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34화


???
어..?

???
강여주.....?

누군가가 뒤에서 나의 이름을 불렀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강여주
...!

뒤를 돌아보니 기분이 나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다은
너가 왜 여기에..

잊고 있었는데,

왜 다시 나타난 거야.

나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었다.


윤정한
...

정한이는 나와 정다은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윤정한
.. 갈까?


강여주
기다려봐.

내가 정한이에게 속삭였다.


정다은
옆에는.. 윤정한이네?

나는 정다은을 노려보았다.


강여주
그러는 너 옆에는 누구야?

정다은 옆에는 처음 보는 남자애가 있었다.

전학 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여왕 놀이를 하고 있구나 - 싶었다.


강여주
전에는 원우 좋다고 난리 치더니,


강여주
벌써 갈아탄 거야?

나는 무슨 용기로 정다은을 도발했다.


정다은
.. 뭐?

정다은의 옆에 있던 남자애가 의아한 표정으로 정다은을 쳐다보았디.


강여주
남의 짝남 가로채려고 협박하던 게 누구더라?

내가 피식 웃었다.


정다은
...


정다은
그게 무슨.....!

정다은이 내게 한 발짝 다가왔다.


강여주
뭐 더 할 말이 있나?


강여주
기분 좋게 사진 찍으러 왔다가 다 망쳤네.

나는 정다은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네컷사진 가게에서 나왔다.


정다은
... 야, 강여은!!

뒤에서 정다은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정다은은 여전히 나를 ‘강여은’으로 불렀다.

결국 전학을 가서도 반성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한이가 가게에서 나온 나를 허겁지겁 따라왔다.


윤정한
누나..!


강여주
응?


윤정한
뭐예요.. 그 패기..?

난생 처음 보는 나의 모습에 당황한 것 같았다.


강여주
... 모르겠어

그 순간, 긴장이 탁 풀리며 다리에 힘이 빠졌다.


윤정한
어어, 누나..!

휘청거렸다.

넘어질 뻔한 것을 정한이가 잡아주었다.


윤정한
조심해요..!


강여주
아.. 미안..

괜히 기싸움에 힘을 쓰니 에너지가 바닥 난 것 같았다.


윤정한
그나저나 정다은 쟤는 바뀐 게 없네요


강여주
그러게..


윤정한
전학 가서도 여왕 놀이라니..


윤정한
유치하다..

정한이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정다은이 있던 가게를 쳐다보았다.

가게에서는 여전히 정다은이 벙찐 상태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윤정한
.. 다른 데로 가서 찍을까요?


강여주
그러자

우리가 장소를 옮기니 왠지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당장은 정다은을 피하는 것이 급했다.


윤정한
여기 어때요?


강여주
깔끔하고 좋은데?

나는 다시 흥얼거리며 머리띠를 착용해보았다.


윤정한
.. 머리띠 귀엽다.

정한이 중얼거렸다.


강여주
응? 뭐라고?


윤정한
.. 아니에요..!


윤정한
같이 머리띠 쓰고 찍을까요?


강여주
응, 좋아!

내가 활짝 웃었다.

방금 나의 적을 만났다기엔 상당히 빠른 감정 회복이었다.

나와 정한이는 각자 마음에 드는 머리띠를 들고 촬영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사진 촬영은 처음이라 너무나도 어색했다.


윤정한
브이부터 할까요?

그런 나를 정한이가 잘 리드해주었다.

나는 정한이가 취하는 포즈를 전부 따라했다.


윤정한
좀 더 자연스럽게 웃어봐요!


강여주
어.. 어.. 응..!

그렇지만 어색한 것은 여전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행복했다.

.

..

...


윤정한
생각보다 잘 나왔는데요?

정한이는 출력된 네컷 사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강여주
.. 응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네컷사진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윤정한
어때요, 재밌죠?


강여주
응, 완전.

내가 정한이를 보며 싱긋 웃었다.

정한이의 귀가 금세 빨개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강여주
이제 뭐해?

나는 들뜬 상태로 물어보았다.


윤정한
음-, 글쎄요


윤정한
뭐할까요?

정한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강여주
엇,

내 눈에 타로집이 확 들어왔다.


강여주
우리 타로 볼래?


윤정한
타로 좋죠


윤정한
그래도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강여주
응, 너무 재밌어

나는 종종걸음으로 타로집으로 향했다.


강여주
..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