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줄게, 나쁘게.
Episode 171 ˚ 다시 둘만의 시간



서우를 데리고 나온 태형. 거실에서는 서림이의 입에 젖병을 물려준 채로 들어안고 있는 여주가 보였다.

서우와 태형이 나온 걸 보곤,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며 쉿_ 조용히 해야 한다는 신호를 주는 여주였지.


정여주
서우도 깼네-. 서우 안 졸려?

여전히 서림이를 품에 안은 채로, 서우에게 가까이 다가간 여주가 속삭이듯 말했다.


김서우
우웅... 서우 배고파.


정여주
아, 서우 배고파-?


김서우
써우 씨리얼 머글래, 아빠!


김태형
그럴까?

무언의 눈빛으로, 서우에게 시리얼을 먹여도 되겠냐는 허락을 구한 태형. 여주가 고갤 끄덕이자, 서우를 데리고 부엌 쪽으로 향했다.

홀로 거실에 남은 여주는 여전히 서림이를 챙기기 바쁘고.


정여주
아구 예뻐라-. 잘 먹네, 우리 서림이-

동글동글한 큰 눈으로 여주에게 안겨 여주를 바라보는 서림은, 세상 편안해 보이는 자세. 그런 서림이 보며 귀여워 죽는다.

어느새 젖병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면, 내려놓고 다시 서림이 둥가 둥가 해주는 여주.

서서히 눈이 감기나… 싶더니, 다시 번쩍 뜨고. 잠 들었나 확인하려 하면, 다시금 떠지는 눈에- 여주가 웃는다.


정여주
서림이 안 잘 거야-?ㅎ

여주가 하는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건지, 특유의 까르륵거리는 아기 웃음소리를 내는 서림이.

콩알만 한 주먹으로 허공을 휘젓더니 금세 얌전해져 눈을 감는다. 계속해서 여주가 등 토닥여주면, 어느새 새근새근 잠에 들고.

그런 서림이의 통통한 볼에 입맞춤까지 해준 후에,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침실을 향했다.



서림이를 침대에 눕혀주고 나온 여주는,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리얼을 야무지게도 먹고 있던 서우는 여주가 오자마자 한 스푼 건넸고.


김서우
엄마아- 엄마도 머거!


정여주
엄마 주는 거야?ㅎ

아- 여주가 입 벌리면 조심스레 먹여주는 서우. 그런 서우를 향해 맛있다는 리액션 보여주며 방긋, 웃으며 태형의 옆자리에 앉는 여주다.


김태형
공주는, 자?


정여주
응- 서림이 잠 들었어.


김태형
우리 김서우 왕자님은 언제 잘래-.


김서우
…움 나는 이거 다 먹꾸.

우유에 담긴 시리얼을 맛있게도 먹는 중인 서우. 입 주위로 하얀 수염이 생긴 걸 보고선, 태형이 웃는다.


김태형
김서우 산타 할아버지 됐대요-

그런 태형의 반응에, 맞장구도 안 쳐주고 먹기 바쁜 서우. 꽤 많이 배고팠던 모양이다.


김서우
써우 산타 할아버지 아닌뎅.


김태형
맞는데? 서우 수염 생겼어.

그제서야 옷 소매로 제 입 닦는 서우. 하얀 게 묻은 걸 보고선 앟히히... 수줍게 미소 짓는다.


정여주
아이- 서우 지지해. 옷으로 닦으면 안 돼요-

반면에, 지저분해진 옷을 본 여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물티슈로 서우 입 꼼꼼하게 닦아줬다.


김서우
앗... 알아써요~

마저 시리얼 다 건져 먹고, 마지막으로 한 사발 통째로 입에 대고 드링킹한 서우는 캬아- 감탄사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서우
잘 머것슴미당-!


김서우
써우 이제 졸리니까 자러 갈랩.

빈 그릇까지 싱크대에 넣어둔 서우는, 총총총 귀여운 걸음걸이로 서림이가 있는 방을 향했다.

그런 서우가 혹시나 저러다 넘어질까 걱정스레 지켜보며 뒤따라 가는 태형과 여주였지.



서림이가 잠든 탓에, 불을 꺼서 어두워진 방 안. 시야는 확보하기 위해 램프 불빛을 켠 여주가 서우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마에 뽀뽀 한 번 해주는 것도 잊지 않고서.


정여주
서우 좋은 꿈 꿔-


김서우
엄마두.

여주가 가까이서 속삭여 주면, 그 틈을 타 자기도 여주에게 뽀뽀해 주는 서우. 예뻐죽겠다며 머리 쓰다듬어주면 서우는 헤실헤실 웃는다.


김태형
잘 자, 서우.


김서우
아빠두.

내심 제게도 뽀뽀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 반응이 없는 서우에 태형이 당황.


김태형
나한테는?


김서우
아잇, 뭘 우리 사이에~

곧이어 이불을 제 머리까지 뒤집어쓰는 서우에, 태형은 어이없다는 듯이 픽 웃고.

그래 알았어. 잘 자 김서우~. 삐졌다는 티 팍팍 내는 태형이에, 이불 속의 서우는 킥킥거리며 웃는 중.

이제 애들 자야 된다며, 방 밖으로 태형을 이끄는 여주의 목소리가 들리면 그제서야 이불 걷어낸 서우가 외친다.



김서우
아빠 어차피 엄마한테 뽑보 왕창 받을 거면서~!(▱˘◡˘▱)




그렇게 한바탕, 짧았지만 힘 빠지는 순간이 휘몰아친 후.


김태형
그래도, 나 잠 못 잘 줄 알았는데 웬일로 애들 일찍 잘 자네.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다행이라는 듯이 미소를 머금는 태형이다.


정여주
그러니까. 서림이 금방 잠들었네-.

여주도 마찬가지로, 태형의 옆에 앉으며- 아직까지 켜진 상태로 엔딩 크레딧에 멈춰 있는 TV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정여주
아-ㅎ 아까 울었더니 그 새에 눈 부은 거 봐.

태형을 향해, 해탈한 웃음을 지은 여주. 그런 여주 바라보며 자신도 덩달아 웃더니 짧게 입맞춤해준다.


김태형
많이 울었나 보네, 자기 눈 부은 거 많이 못 봤는데.


정여주
그러니까... 아 어떡해⑉・̆・̆⑉


김태형
괜찮아, 예뻐.


정여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자기야...

서림이가 나 못 알아볼까봐 걱정이다, 진짜.ㅎ 제 두 눈을 매만지며 웅얼거리는 여주에, 고개 들어보라며 여주 눈 마주치려 고개 낮추는 태형.


정여주
뭐어- 왜.


정여주
나 놀리려고 그러는…

그러다 여주와 눈이 마주치면, 기다린 사람처럼 바로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미소 지으며 눈을 감는 여주였고.

한동안 서로의 입술이 얽힌 채로의 시간이 지났을까, 가까운 거리에서 여주에게 태형이 속삭이기를.




김태형
애들 있는 데서 참느라 힘들었다, 여보.





++ 하, 제가 지금 무슨 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