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12화 | 흐린 눈동자 뒤의 진실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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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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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지금은 기억하지 않았으면 해.

"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_12화

[지난 화 이벤트 당첨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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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를 한 번 더 읽고 이번 화를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상하리만치 몸이 붕 뜨는 듯, 가벼워졌다 무거워지기를 반복했고_

내 눈 앞에 있던 암흑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차여주

하아···.하······.

암흑이 사라지면, 낯선 듯 익숙한 천장이 날 반겼다.

그리고 내 눈길을 끄는,

08:00 AM

짧은 바늘과 긴 바늘이 8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

차여주

······하아···.

비로소 조금을 더 둘러보고 난 후에야

차여주

······방이구나.

어제 체크인했던 방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니,

그나저나 중요한 건 끊긴 기억이지.

태형이와 술을 마셨고···

마셨는데···. 맞아, 분명 한 캔씩 마셨고···

그다음의 기억이 없는 게 문제야.

차여주

······제 발로 기어들어왔나.

제발 태형이 앞에서 못 볼 꼴 보인 건 아니기를.

차여주

······아아...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엌으로 왔고,

냉장고에 몇 개 구비되어있는 생수를 하나 집어 목구멍에 물을 털어넣듯 마셨다.

차여주

···푸우···.

차여주

······어제 대체 무슨 이야기를...

차여주

했었지, 내가···?

체내에 수분충전을 해준 후에야 돌아오는 정신에, 힘없이 의자에 몸을 앉히며_

어제의 일을 생각해내려 애썼지만_ 별 도움이 되지 않던걸.

차여주

···아니야.

생각하려 하지마, 차여주.

띵동_

너로 가득했던 머릿속이, 적막을 천천히 퍼지듯 채우는 초인종 소리 하나에 말끔히 사라졌다.

차여주

누구세요-

달칵_

묵직한 무게감의 손잡이를 잡아내리며, 밀어보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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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잠은 잘 잤어_?

아니나 다를까, 어제와는 또 다른 양복 차림의 네가 나를 반겼다.

정확히 말하자면,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냉기가 도는 얼굴에_ 목소리만큼은 늘어지듯 다정하도록.

한 마디로 매치가 안 된달까.

차여주

아···,

차여주

응_

또 다시 어색함이 우리 둘을 채워가기 시작하면,

차여주

···들어와,

이번에는 네가 아닌 내가 먼저 나서야했다.

나에게 무언가 전할 말이 있는 듯한 얼굴이었으니.

너를 먼저 안으로 들여보내고, 한 걸음 뒤에서 너를 한참 지켜보다_ 아차 싶어 거실로 왔지.

몇 걸음 걸어 거실이 보일 때면_ 익숙한 듯,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네가 눈에 띄었다.

실은 심장 소리가 너에게 들릴까 걱정할 정도로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지만, 겉으로는 애써 무덤덤한 척_ 맞은 편에 조심스레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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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오늘··· 나가는 날인가.

시선은 바닥을 향한 채, 나에게 질문 같지않은 질문을 던지는 너.

차여주

······.

이미 다 알고 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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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머물 곳은 구한 거야?

차여주

아직...

차여주

차차 구해볼 계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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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이쯤이면 알 것도 같았다. 네가 나에게 말하고 싶은 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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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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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집 구할 동안 여기 있어도 되는데.

이렇게.

너라면 해줄 것 같았다.

나를 붙잡는 말.

차여주

······.

긴 고민 끝에 말을 꺼낸 것 같았다. 아까부터 내 눈은 마주치지 않고 계속 바닥만 뚫어져라 보는 걸.

차여주

···안 그래도

차여주

생각 중이었어.

이 말에,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너.

차여주

이 호텔 자리가_

차여주

여러모로··· 편할 것 같아서?ㅎ

굳어버린 네 표정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픈 마음에 살짝 미소를 띠며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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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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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ㅎ.

아까의 얼어붙었던 네 모습과는 달리, 표정이 조금은 풀린 걸 봐서_ 괜찮아진 듯 싶다.

시들어진 낙엽이 되어, 과거에 고이 저장될 줄 알았던 우리였는데

어쩌면 내가 너를 향해 한 번 지은 미소_

혹은, 앞으로 너와 내가 겪을 감정들이

우리의 사이가_ 아픈 기억이 되지 않기를 감싸주는 여린 나뭇잎일지도.

여전히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점차 내 모습이 선명해져갔다.

너는 알까.

어쩌면 나의 눈동자에도 네가 담겨있으리라는 걸.

하지만 너에게 이런 나를 들키고 싶진 않기에,

일부러 눈물을 흘려_ 네가 내 마음을 알지 못하도록 네가 담긴 내 눈동자를 흐리게 만든다.

흐려진 눈동자 뒤에 감춰진 내 마음을 언젠가는 네가 알아주기를 바랄 뿐.

차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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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곳에 있어준다면_

긴 고요함 끝에 먼저 입을 연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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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앞으로 계시는 동안은 제가 서비스 지원해드려야죠.

어느새, 다시 묘하게 바뀐 너의 표정과 말투에 조금은 당황했다.

하지만,

서로에게 가까워진다면 가까워지기에_

서로에게 편해진다면 편해지기에_

서로에게 무덤덤해지려면 무덤덤해지기에_

가장 좋은 방법은,

예전으로부터 비롯되는 모든 감정을 제외한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만남을 유지하는 것이 맞으니까.

차여주

···있을까요, 여기 계속?

여전히 둘은 서로를 빤히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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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마음 가는 대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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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상관 없으니.

마음을 다 잡은 듯, 존댓말을 사용하는 그에_ 그녀 또한 암묵적으로 어조를 바꾸지.

차여주

······.

차여주

···마음 가는 대로라···.

차여주

···있어볼게요, 이곳에서.

그렇게_

시렸고, 비참했고, 아팠던 기억이라 여겼던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가 타인으로서 서로를 바라보는 지금,

이제서야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