐 나갔다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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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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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오늘 소집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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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엉."

태형은 손을 책상으로 뻗어 위스키를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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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갔다와."

태형은 작은 잔에 얼음 두어개를 넣고는 기분 좋게 짤랑-거렸다.

윤지가 이윽고 나가고야 태형이 입술을 살며시 깨물었다.

위스키를 잔에 따르더니 입을 살짝 축이고는 기분이 좋은 듯 머리를 살짝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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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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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태형은 실실 웃어대며 석진에게 손짓해대었다.

새끼 술처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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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술 안 먹기로 했잖아. 약속한 거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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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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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너 취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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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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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직 아침이야. 왜 갑자기 아침부터 위스키를 먹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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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오늘 고백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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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지금이라도 안 마셔두면 심장이 터질지도 몰라."

태형은 가슴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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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기."

심장 쪽인 왼쪽에 가까운 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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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기가, 막 터질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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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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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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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니까 술을 작작 마셔야지. 누가 고백할 때 술 냄새나면 누가 진지하게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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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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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이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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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석진은 태형이 들고 있던 위스키를 앗아 단 숨에 마셔버렸다.

석진의 옅은 숨에 진한 알코올 냄새가 배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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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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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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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임시 방편은 언제나 무너지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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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저 왔습니다."

"오셨네요?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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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주인님이 제게 무슨 일로."

"간단해요. 주인님께선 그저 윤지양이 태형을 잘 보살피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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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보시다시피 그건 전혀 문제가 안되는것 같은데요."

"그게 다가 아닙니다."

"태형 도련님이 곧 결혼을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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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네?"

"말 그대로예요. 주인님께선 도련님이 '최율'양과 결혼하시기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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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아가씨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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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그게 뭐가 문제가 된다는 거죠?"

"당분간 도련님께서 한눈팔지 않게, 지켜봐달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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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그렇군요."

윤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사람 참 이기적이다.

이 세상 다 가진 사람들은 이미 다 짝이 이루어져 있으니 당연히 빈익빈, 부익부일 수 밖에.

윤지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좋지 않아.

정말 좋지 않아.

그러나 윤지는 고개를 끄떡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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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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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

살짝 놀란 듯 커진 눈에 억지로 웃어보이는 듯 파르르 떨리는 입술.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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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 누나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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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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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무슨 얘기하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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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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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 말해도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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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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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에? 그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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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지

"할 말 있어?"

태형은 입술을 꾹 지그시 누르더니 이윽고 입을 떼었다.

"누나 이런 날씨에 고백하면 어떻게 돼요?"

...?

윤지는 잠시 당황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지금 상사한테는 결혼 소식을 듣고 왔는데, 지금 고백은 뭐지.

머리가 띵할 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