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의 남자들

첫 번째 후궁 (1)

대신관

황제 윤시아 님과, 김태형 영식의 영원한 결속을 신의 가호 아래 맹세하시겠습니까?

윤시아

맹세한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맹세합니다.

황제는 건조한 눈으로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아주 가소로운 듯이. 그러나 태형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태연하게 싱긋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대신관

자, 이제 폐하께서는 후궁으로 선택된 후작 영식께 영원한 결속에 대한 맹세의 키스를-

윤시아

눈 감아.

황제가 그를 올려다보며 태형의 허리와 뒷목을 감싸고는 작게 속삭였다. 태형은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억누르며 시아의 이마에 이마를 툭 기대고는 그녀에게 키스했다.

윤시아

건방지단 말이지.

시녀장

…폐하, 혹 오늘 폐하의 첫 후궁이 된 김태형 후작 영식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윤시아

그래. 그것이 감히… 내 이마에 이마를 맞대었다. 그리고…

먼저 입을 맞추었지. 그것도 아주 진득하게. 황제는 더이상 말을 잇지 않고 거추장스러운 옷과 장신구들을 모두 시녀장에게 맡긴 후 욕실로 향했다. 시녀장은 눈치껏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 황궁은 그런 곳이었다.

시녀장

물 온도는 어떠십니까, 폐하.

윤시아

마음에 드는구나. 역시 자네만한 사람은 없어. 이만 물러가 보도록. 첫날밤이니 뭐니 다들 부산떨어도 결국 치장하고 와서 잘보여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닌 김태형일 테니까.

시녀장

예, 폐하.

시아는 그렇게 손을 휘휘 젓고는 늘 그렇듯 시녀장을 밖으로 물리더니 목욕을 마치고 나와 직접 몸을 닦고 가운을 입고는 피부를 정돈했다.

아무리 황제라 해도 이제 막 후궁이 된 태형의 반려인 시아가 가벼운 치장조차 하지 않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그것이 수치로 여겨질지 방치로 여겨질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을 느끼게 하고서 반응을 살피기 위함임을 과연 그가 알아차릴 것인지. 시아는 궁금했다. 그 방자한 사내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김태형 image

김태형

신실한 종이 제국의 뿌리이신 폐하를 뵙습니다. 언제나 영광과 번영이 함께하시기를.

윤시아

'혀에다 향유로 마사지라도 한 것 같은 놈이로군. 그 낯짝이 어떻게 일그러지는지 볼까.'

시아는 몸을 돌려 태형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치장도 하지 않은 순수 본연의 상태. 그저 가운만 입고 있는 상태였다. 그녀 특유의 황제의 위엄만이 남아있을 뿐. 그러나 시아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놀라고 말았다. 태형의 치장이었다.

윤시아

왔느냐. …허- 아주… 볼만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