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남
집착남 : 번외엔딩 (이대휘)


처음 봤었던 여주누나의 얼굴은 참 예뻤다.

솔직히 예쁘다고 반하진 않았었다. 남친이 있는 걸 봤음에도 해맑은 누나의 모습이 참 귀여워 보였다. 다만 전화번호를 얻은 나에게 오는 연락이라곤 없었다.

여주누나의 곁엔 남자가 너무 많아 내가 여주누나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전혀 보장하지 못 하겠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자꾸 떠오르는 그 해맑은 얼굴에, 어찌할 수가 없다.

한 마디로 여주누나는 날 미치게 하는 여자다.


관린이와 술집에 들렀는데, 남자들에게 둘러쌓인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회식 자리인 듯해 금방 수긍하긴 했다만 왜 남자만 있는 회사를 다니는 걸까, 괜히 걱정되게.

물론 걱정할 수 있는 사이는 아닌 것 같아도 말이다.


이 대휘
"누나-"

누나는 취한 상태였고, 남자친구가 바뀌어있었다. 누나는 역시 나에게 관심이 없었나 보다. 전에 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연락도 안 한 것을 보니 말이다.

결국 술을 주문하기도 전에, 애꿎은 관린이의 손목을 잡고 술집을 나가버렸다.


그냥 마음이 복잡해졌다. 여주누나는 이미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지만, 여주누나를 포기하기엔 너무 힘들다. 저 순수하고 해맑은 여자를 어찌 포기할까.


이 대휘
"..후으-"


라이 관린
"..포기해."


이 대휘
"뭐라는 거야..-"


라이 관린
"저 누나 좋아하잖아, 포기하라고. 저 누나도 너 좋아했으면 진작에 남친이랑 헤어졌다고 연락했었겠지."

그 말에 반박할 말은 없었다. 모두 맞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나에게 관심이 있다면 그 사람이랑 헤어졌다고,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해줬었겠지.


이 대휘
"나도 아는데.. 그래도 포기가 안 되는 걸 어떡해."

관린인 잠시 조용해졌고, 내 등을 토닥여줬다. 괜히 거기서 눈물이 나는 바람에 말이다.


그 후엔 별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참뒤에 여주누나를 우연히 만났고, 여주누나에게 놀아달라고 하자 알겠다고 하여 따라가려 했다. 다만 불러놓고 까먹은 관린이의 등장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관린이는 많이 화난 듯했다. 물론 그 화난 이유는, 여주누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그런 거였을테다. 관린인 매번 내가 상처받을까 걱정해주는 친구니까.

그런데 이젠 관린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생겼다. 여주누나가 내게, 날 좋아하지 않으니 포기하라고 말했으니 말이다.

흐르는 눈물과 슬픈 감정을 무시한 채, 친한 누나와 친한 동생 사이로 지내기로 했다. 그 후로 한 번도 만나지 않다가, 오랜만에 누나에게 연락이 왔다.


김 여주
- "으흑흑.. 대휘야.."


이 대휘
- "누나? 왜 울어요-"

김 여주
- "흐윽, 나.. 차였.. 흐윽-"

누나를 포기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는 정말 멍청했다. 저 소릴 듣고 바로 기회란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하지만 기회보단 걱정이 우선이었다. 저리 서럽게 울고 있으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이 대휘
- "..어디에요, 누나?"

김 여주
- "집이야.. 으흑.."


이 대휘
- "갈게요, 지금. 기다려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코트를 대충 챙겨입고 나갔다.




이 대휘
"후으, 하아.. 누나-"

김 여주
"..대휘야.."

눈물이 자꾸 흐르는 여주누나의 모습을 보니 알겠다. 여주누나가 그 형을 정말 사랑했다는 것을 말이다.


이 대휘
"..그만 울어. 예쁜 눈, 부으면 안 되잖아."

여주누나의 등을 토닥여줬고, 여주누나는 점점 눈물을 그쳐갔다.


이 대휘
"왜 헤어지자는데?"

김 여주
"..나 요즘에 살 찐 것 같다고도 하고, 화장한 거 지우니까 사기연애라면서 화내고..-"


이 대휘
"..뭐? 지금 그게 말이 돼? 미친 새끼 아니야?"

너무 화났다. 그 형 때문에 포기하려 했더만, 살과 민낯 때문에 사기연애라는 말을 내뱉었다니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 대휘
"..바람피운 건가 보네. 이렇게 말랐고 예쁜 사람한테 그런 변명으로 헤어지는 건, 찾을 변명거리가 없어서 그래."

그저 위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진심이었다. 콩깍지가 아니라, 정말 누구의 기준같은 것도 없이 마른 몸에다가 내 기준으로선 정말 예쁜 얼굴이니 말이다.


이 대휘
"힘들게 포기해줬더니 아주 개소리를 지껄여놨네."

김 여주
"..응?"


이 대휘
"어차피 알고 있잖아, 누나. 이젠 나한테도 기회 좀 주라."


이 대휘
"나도 누나 가질 기회 좀 줘."

김 여주
"..너라면 나 행복하게 해줄지도 모르겠어서 그러니까, 일단 사귀어볼게."


이 대휘
"진짜 잘 해줄게. 일단이라는 말이 평생이란 말로 바뀌도록."


이 대휘
"..후흐, 그나저나 누나 너무 작다. 귀여워 죽겠어-."

김 여주
"후으, 네가 큰 거야."



이 대휘
"이제 누나 말고 애기라고 부를게, 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