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의 집착
#07. 눈 앞에서 사라져


석진 선배와 만남을 가지고 하루 뒤,

태형이랑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신여주
"뭐야, 먼저 와 있었네?"


김태형
"(싱긋) 먼저 있는 게 좋아서."


김태형
"네가 날 기다리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신여주
"....이야, 그 멘트 뭐야."

신여주
"진짜 배려남 김태형."


김태형
"(웃음) 왜, 설렜어?"

신여주
"아니. 그건 아니고."


김태형
"철벽이네. 그래서... 어디 가고 싶은 곳은 있어?"

신여주
"음... 딱히 생각을 안 해봤는데."


김태형
"그래? 그러면.. 일단 좀 걸을까?"


김태형
"날씨도 좋으니까."

신여주
"응. 좋아."

신여주
"오늘 날씨.. 너무 좋은 것 같아."


김태형
"...갑작스럽긴 하지만 사진 찍어줄까?"


김태형
"너 사진 찍는 거 좋아하잖아."

신여주
"어?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신여주
"너는 사람 관찰을 진짜 많이 하는구나."

신여주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것까지 알고.."


김태형
"(웃음) 알아두면 좋지."


김태형
"자, 여기 봐. 내가 완전 예쁘게 찍어줄게."

나는 김태형이 든 휴대폰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오늘따라 자주 걷던 이 거리가 유독 예뻐서,

잘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신여주
"어디! 우리 포토그래퍼 태형씨의 사진 실력 좀 볼까~"

휴대폰 갤러리를 통해 본 나의 사진.

엄청.. 잘 나왔다.

내가 아닌 것 같달까..


김태형
"...어때?"


김태형
"괜찮아?"

신여주
"이야.. 김태형, 너는 못하는 게 뭐야?"

신여주
"사진도 진짜 잘 찍고.. 완전 사기캐구나."


김태형
"사기캐? (웃음)"


김태형
"사기캐면.. 좋은 거지?"

신여주
"어? 당연한 걸 왜 물어."

신여주
"당연히 좋은 건데!"


김태형
"...(중얼) 그러면 너는.."


김태형
"내가 좋은 걸까.."

신여주
"음? 뭐라고?"

신여주
"차 소리 때문에 잘 못 들었어. 다시 말해줄래?"


김태형
"아, 아니야. 오늘 너 정말 예쁘다고."


김태형
"구름보다 더 예쁜 것 같아."

......???

신여주
"그 멜로멘트 대체 어디서 배운 거냐고.."


김태형
"(웃음)"


김태형
"왜. 진짜야."

신여주
"으.. 그 멜로눈깔도 좀 치워줄래?"

신여주
"왜 그리 그윽하게 바라보는 거야?"


김태형
"음..."


김태형
"네가 좋아서?"

신여주
".....????"

신여주
".....??????????"

신여주
"내가... 좋다고...?"


김태형
"어. 네가 좋아서."


김태형
"친구...로."

아...

친구로.....

신여주
"그럼 나도 네가 좋아."

신여주
"(웃음) 친구로."


김태형
"......"


김태형
"(웃음) 고마워. 나 좋아해줘서."

신여주
"너도 나 좋아하는데 나도 당연히 좋아해야지."


김태형
"음... 그래..?"


김태형
"그럼... (중얼) 이성으로는.."

신여주
"어! 태형아! 저기 봐봐."

신여주
"저기서 방금 뭔가가 반짝였는데."


김태형
"어? 반짝였다고?"

신여주
"저기 한 번 가볼래? 진짜로 뭔가 반짝였다니까."


김태형
"....저기가 어딘 줄 알고..."


김태형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신여주
"괜찮아. 나 궁금해서 그래."


김태형
"....그래?"

반짝이는 곳으로 다가가보니,

내가 봤던 그 반짝이는 것은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에는 박지민이 있었다.

신여주
"...(싸늘) 뭐냐?"


박지민
"안녕. 여주야."

신여주
"....너.. 일부러 그런 거야?"


박지민
"뭐가?"

신여주
"너 내가 반짝이는 거 좋아하는 거 이용해서.."

신여주
"이쪽으로 나 유인한 거지? 그렇지?"


박지민
"....정답."


김태형
"야, 박지민."


김태형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박지민
"너는 가만히 좀 있어줄래?"


박지민
"너랑 말하기 싫으니까. 제발 좀."

신여주
"전에 카페에서 내 말 듣고 상처받아서 간 거 아니었냐?"


박지민
"...아, 그거?"


박지민
"그래. 상처 받았지."


박지민
"하지만 나는 원래대로 돌려놔야 해."


박지민
"그래야..."

신여주
"야."

신여주
"내가 너한테 정말로 할 말이 있는데,"

신여주
"그냥 좀... 내 눈 앞에서 사라져주면 안 되겠니?"

신여주
"지겹다. 지겨워. 네가 이렇게 붙잡는 것도."

신여주
"나 붙잡을 시간에 다른 좋은 여자나 찾아."

신여주
"그런 거.. 너 전문이잖아. 여자 홀리고 다니는 거."

신여주
"여우같은 놈."


박지민
".....뭐?"


김태형
"푸흡, 여우같은 놈이래."


김태형
"(싸늘) 박지민. 여우같은 놈까지 나왔다. 어떻게 생각해?"


김태형
"가야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야겠지?"


박지민
"(한숨) 하.."


박지민
"그래. 그럼 내가 사라져줄게. 네가 원하는대로."


박지민
"대신.. 너는 내가 그리워지게 될 거야."


박지민
"나는 그렇게 확신하니까."


박지민
"잘 살아라, 신여주."

박지민은 이제는 정말 나를 보지 않을 것처럼,

날 살짝 노려보고는 가던 길을 갔다.

내가 그런다고 마음이 변할 것 같아?

...나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