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줄게, 나쁘게.
Episode 164 ˚ 좋아죽겠네



_그로부터 또 많은 시간이 지났다. 세 달··· 정도?

_막달에 가까워지는 만큼, 꼬물이도 제 존재를 알리려는 듯 여주의 배는 전보다 많이 무거워진 상태.

_태형이는 매번 출근 시간지키며, 집에 와서 지키는 루틴이라곤 여주 옆에 꼭 붙어있기, 여주 대신 집안일 하기, 서우 데리러 가기... 등등.

_늦게까지 수술 일정으로 병원에 있는 날에도, 자기 컨디션은 안중에도 없고 새벽에라도 여주 상태 살피러 집에 오던 태형.

_그래서 요즘 부쩍 예민해졌기도 하고, 사람이 잠을 제대로 못 자니까 무기력해지는 중.


_그리고 지금은 태형이가 출근할 시간.


정여주
자기야-.


정여주
나 진짜 괜찮으니까, 늦게 퇴근할 때는 그냥 병원에서 자-. 응?


김태형
내가 너 두고 어떻게 그래...


정여주
괜찮대도-.


김태형
괜찮기는...


김태형
너 요즘 태동 심해졌잖아.


김태형
내가 24시간 붙어있어도 모자랄 판인데... 내가 어떻게 그래.


정여주
나보다 네가 더 걱정되니까 그렇지-.


정여주
다크써클 봐-.

_여주는 태형이 눈가 살살 어루만져 주며 서운한 듯 입술 삐죽 내민다.


김태형
나 너랑 있으면 하나도 안 피곤해.


김태형
정말이야.


정여주
치….

_그럴수록 매번 태형이는 여주 걱정 안 시키려, 최선에 최선을 다 하는 중이고.


김태형
그냥 오늘은 출근하지 말까…?


정여주
출근을 왜 안 해-ㅎ


정여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출근하세요-.


김태형
…정말? 나 진짜 출근해?

_어느새 태형이를 현관문까지 등 떠민 여주가 어서 가보라고 웃어 보인다.


김태형
나 진짜 가…?


김태형
나 못 가겠어.


정여주
가야지-ㅎ

_꼬물이 어떻게 두고 가.라며 발 동동 구른 태형이는 시간 조금만 더 끌려고 여주에게 앙탈 부린다.


정여주
쓰읍- 얼른 다녀오세요-!

_여주에게 통하진 않는다는 게 함정.


김태형
…네에


김태형
보고 싶을 것 같으니까 전화할게.


정여주
그래- 그것까지는 허용할게!ㅎ



_태형이가 집을 나선 지 대략 5초 지나가던 때.

으르렁으르렁.

_여주의 폰에서 울리는 정겨운(?) 벨소리~


정여주
…아, 진짜ㅎ


정여주
- 여보세요. 김태형 씨?


김태형
- 네에.


김태형
- 보고 싶어서 전화 했습니다-


정여주
- 아니...ㅎ


정여주
- 지금 어딘데-.


김태형
- 이제 막 차에 탔어.


김태형
- 근데 갑자기 네가 보고 싶어서.


정여주
- 아...ㅎ 이래서야 일상생활이 가능하긴 해?


김태형
- 절대 불가능이지.


김태형
- 하루 종일 정여주 생각밖에 없어, 나.


정여주
- 으응- 입에 발린 말 잘 하는 건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네.

_내심 기분은 좋으면서, 밀어내듯이 말 하고 태형이 목소리 들으며 소파에 앉는 여주.


김태형
- 여보 오늘 뭐 할 거야_


정여주
- 나 이따가 산책 좀 가려고.


정여주
- 집에 돌아와서 씻고... 낮잠 좀 자다가 서우 데리러 나가면 되지 않을까?


김태형
- 서우는 내가 퇴근하면서 데리러 갈게.


김태형
- 여보 그냥 푹- 쉬고 있어.


정여주
- 진짜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_ㅎ


김태형
- 여보는 일평생 쉬어도 돼.


김태형
- 내가 일 다 하잖아?


정여주
- 여보가 일을 다 한다고...?

_방금까지 출근 안 하려고 생떼 부리던 분 찾습니다.


김태형
- 그럼.


김태형
- 엄연한 아이 둘을 둔 가장인 걸-.


정여주
- 그 말대로 부디 실천해 주시면 감사하겠네요-ㅎ

_그때, 전화 너머로 차 시동 거는 소리가 들려왔고...


정여주
- 여보 이제 운전해야 되겠다, 나 끊을게.


김태형
- 아아아ㅏ아, 잠깐만. 왜?


정여주
- ···응?


김태형
- 운전에 방해 하-나도 안 되는데?

_누가 봐도 여주 목소리 더 듣고 싶어서 전화 끊길까 봐 불안해하는 중.

_목소리만 들어도 꽤 다급해 보인다.


정여주
- 방해 될 걸-.


정여주
- 내 목소리 듣고 싶어도 조금만 참고, 운전에 집중하세요_ㅎ


김태형
- 아아... 여보-


정여주
- 나 이제 진짜 끊는다?


김태형
- 아 진짜, 여보. 그럼 딱 1분만 더.


정여주
- 으응, 싫은데!


정여주
- 끊을게,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요- 태형이.

_쪽, 전화기에 대고 뽀뽀해 준 여주. 가차 없이 통화는 끊어버린다.



_두 눈 땡글하게 뜬 채로, 방금 끊어진 통화 화면 빤히 응시하던 태형.

_이내 세상 무해한 미소 짓더니 핸드폰 조수석에 던져버리고 헤실헤실 웃는다.



김태형
···정여주 좋아죽겠네, 진짜.



[분량 더 담아오려고 했는데, 완결 뜨면 또 날라가니까... 일단 급한대로 먼저 올릴게요. 정신 사납게 해서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