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11화 | 부디 눈물이 없기를



차여주
네가 그렇게라도 말 안 해주면

차여주
나 진짜 힘들 것 같았어···ㅎ




"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_11화


[구독자 1000명 기념 이벤트] 이번 화에 11/5 자정 전까지 댓글을 남겨주시는 구독자분들을 대상으로_ 두 분을 추첨하여 공차 10,000원권을 드립니다🥳🥳

++ 응원Hot 배너 달아주신 우리 구독자 여러분께 큰 절 올립니다...😭😭😭😭😭😭





김태형
······.

차여주
고마워···.


내가 주춤하다 너를 바라볼 때면_ 서늘하게 불어대는 바람에 흔들리는 검은 빛의 머리칼과

어딘지 모르게 공허하도록 자리 잡은 짙은 색의 눈동자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금만큼은, 내가 알던 네가 낯설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기도 잠시, 내가 가져왔던 맥주를 따서 벌컥벌컥 들이켜댔지만.

차여주
···속 버릴텐데.

차여주
뭐라도 먹었어?



김태형
······.

입가에 묻은 거품을 스윽 밀며 닦더니,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너는 나를 향해 돌아봤다.


김태형
···사람 아프게 하는 재주가 있나봐.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먼 곳을 응시하며 한 모금 더 마시는 너였고.

그런 너를 따라 조심스레 캔을 따서 몇 모금 넘겼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알코올 향기에,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져 몸을 부르르 떨었지.


차여주
오랜만이야, 이런 곳.


김태형
······.


김태형
그동안 어디서 지냈어?

차여주
미국에서_


김태형
···그 때 이후로 7년간?

차여주
그런···셈이지



차여주
너는 번호도 안 바꿨더라···.

아까 너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솔직히 연결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서 연락 했건만_ 너는 받아줬지.



김태형
기다렸으니까.


김태형
한 번쯤은 연락해 줄 거라고 믿었는데_


김태형
오늘이 되어서야 연락이 왔네


···



김태형
······누나.

긴 정적 끝의 희미한 한 마디였다.

서로 무슨 말을 할 줄 몰라, 눈치만 살피던 와중 조심스레 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어가는 너.



김태형
달라지긴 할까.


김태형
우리 사이가.

우리의 관계에 대해 확실하지 않다는 너의 한 마디에, 나도 덩달아 캔을 놓았지.

차여주
달라질 거야.


김태형
어떻게 확신하는데.

차여주
긴 시간동안 서로를 보지 않고 살아왔으니까

차여주
시간이 지나가면 서서히 괜찮아지지 않을까.


김태형
그 반대라면.

낮게 가라앉은 너의 목소리에, 너를 돌아봤다.


김태형
이렇게 한 번 봤으니까,


김태형
앞으로 더 생각날 것 같아서 그래.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떻게 우리가 서로를 아무 감정 없이 마주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긴 했다.

옛 연인인 이상, 서로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곤 원망과 미련뿐이니까.



누나는 모르겠지만, 난 알고 있었다.

아까 전부터 네 눈동자는 초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걸.


차여주
······.

별 다른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 가지.

서서히 눈이 풀려가고, 네 스스로 중심을 못 잡고 있다는 것.


김태형
누나.

차여주
응···.


김태형
···못 할 것 같아.

차여주
뭐···를?


김태형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누나를 보는 거.



김태형
누나 부탁도 못 들어주는···


김태형
그런 사람이라 미안해.



차여주
······태형아_


김태형
내가 이기적인 거 알아.


김태형
알아, 무척이나 잘 아는데




김태형
난 못 할 것 같아···.

다른 때는 잘도 참았던 울음이_ 너만 보면 쏟아진다. 기다렸다는 듯이.


차여주
·········.

차여주
나 때문에_


차여주
네가 울진 않았으면 했는데...


그 말과 동시에, 얼음장 같이 차가운 네 손가락이 내 볼을 감싸왔다.

조금씩 스칠 때마다, 너는 내 눈물을 닦아주는 듯 했다.



김태형
하아······.

넌 어떻게 가능할까.

나를 보며, 어떻게 안 아플 수가 있을까.

나만 너를 사랑했던 걸까.



·


김태형
누나 말에 알겠다고 했던···


김태형
아까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줘,


나의 한 마디에, 넌 아무 말 없이 나만을 쳐다봤다.


고요함에 가라앉은 네 눈은 나와 같은 마음을 말하는 것 같은데_

왜 너의 말은 나를 밀어낼까.

슬픔에 젖은 너의 눈동자는 나를 원하고 있는데_

왜 넌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까.


김태형
그리고,




김태형
지금은 기억하지 않았으면 해.


가까이 앉아있는 너에게 얼굴을 조심스레 가까이 했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자, 감았을 때는 너의 잔상이 또렷하게 남았고

떴을 때 보이는 너의 모습에_ 절로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적어도 이게 꿈은 아니란 뜻이니까.


그리고_

조금 더 다가가, 손가락으로 너의 고개를 들어올린 뒤 나의 입술을 너의 입술에 조심스레 포개었다.

너의 숨결은 나에게 닿았고, 그와 동시에 맺혀있던 눈물도 볼을 타고 떨어졌다.


나와 입을 맞추며, 스륵_ 눈을 감는 너였기에 나 또한 눈을 감았고

정신은 점차 아득해져 갔다.


다시 눈을 뜰 때면 내가 널 놓을 수 있기를.

이렇게라도 나의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이 입맞춤의 끝에는_

부디 눈물이 없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