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고양이랍니다

벚꽃에 사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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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성운이시점) 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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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 아주 깊게도 기절하셨네..

공허한 방에서 쳐다보는 윗 천장.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걸까?

곧 사라질거?

주인이 다쳤던 순간이 머리 속을 흐릿하게 지나쳤다.

분명, 그 때 밧줄용 가위에 손을 스쳤으니까..

가현

아... 씁...

손등에 깊게 파인 상처.

피는 계속 흐르고.

저 상태로는 과다출혈인데..

왜? 자기가 다친 거 치료 할 생각부터 해야지.

왜 날 먼저 힘들지 않게 도와준거야..

날 도와줘봤자, 어짜피 지키지 못해서..

지키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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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 하..

계속해서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고 힘들게 하는 그 날의 기억들, 무거운 생각들.

그냥 내 머릿속은 그 생각과 기억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찌 할 바를 몰라서.

무거웠던 기억들과 생각을 뒤로하고 손등을 치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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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이제 해 줄 수 있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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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이런 것 밖에 없구나..

흘러나오려던 눈물을 애써 참아보려고 했지만.

이렇게 나 때문에 아픈 널 보고있으면, 내가 눈물이 나지 않을 수가 없잖아.

손등에 난 상처는 어떻고..

계속해서 붕대를 젖게하는 피.

지혈할려고 애 좀 먹었지만 금방 지혈 됬으니 괜찮아졌다.

조금이라도 조급한 마음을 지체 해 보려고 창문을 바라봤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시들어가는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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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저 벚꽃나무도 나처럼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나보네.

마치 나처럼...

눈물이 흐른다.

아파오는 심장.

이제 준비를 해야하는건가?

어떻게 하지.

마지막까지 해 준게 붕대 감아주고 치료 해 준거..

미련이 많이 남을 것 같은데..

시간이 갈 수록 계속 심장은 아파왔고

결국 집 밖으로 나왔다.

(이제 원래대로 제 시점..^^)

가현

..여기가 어디야..

02:25 PM

시간은 2시 25분...

가현

..내 방이구나..

옆을 둘러보았다.

평소라면 내 옆에 있을 성운이가 없다.

가현

..또 어디간거야..

손에 묶여있었던 붕대 빼곤 알 수 없었다.

그 다친 손으로 꼬물대면서 붕대를 감아준게 보여서..

붕대가 흐트러짐있게 묶여있어서..

방 문은 열려있는걸 보면 집 밖으로 나간게 확실하다.

대충 겉 옷을 어깨에 걸치고 집 밖으로 나간 나는.

집 앞 가로등 옆에 앉아 있는 성운이를 볼 수 있었다.

고통스럽다는 듯, 심장이 위치한 쪽의 셔츠 부분을 잡으며 무릎꿇고 앉아있었다.

그리고 가로등 앞에 마주보고 자라있는 우리 집 앞의 벚꽃 나무는

곧 시들 듯 한 자태로 남아있다.

성운이를 보자마자 달려갔다.

왜 아픈지 나도 몰라. 모르는데...

눈에서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어쩌면...

성운이가 아프다는거잖아..

가현

..아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성운이를 안아주었다.

애써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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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괜...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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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심장이 죽을 듯이 아픈거 빼고..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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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괜...괜찮... 으....윽...

가현

왜.. 어디가 아픈데.. 병원 가자.. 응...?

쉴 틈 없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곤 성운이가 등을 토닥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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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괜찮아.. 다 괜찮ㅇ..아...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눈물만 흘러서.

눈물만 흐르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는 점점 투명해져 가는 성운이.

벚꽃도 그와 동시에 조금씩 시들어 갈 뿐이다.

가현

..왜.. 왜... 나 빼고 어디가는데...

가현

왜 투명 해 지는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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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그냥.. 널 지키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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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그런거야.. 괜찮아...

가현

대체 뭐가 괜찮은건지 단 하나도 모르겠어...

가현

그냥.. 손등 하나 다쳤을 뿐 인데...

가현

뭐가... 뭐가 지키지 못했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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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원래.. 벌이 좀 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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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상처가 나서 한번 피가 흐르면.. 지키지 못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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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우리 세계에 신님이.. 좀... 엄하거...든...

이야기 해 줄 수록 계속 투명 해 져가는 성운이.

이대로 더 있고싶은데.

왜.. 왜....

난 괜찮은데..

가현

난 다 괜찮아.. 근데 왜....

가현

근데 왜.... 대체 왜....

그리곤 발 끝에서부터 가루처럼 흩어져만 갔다.

가현

..사라지지 마...

가현

나.. 나 너 사라지는거 싫은데...

가현

이대로.. 이대로 더 있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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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다 괜찮아.. 그냥 다시 원래대로 삶이 돌아가는 것 뿐이야..

말 할 수록 성운이는 점점 더 가루처럼 흩어져만 갔다.

가현

말.. 말 하지마.. 더 힘들어지잖아.. 응...?

가현

내가 고의적으로.. 상처 낸 것도 아니고.. 다치는걸 좋아해서 다친것도 아닌데..!!

가현

왜 사라지는걸.. 네가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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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가루처럼 흩어 질 부분이 얼마 남지 않자, 성운이가 꺼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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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 가루처럼 흩어지기 전에.. 너한테 주고싶은게 있어..

머리에 벚꽃 몇 송이를 꽃아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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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벚꽃은 ' 가장 아름다운 순간 '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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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아마도 우리가.. 같이 있었던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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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운

이 벚꽃의 의미처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니었을까?

성운이가 마지막까지 웃어보이면서 마지막 말을 꺼낸 뒤론

다 가루처럼 흩어져서.

잔상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벚꽃잎도 다 시들어 버렸다.

가현

그러고 보니까, 저 벚꽃나무...

가현

성운이 널 처음 만났을 때 처음 심어달라고 한 나무였는데...

가현

지금 보니까 다 시들어 있네. 그렇지?

가현

다시 언제 필까...?

가현

넌 내 기억 속에 또 조용히 찾아오겠지...?

가현

저 벚꽃은 언제 다시 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