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만 나 재워줘요,
하룻밤만 나 재워줘요, | 31화



박여주
미쳤어요? 지금 누굴 보겠다는···.

_다급함으로부터 나온 여주의 말에, 그런 그녀의 팔목을 감싸듯 잡은 그가 눈을 마주친 채 천천히 깜빡인다.


김한진
- 의외네,


김한진
- 네가 먼저 날 보자고 하다니.


전정국
- ······.


김한진
- 사람 하나 보낼게, 주소 찍어.

뚝_



박여주
생각이 있긴 해요...? 지금 어딜 가겠다는...

_전화가 끊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말하는 여주고.


전정국
잠깐이면 돼요.


박여주
그쪽이 그랬잖아요,


박여주
김한진은 피해야 할 존재라고.


박여주
그런데 지금 어째서···.


전정국
박여주 씨.

_여주의 말을 들은 체조차 하지 않던 그가 겉옷과 모자를 챙기더니, 그녀의 눈높이에서 그녀를 바라본다.


전정국
김한진은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전정국
많은 걸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전정국
아니, 이미 알고 있어요.


전정국
이대로라면


전정국
박여주 씨가 더 위험해져요.


박여주
···아무리 그래도 지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박여주
언론사에서 눈에 불을 켜고 당신에 대해 조사중인데,


박여주
당신 말대로 피해야한다던 그 김한진을_


박여주
만났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전정국
···나도 확신 못 해요.


전정국
김한진이 언론에 내 진실을 밝힐 수도 있죠, 하지만



전정국
지금은 박여주 씨 지켜야하는 게 내 몫이잖아.


···



저벅_ 저벅_


전정국
······.

_급한 발걸음을 하나씩 내딛을 때마다, 넓디 넓은 공간 안에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타닥_

_마침내 발걸음 소리가 사라지면 그와 동시에 들리는



전정국
······제정신이야?

_신경질적이면서도 가라앉은 목소리.

_그런 목소리 뒤엔,


김한진
···하아이고, 귀하신 분이 여기를 다 와주시고.ㅎ

_꽤나 비꼬는 듯한 말투의 날카로운 목소리의 한진.


전정국
본론만 말해.


전정국
애초에 알고 있었던 거잖아.


전정국
내가 박여주 씨 집에서 머물고 있다는 걸.


김한진
무슨 소릴 하는 지 모르겠네. 내가 박 팀장 거처를 어떻게 알지?


전정국
···시간 끌 생각 하지 마.


김한진
이미 죽은 처지에, 시간 개념이 있긴 하나.


전정국
김한진.


김한진
당연히 알고 있었지,


김한진
네가 이곳에서 나가는 그 날_


김한진
사람 하나 붙였어, 너 뒤쫓을.


전정국
······.

_어이없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뱉은 정국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전정국
···재밌어?


전정국
사람 인생 하나 망치니까 속이 좀 풀리긴 하나 봐.


김한진
···ㅎ


김한진
그러게,


김한진
넌 요새 죽은 듯이 살더니 간이 커졌나 봐.


김한진
나한테 그런 말도 다 하고.

_어느새 살벌해진 눈빛의 한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 앞에 섰다.


김한진
네가 이렇게 나오면


김한진
기자들한테 네 먹잇감은 언제든 줄 수 있는데 말이야.

_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USB를 정국의 시야에 흔들거리며.


전정국
······.

_그에, 정국은 풀린 목소리로 한진에게 답한다.


전정국
네가 원하는 게 이런 거야?


전정국
내가 무너지는 것... 그거 하나?


김한진
고작 하나라니.


김한진
내가 원했던 건,


김한진
네가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추악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거였어.


김한진
···아쉽게도 넌 그러진 않았잖아?


전정국
애초에 더럽고 추악하게 무너질 사람은 너였잖아.


김한진
뭐라는 거야,ㅎ



전정국
···네가 쥐고있는 내 약점.


전정국
그게 오래갈 것 같아?


김한진
내 생각엔 그러고도 남을 것 같은데.


전정국
······그럴까.


김한진
무슨 뜻이야.


전정국
내가 쥐고있는 네 약점이 많으면 더 많았지,


전정국
네가 쥐고있는 내 약점이 더 많진 않아.


김한진
뭘 말하고 싶은 건데_


전정국
···언젠가 네가 무너질 날이 올 거라고.


김한진
피식-] 그래, 두고 볼 일이네.



김한진
너도 알잖아. 내가 한 짓을 세상에 까발리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거.


김한진
네가 나서려고 할 때마다...



김한진
박여주가 위험해질지도 모르거든.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