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예뻐해 주세요_
Episode 22. 아무 일 없나 싶었는데…




김태형
무슨 일 있었어요? 왜 그래, 왜 울어요.



"나 예뻐해 주세요_" _22화



겨우 진정이 된 여주가 울음을 멈추고 태형의 품으로부터 나오려 하자, 그럴수록 여주를 안고 있는 팔에 더 힘을 주는 태형.


백여주
……미안해요.


김태형
괜찮다니까-.


백여주
…그런데,


백여주
여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니죠?

자신의 품에서 웅얼거리는 여주에,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여주 바라보는 중인 태형.


김태형
여태 기다리고 있었는데.


백여주
…바보...


김태형
왜_ 나 왜 바보에요?


백여주
근처 건물에도 들어가 있던가...


백여주
내가 안 나오면 어쩔 뻔 했어.


김태형
계-속 기다렸겠지?


백여주
…바보 맞네.


김태형
아ㅎ 나 바보 아닌데?


백여주
바보지, 이것 봐. 손 엄청 차가워.

자기 손에 비해 한눈에 보이게 큰 태형의 양손을 꼭 잡고 문질러주는 여주.

태형이 입장에서는 꼬꼬마 같은 손으로 자기 손 문질러주는 걸 보고 있자니, 여주 태도가 귀여워 연이어 웃음 나오고.


백여주
…나 왜 늦었는지 안 물어봐요?


김태형
음….


김태형
여주 씨가 말해주고 싶을 때 들으려고요.


김태형
지금은… 아닌 것 같아서ㅎ




김태형
우리 이제 그러면 데이트 갈까요?


백여주
…잠깐만!

꾸물꾸물,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의 여주.

여주에게 눈높이를 맞춘 태형이가 왜요? 한껏 다정하게 물어보고.


백여주
오늘은… 안 될 것 같아요.


백여주
그냥 내일 갈…까요?



백여주
다른 게 아니고…


백여주
내가 지금 꼴이 말이 아니라서...

헝클어진 머리를 가리키며 한숨 쉰 여주. 태형이가 자른 앞머리도 다 축 쳐졌고 화장도 다 지워졌다며 말을 덧붙인다.


김태형
그게 문제라면…

싱긋, 웃은 태형이 여주의 뒤로 가더니- 묶여져 있는 머리를 풀어준다.


백여주
…?! 뭐해요?


김태형
내가 다시 묶어주려고요-.

고무줄을 입에 물고서 조심스레 여주의 긴 머릿결을 손으로 빗어주더니, 능숙하게 높게 묶어준다.


백여주
…머리 묶을 줄도 알아요?


김태형
여주 씨 출근할 때 묶는 거 봤죠.


김태형
다 됐다-.

다시금 여주의 앞으로 와, 여주 이마를 덮고 있던 앞머리 확인해 준다.


김태형
오- 혹 많이 가라앉았네요ㅎ


백여주
…정말?


김태형
이제 앞머리 필요 없겠는데-?

태형의 말에, 자신의 이마에 손 가져다 댄 여주가 만져보니- 어느 정도 울퉁불퉁한 게 사라진 듯하지.

여주가 속으로 오... 하고 있으면, 그때 여주 앞머리를 옆으로 쓸어주는 태형.




김태형
앞머리 없는 게 훨씬 예쁘다.

전부터 아무렇지 않게 이런 말 툭툭 뱉어내는 태형이에, 여주는 눈 못 마주치고.


김태형
화장 지워졌다고 했죠?


백여주
…네에.

고개를 떨구는 여주에, 자신 또한 고개를 기울이며 여주 눈 마주치려 애쓰는 태형이.


김태형
지워진 게 더 예뻐요.

여주 눈가에 남아있는 눈물 자국 손으로 닦아준 태형이가 말한다.


백여주
…거짓말!


김태형
진짜인데.


백여주
내가 그런 거짓말에 넘어갈 줄 알아요?


김태형
안 넘어올 거예요?ㅎ


백여주
…뭐야, 거짓말이었어요?


김태형
아니지-ㅎ 거짓말 아니에요-.


백여주
…….


백여주
…거짓말이어도 넘어갔네요, 이미.


백여주
진짜... 나한테 그런 멘트 치지 마요.

혼자서 말끝을 흐리더니, 이내 그 말이 부끄러웠는지 여주는 냅다 줄행랑.

제자리에서 그런 여주 뒷모습 바라보던 태형이는, 웃음 머금은 채로 여주에게 외친다.


김태형
그 길 아니야-ㅎ 돌아와요-!

태형이 목소리 들은 여주는 달려가다가 멈칫, 하고서 소심한 발걸음으로 태형에게로 다시 유턴.




백여주
어? 붕어빵-!

태형과 나란히 서서 걷던 여주는, 길가 구석에 있는 붕어빵 가게를 보자 신난 어린아이처럼 태형이 코트 깃 잡고 총총 뛰어간다.


"어서 와요-."

중년의 아주머니는 둘을 반겼고, 곧바로 무슨 맛을 먹을 건지 친절히 질문해오신다.


백여주
슈크림 3개, 팥 3개씩 주세요!

