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남 꼬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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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는... 보다시피 점심 먹는 중인데... 너는?

백여아

나는 그냥 잠깐 생각만 좀 하려고...

다르게 출발했지만, 목적은 똑같았다. 결론은 둘 다 생각을 하려고 온 것이었다.

백여아

ㅇ, 옆에 앉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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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니... 앉지는 말고.

여기서 또 저가 철벽남이란 걸 알린다. 어제는 전정국이랑 단 둘이 가자고 했을 때 같이 가자고 다급했으면서. 결국 두 칸 정도 멀리 쪼그려 앉았다.

태형은 유유히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고, 여아는 여전히 사탕을 입에 물고 있었다. 기나긴 정적이 이어질 때 여아가 옆을 흘긋, 궁금한 게 있는 듯 바라봤다. 아마 여아가 궁금했던 것은...

백여아

샌, 드위치 먹냐...?

김태형의 점심 메뉴였다.

고작 그거 갖고 배가 차냐는 듯한 눈으로 태형을 쳐다 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태형의 손에 들려있는 샌드위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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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뭐, 문제있냐...?

백여아

ㅇ, 아니... 별로.

도리도리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또 다시 정적이 이어졌다. 이렇게까지 어색한 사이가 아니였는데, 하루아침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다니 이건 재능이다. 서로가 가진 재능. 뭐만 하면 다 어색하게 만드는 그런 재능.

눈치를 살살 보던 여아가 먼저 말을 꺼냈다.

백여아

... 어제, 음...

어제라는 말과 함께 태형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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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미안했다. 먼저 가려던 게 아닌데, 그 어제 테스트 하나를 봤어야 됐었어서.

백여아

아, 그래... 그런 거면 뭐.

수긍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정적이 또 다시 이어졌다.

물어봐야 될까. 물어보지 말아야 될까. 물어봤다가 오지랖이리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백여아

하...

머릿속이 아주 복잡하다. 괜히 물어봤다가 불쾌함만 사면 내 잘못인데. 그렇다고 안 물어볼 수도 없고. 근데 물어봤다가 퇴짜 맞으면? 변명할 수도 없는데.

결론은,

백여아

어제, 그... 뭐... 정국이.

살살 찌르기다. 터뜨리지 않게 살살 아주 살살 찌르기.

백여아

정국이 문제는... 잘 해결 됐어...?

말을 들은 태형은 고개를 살짝 돌려 여아를 바라봤다. 아주 매서웠다. 원래 눈이 좀 찢어져 있어 매서웠지만, 여아를 보는 눈은 더 더 매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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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몰라도 돼.

대답을 마친 태형은 급히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백여아

아... 어.

여아는 손에 들려있던 사탕 5개를 빤히 바라보다, 슬쩍 하나를 태형의 쪽에 가까이 두었다. 태형은 뭐냐는 눈빛을 보내며 여아를 빤히 바라봤다.

백여아

... 먹어. ㅎ, 후식.

슬쩍 손을 내민 태형은 여아가 준 사탕을 까 먹었다. 입 안에서 퍼지는 맛이 딸기향이였다.

사탕은 역시나 많이 달았다.

웅성, 사람이 많은 보도 위. 가방을 곱게 매고 사람들 사이를 붐비며 맥없이 걷는다. 태형은 한참을 걷다 시간을 보려는지 손목에 김겨있는 시계를 보곤 곧장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도착한 곳은, 한적한 카페.

딸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열린 문틈 사이로는 한적한 봄 기운이 새어 들어왔다. 카페 안으로 들여온 발은 캔버스를 신었다. 봄과 잘 어울리는 캔버스를. 복장은 흔한 교복이였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반듯하게 입은 교복이였다.

그 캔버스와 교복의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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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엄마 먼저 오셨어요...

김태형이였다.

어머니

뭐하다 이제 와? 학교는 한참 전에 끝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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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 게... 오늘 당번이라서요.

어머니

됐어, 앉아 봐.

의자를 끌어 자리에 착석한 태형은 눈 앞에 보이는 커피만 바라볼 뿐이였다.

어머니

어제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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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어머니

왜 하나 실수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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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그...

어머니

정국이, 이번 테스트 만점이라던데.

어머니

넌 애가 가면 갈 수록 점점 뒤쳐지니.

어머니

그게 맞는 거야? 어?

아까 먹은 사탕이 너무 달고 달아서, 쓴 맛이 난다.

염치 없지만... 방학동안에는 연재 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