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10 연기는 실전처럼

감독

응, 윤기씨, 여기서 이 대사 치고, 딱, 눈물만 흘려줘

감독

윤기씨? 듣고 있어?

오늘 대본은 최악이다

성공을 위해 여주를 버린 남주가 돌아와달라고 비는 것

소름끼치게 들어맞는 내 처지에 골머리가 났지만

감독

자자,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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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할 말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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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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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없으면, 갈게, 연락하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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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떤, 말을 해야, 날 봐줄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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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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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잘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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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

벌써 눈물이 가득찬 윤기가 두 손을 벌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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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내가 너무 큰 잘못을 해서, 울 자격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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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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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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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제발, 돌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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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민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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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돌아와주세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우는 소리 하나 없이 눈물만 흘려대는 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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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갈게

혜원은 그대로 밖으로 나갔고

결국 윤기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대본은 여기까지였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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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하으...끅....나..살려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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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이상해요, 살려주세요...허윽...끄읍...

계속 귀에 손을 댔다, 떼었다 하며 미친듯이 울고 살려달라고 비는 윤기

그에 감독은 씨익 웃으며 윤기의 울음이 잦아졌을 때 촬영을 마쳤고

감독

이거 무조건 대박이다, 편집에 이거 살려,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은 신이나서 떠들어댔다

감독

어우, 우리 윤기씨, 대단해, 역시

감독

덕분에 우리 드라마 대박 나겠ㅇ...윤기씨!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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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흐으..누나, 누나...

윤기가 촬영장을 뛰쳐나갔다

떨어지는 눈물은 닦을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