붕어빵을 처음 접해보는 태형이는 물고기 모양 빵을 보며 그저 신기해하는 중.


백여주
어... 2천 원 맞아요?

"네, 맞아요-. 잠시만 기다려요-"


백여주
헙... 아주머니! 이 어묵 먹어도 돼요?

"먹어도 되지, 그럼-. 하나에 오백 원-"


백여주
와, 맛있겠다-.

잘 익은 어묵을 하나 고르더니, 그냥 가만히 서있는 태형에게 먼저 내미는 여주.


백여주
자, 이거 먹어봐요.


김태형
이게… 뭐예요?


백여주
어묵이라고 있는데- 음... 맛있는 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꼬불꼬불하게 나무 꼬지에 꽂힌 어묵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여주가 먹는 걸 보고선 조심스레 한 입 물어본다.


김태형
…….


김태형
음-!


백여주
맛있죠?


김태형
네, 괜찮네요-.

태형이가 시선을 어묵에 둔 채, 아무 말 없이 잘 먹고 있으면-


백여주
이것도 마셔요, 진짜 따뜻해요.

그새에 국자로 어묵 국물 떠서 종이컵에 담은 여주가 호호 불어서 태형에게 건넨다.


백여주
뜨거울 수 있으니까, 조금씩 마셔요-.

태형이가 종이컵을 입가에 가져다 대어 마셔볼 때까지, 여주는 태형에게 시선 고정 중.


김태형
…따뜻해ㅎ


백여주
맛있죠?


백여주
이 한겨울에 어묵 국물은 진-리에요, 진리.

태형이 마신 걸 확인한 여주는, 그제서야 자신도 국물 한 입 마신다.


"…되게 신기하네-. 남자친구는 머리가 푸-른게 참 잘 어울린다-"

여전히 국물 마시던 여주는 남자친구 소리 듣고, 기겁해서 순간적으로 많은 양을 마셔버리는 바람에 사레 걸리고.


백여주
커흡... 앗뜨…!


김태형
감사합니다ㅎ

"어느 미용실에서 한 거야-? 우리 아들도 시켜주고 싶네-."


김태형
아, 저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이 색이었어요_

"어머... 정말? 외국인이야?"


김태형
아...ㅎ 말하자면 복잡한데 외국인은 아니ㄱ,


백여주
커흡... 켁...

뒤늦게 여주 사레 걸린 거 발견하고, 종이컵 받침대 위에 내려놓고 여주 등 두드려준다.


김태형
괜찮아요?


김태형
목에 뭐 걸렸어?


백여주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백여주
…다른 건 모르겠고 입천장 다 데인 것 같아서...


김태형
나보고 조심히 마시라더니- 정작 자기가 다치네.


김태형
이모, 그냥 물 있어요?

"아…. 어떡하지."

"생수 찾는 거지-? 그냥 물은 없는데-."


김태형
근처 편의점 가서 사 와야겠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백여주
아니에요, 내가 다녀올게요.


백여주
김태형 씨는 붕어빵 받고 기다리고 있어요- 금방 다녀올게!

태형이가 말릴 새도 없이, 태형이 들고 있던 자기 가방에서 지갑만 들고 횡단보도 건너 뛰어가는 여주.


김태형
그러다 넘어져요-! 뛰지 말고-.

어깨 위로 오케이, 손가락 표시한 여주가 건너편 편의점으로 문 열고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태형이가 그제서야 아주머니를 향해 고개 돌리고.

"몇 일 된 거야- 두 사람? 보는 내가 다 부럽네-."


김태형
몇 일…이요?

"연인된 지 몇 일 됐냐구-ㅎ"


김태형
아…ㅎ

고개 떨구고 기분 좋은 웃음 터뜨린 태형이가 하는 말.


김태형
얼마 안 됐어요, 일주일은 됐으려나….

"으응~ 어쩐지ㅎ"

"자, 붕어빵은 여기 있어요-. 싸우지 말고 잘 나눠 먹어-."


김태형
감사합니다, 아까 2천 원이라고 하셨죠?


김태형
어묵 두 개니까… 더하면 3천 원. 여기요-.

"아이, 내가 또 이렇게 받지는 않을게-. 어묵은 서비스-!"


김태형
아ㅎ 정말요?

"그래-. 두 사람 오래오래 행복하는 걸로 값은 대신 하자."


김태형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올게요-.

"그래요, 붕어빵 식기 전에 먹어요-."

간단히 인사를 마친 태형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횡단보도 앞으로 걸어간다.




김태형
아직도 편의점 안에 있나보네….

편의점에 시선을 두다가도, 종이 봉지 안에 든 붕어빵을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있는데...


"저기…."

옆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경계심 없이 태형이는 옆을 돌아보고.


김태형
네?

"혹시 김태형 씨 되십니까."


김태형
아… 네, 맞는데요.


한눈에 봐도 수상한 검은 옷차림을 한 남자가 다짜고짜 태형에게 하는 말.

"지금 따라와 주셔야겠습니다."


김태형
…네?

"그쪽 형 되는 분이 부르셨고, 명령이라고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김태형
…김태현이요?


"이유는 직접 설명한다고 하셨고,"

"만약 거부한다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어떻게든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