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00. 정해진 결말


난 대한민국에 살고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아주 평범한 회사에서 평범하게 생긴 외모와 체형으로 평범하게 출퇴근하는 그거 그런 대한민국에 미미한 직장인

어느 빙의 소설처럼 이 소설 속에 들어오게 되었고 어느덧 내 역할이 끝날 시기가 찾아왔다.


박지은
..........


문별이
황후폐하.......


박지은
이젠 더이상 황후가 아니니 그리 부르지 마


문별이
.....예

결국 원작과 같은 결말을 맞이하였다. 어떤 식이던지 어떤 방법이라던지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원작과 방법, 그리고 시기만 달라졌을 뿐 내 엔딩은 바뀌지 않았다.

그저 비중 하나없는 미미한 후작가문의 영애로 소설 초반에 잠깐 나오는 조연 오브 조연이다.

물론 이 세계에서 내 지위는 제 1황자비로 낮은 신분은 아니다. 그러나 소설에 이름 한자락 나오지 않는 조연이니 소설 속 내 지위는 지나가던 개와 비슷할 것이다.

'자신의 친동생이 죽은 지민이는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동현이는 고사리 손으로 지민이를 다독여주었다'이게 다였다.

즉 내 죽음은 지민이가 이 소설의 남주인 동현이에게 충성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난 오늘 죽음의 앞에 서있었다


문별이
황제께서...... 아가씨를 죽이실까요?


박지은
글쎄....... 그건 나야 모르지


문별이
그래도..... 두분은......


박지은
부부였다고?

내 기사인 별이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은
내 옆에 있었던 너도 아주 잘 알잖아. 우리 부부사이가 얼마나 최악이었는지


박지은
사교계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는걸?


박지은
'총애를 받지 못한 황후'

원작을 비틀어 내 남편이었던 1황자 김석진을 황좌에 올리는데에 성공했다. 방법은 아주 단순했다. 2황자의 혼길을 막아버린것

황태자 선발전에는 무조건 황자비가 있어야했고 스스로 대공이 된 그의 예전 행보를 발목잡아 손쉽게 나는 황태자비에서 황후가 되었다.


박지은
'물론...... 황후가 된지 1년도 되지 않아서 이혼을 당했지만'

그리고 지금은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제 내가 황후가 아니니 황자비 시설 그를 황좌로 올리기 위해 했던 더러운 수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지은
.......의회 그 ㅅㄲ들이 한 짓이겠지

뻔하다. 자신들의 횡령과 죄를 감추기 위해 모두 내게 뒤집어 씌울 수가 너무 뻔해서 헛웃음만 나왔다. 그 자리에 앉게 해준게 누군데


문별이
의회....라고 생각하세요?


박지은
누군가 의회 놈들에게 내 행보를 찌른거겠지

나는 이를 부드득 갈았다. 원작대로라면 중앙에서 쫓겨나와 영지나 관리했을 ㅅㄲ들이 누구덕분에 중앙 진출을 했는데......

억울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문별이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을겁니다


문별이
양심이 있다면 아가씨를 벌하지 않겠죠


문별이
그 자리를 누구 덕분에 올라갔는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냈다. 더이상....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지겹고 힘들었으니깐


박지은
위로 고마워

똑똑-

그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별이
아가씨.... 들여보내지 않는 편이.....


박지은
.......들어와

불길한 예감을 눈치챈 별이가 나를 말렸지만 문 너머 내 시종의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들어보냈다.


문별이
아가씨.....


박지은
수진이잖아...응?

방으로 들어온 수진이는 눈물을 쏟으며 내게 기분나쁜 갈색빛이 도는 액체를 건냈다


박지은
사약......이구나


이수진
흡...흐흑...... 흐어어엉

수진이는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별이는 수진이의 손에 있는 사약을 던지려고 했다


박지은
별이야

내가 이름을 부르자 그 행동을 멈췄지만..... 사약을 죽일듯 노려보았다


박지은
.........대공께서 찾아오신다고 했는데


박지은
대공을 뵙지 못하겠구나.......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고 태형이가 들어왔다


김태형
폐하.......


박지은
대공. 이제 전 황후도 뭐도 아닙니다. 그저 후작가문 여식일뿐. 그러니 높임표현을 쓰지 말아주십시오


김태형
...........영애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박지은
그래주시면 감사하지요


김태형
저에게..... 감사할 필요없습니다


박지은
예, 죄송할 뿐이지요


김태형
부디 죄송해하지 마십시오...... 미워집니다...... 제 가슴이

그는 내 손을 잡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김태형
방금 저택에 들어 오면서 들었습니다. 사약을 받으셨다니요?


박지은
.........


박지은
........물러가보거라

나는 수진이와 별이에게 말을 했다. 수진이는 울먹이며 방을 나섰고 별이는 머뭇거리다가 내게 기사의 맹세를 하고 방을 따라 나섰다


박지은
.....똑똑한 아이지요?


김태형
제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였으면 합니다


박지은
뭐........ 이게 내 결말이기도 하고


박지은
저 두 아이에게 내 끝을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홀로 조용히 가기를 바랍니다.


김태형
사약을....드실겁니까?


박지은
사약을 먹지 않고도 많은 방법들이 있죠


김태형
........마지막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박지은
아니요.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김태형
부탁.....입니다.......


박지은
...........


박지은
그런 얼굴로 부탁을 하면..... 들어줄 수 밖에 없잖아요......

나는 손을 뻗어 그의 찡그린 눈썹을 펴주었다


김태형
들어주시는겁니까?


박지은
저의 청을 들어주신다면요


김태형
뭐든 들어드리겠습니다


박지은
수진이..... 그 아이 일처리를 깔끔하게 잘해요. 신뢰를 할 수 있는 아이이니....... 그 아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지은
제가 가면...... 아무곳도 못갈게 분명하니깐요


박지은
별이...... 우리 별이도 잘 챙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내 옆에만 두기 아까운 인재였는데...... 마침 잘 된듯합니다


김태형
반란을...... 일으키길 원하시는 겁니까?


박지은
빼앗긴..... 저때문에 빼앗긴 황위를 되찾으십니오


김태형
저와......

태형이는 내 손을 마주잡고 내 눈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을 내뱉었다


김태형
제발 저와 함께 반란을 일으켜주십시오.......


박지은
저의..... 운명은 여기까지 인듯합니다


박지은
사형선고가 내려진 저를 대리고 가신다면..... 리스크가 매우 클것입니다


김태형
........


박지은
마지막 부탁 하나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태형
예, 말하시지요


박지은
절 당신의 손에 죽여주세요


김태형
싫습니다


박지은
마지막 부탁인데도요?


김태형
네, 마지막 부탁이 그거여서 싫습니다


김태형
저와....... 저와 혼인을 해주십시오


박지은
장난하십니까?


박지은
전 폐후입니다! 곧 전 죽을 목숨이고요


김태형
........마지막 부탁 들어드리겠습니다


김태형
최대한 고통없이 끝내드리도록 하죠


박지은
하지만.......


김태형
누가 반란을 일으킬 대공과 결혼을 하겠습니까?


박지은
.........


박지은
그건 그렇네요


김태형
간단하게 서류만 작성하도록해요


박지은
좋네요....... 간단하게

식은 정말 간략하게 끝냈다. 1시간 이내로 서류만 작성하고 법적으로 부부가 되었다


김태형
최대한 고통없이...... 끝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박지은
고마워요

그는 작은 칼을 빼어들었다


박지은
그 칼..... 대공께서 아끼시는 칼 아니셨습니까?


김태형
걱정.....마십시오

태형이는 나를 향해 밝게 웃어주며 말했다


김태형
걱정되십니까?


박지은
예..... 저를 위해 그 정도까지..... 해주실 필요는 없으시지 않습니까?


김태형
당신이 가는 그 길에 같이 묻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박지은
......ㅎ 정말


김태형
제가.......원하는 방법을 써도 상관없습니까?


박지은
네 뭐든지요

내 말이 끝나자 마자 태형이는 손톱으로 자신의 입술에 상처를 냈고 피가 송골송골 맺히다가 흐르기 시작했다


김태형
사랑해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내게 입을 마추었고 그의 입술에서 난 피가 내 입에 들어왔다


박지은
읍!

그가 천천히 입을 때자 입에서 피가 왈칵 쏟아지기 시작했다

독을 마셨을때 나는 증상이었다. 어느 순간에 저 독을 입에 머금었는지.... 그도 독에 중독되지는 않을지 의문이었다

잠시후 혼란스러워질만큼 아파오기 시작했다. 온몸에 혈관이 터지는 기분과 몸속에 피가 나오는 말 못할 고통에 정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박지은
어흑, 억, 흐흑

고통에 몸부림치는 나를 그는 꽉 안아주었다

괜찮다고 나를 꽉 안으며 그는 흐느꼈다. 내게 당한것이 한 둘이 아닌데..... 왜 내게 잘해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를 향한 그의 감정도 이해가 가지 않았고


박지은
다음생엔.....그대를......위해


박지은
살아보고 싶습니다........

내 감정 또한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애써 그를 향한 미안한 감정이라고 그냥 그런 감정에서 나온 생각과 말, 행동이라고 되새겼지만 그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난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감정의 정의를 내릴 수 없었다. 내 몸에 힘이 전부 빠지고 고통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내 숨은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피가 천천히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내 차가운 마지막 숨과 함께 툭 떨어졌다.


김태형
지은아.....?




태형이는 한참동안 지은이의 시신을 부여잡고 울고 또 울었다. 태중혼담이 오가는 사이여서 나오는 애틋함이 아니였다.

그 태중혼담은 그의 손으로 막을 내렸기에 전 약혼자로써, 태중혼담이 오간 사이로써 나오는 감정이 아니였다.

귀찮기만 하던 그 작은 아이가 커서 어엿한 여인이 되었을 때도 이러한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냥 다른 여인들과 다를바가 없는 사람. 딱 그정도였다

돌아가신 친엄마가 이어주신 인연이었지만 사교계에서 마녀로 불리는 그녀와 혼인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아이가 그녀에게 교육받게 하고 싶지 않아서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그 인연을 끊었지만

어느 순간 달라보였고 그 감정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가 그 감정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여인이었으니깐. 심지어 그 상대가 자신의 이복형이었으니 태형이의 가슴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

1년. 그녀가 이혼한지 1년이 지났고 그 시간동안 태형이는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있었다. 완벽한 곳에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피와 땀을 흘려가며 노력했지만

결말은 태형이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서류까지 작성을 했지만 그녀는 이제 이 세상사람이 아니니깐.

그 동안의 노력이 산산조각이 되어가는 기분을 느끼며 태형이는 차갑게 식어버린 지은이의 얼굴을 살며시 감싸며 말했다


김태형
많이 차갑습니다


김태형
너무..... 너무 차갑습니다.......


김태형
내가 아는 그대는...... 따스한 사람이었는데.......


김태형
다음 생에선 내가 죽지않게 지켜줄게요.....


김태형
그러니 내게 먼저 와줘요......... 제발


김태형
내가 널 지킬 수 있게 제발.......


김태형
우리...... 꼭 다시 만나자

태형이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냈지만 그의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흐리고 있었다


김태형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김태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