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내게 말을 건다
_3화_민윤기



전소미 (17)
" 주연, 오늘은 컨디션 괜찮아? "

길었던 방학을 끝으로 학교로 다시 돌아오는 봄의 계절이 돌아와버렸다.

학교를 가야하기에 숙면을 취해야했는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기절한 것과 같이 푹 쉰것 같다.

그야말로 컨디션 갑이랄까?

김조연 (17)
" 아. 오늘 왠지는 모르겠는데 꿈을 안 꿨나봐. "

오늘만큼은 행운이 있는건가?

맨날 꾸던 꿈을 하루아침에 안 꾸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네.


좀.. 허전한거 같기도 하고. 오늘따라 고양이가 보고싶은건 기분탓이 분명하겠지만.


전소미 (17)
" 오~ 내가 찾아준 점 집은 가봤구? "

김조연 (17)
" 윽. 그 얘긴 하지도마. "

아직도 전생이라느니 후회라느니.. 그런 말 지금 들으면 토 나올 것 같아.

무슨 15세기쯤에 일어났을것만 같은 이야기를 하고있었냐, 그 할머니.

정신을 차리고 들어보니까 그냥 중2병 걸린.. 뭐, 그런건가?

노망이 나신건지, 뭔지.. 아직도 그런 아이같은 이야기를 하시는 걸 보니 정신이 이상했던 할머니 같았기도 하고.


전소미 (17)
" 왜? 뭐라그러시던? "

김조연 (17)
" 전생이니 뭐니 15세기 마녀사냥같은 이야기를 믿으시는 분 같아서 싫어. "

전생의 연이 뭐 후세의 나까지 괴롭힌단 뜻이였었나, 암튼 그 할머니 말은 믿을게 못 됀다.

아니, 정확히는 미신은 믿을 게 못돼는 거겠지.

하루라도 빨리 잊는게 내 심신 안정에 좋을거같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듣고, 너무 많은것을 봐버렸기에.


전소미 (17)
" 그래? 꽤 그런 세상에선 유명하신 분 같던데. "

유명하든 말든, 미신은 미신뿐이야. 애초에 그걸 믿겠답시고 찾아간 내가 어리석었지.

괜히 아까운 돈만 날리고 돌아온 꼴이잖아. 그 때 이후로 꿈도 안꿨는데.

이렇게 갑자기 꿈을 안꾸는 이유가 있을 텐데, 이유가.

어쩐지 너무나도 이상했던 내 감이 맞긴 맞나보다.


분명 저주랍시고 날 찾는 누군가때문에 그랬다고 했는데 그 때 이후론 없었다.

그리고 뭐라그러셨더라, 고양이를 믿으라니 뭐니. 이상하신 할머니가 분명했기에 믿지 않는다.

김조연 (17)
" 그런 분이시고 뭐고 난 이제 꿈 안꾸니 살것같다. "

물론 잠은 꽤 많아졌지만, 그렇게 자놓고 편안한건 이번이 처음 같다.


부모님의 말씀으로는 꼬박 12시간을 기절한것 같이 잤다고 하셨지만..

난 아직까지 실감은 나지 않는다.


전소미 (17)
" 아참, 반장이 너 찾던데. 너 무슨 일 있어? "


김조연 (17)
" 반장? 배여주? "

배여주. 우리 1학년중 공부벌레라고 소문난 아이.

입학식때도 성적 1등으로 들어왔었지? 우리반이였던가,

입학식으로부터 벌써 4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보다 반장은 또 언제 뽑았었더라? 아니, 난 이 학교에 언제 입학했었더라?

드문드문- 기억이 끊어져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분명 작년...까지는 아니고 이번년도에 이 학교에 입학했을터, 인데.

어라? 그러고보니 방학은 또 언제였었지? 대체 이건,


이여주 (17)
" 조연아, 선생님이 찾으셔! "

김조연 (17)
" 아, 알았어 "


기억에 있었던게 갑자기 확 사라지는 이 기분..

분명 예전에도.. 있었던것 같은 착각이, 든다.

요새 너무 잠을 못자서 머리가 어떻게 되는것 같다. 평범하게 잠을 잘 잤더라면 이런 일 없었을테니.

갑작기 기억이 끊겼다니, 이런 말을 누가 믿어주기나 할까. 정신병원이라도 보낼려고 하겠지.

일단은, 주어진 지금을 열심히 할 뿐.

______

김조연 (17)
" 아, 죄송합니다. "


민윤기 (19)
" 아, 씨- "


장난을 치고 있었던 듯, 내가 가는 길에 갑자기 어떤 남자가 튀어나와 부딪혀 난 넘어지고 말았다.

재빨리 일어나고는 교복을 툭툭 털었다. 아, 이런. 교복 마이 주머니를 보는데 휴대폰이 깨져있다.


이건 아까 부딪혀 넘어질때 깨졌나보다. 아깝게시리.

김조연 (17)
" 하. "

한숨을 짧게 쉬고는 제 갈길 가려 부딪힌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갈려는데,

텁- 누가 나의 어깨를 강하게 잡아당겨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김조연 (17)
" 뭐하세요? "

나는 재빠르게 나와 부딪힌 사람을 보았다.

검은색 명찰... 그렇다면 3학년? 근데 차림새가 영..

말이 아니였다. 넥타이는 어디다가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교복은 살짝 구겨져있으며 조끼도 실종.


바지엔 조그마한 화상?아니.. 탄 자국이 보였고.. 무엇보다 저 강렬한 붉은색의 머리.

그리고 생각했다.

내 생각에 떠오르는 한가지의 단어. 일진 또는 양아치.

100%. 확신했다.


민윤기 (19)
" 아, 그게. "


우물쭈물, 험악하게 생긴 얼굴과는 정반대로, 입었던 옷들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풍기며 나에게 무언갈 말하려는 듯한 움직임.

대체 뭘까? 입모양을 봐서는 욕을 하는 것은 일단 아니고..

뭐 책속에서 나오는 흔한 양아치들의 대사라면..


민윤기 (19)
" 부딪혀서.. "

김조연 (17)
" 돈 달라구요? "

부딪혀서? 부딪혀서 다음 뭐라고 말을 하려는 걸까.

돈 달라는 말이 아닌 것 같다. 표정을 보아하니.. 돈이 목적은 아닌것 같고,

사과? 사과는 처음에 죄송합니다라고 했었다.

대체 뭘 말하려고 지금 이러고 있는지.



전정국 (19)
" 야 거기서 뭐해, 민윤기 "

민윤기.. 내 앞에 3학년 선배의 이름이 민윤기구나.

그나저나 저 선배도 검은색 명찰을 달고있다. 보아하니 이 선배의 친구인건가?


키가 크고 인상이 험악했다. 그치만 학교에선 꽤나 인기 있을법한 이목구비를 자랑하고 있었다, 복장이나 머리도..

얼굴만큼이나 존재감을 드러내고있었다.


근데 아까부터 저 민윤기라는 선배가 날 뚫어져라 쳐다본다. 뭐지 왜 자꾸 쳐다보는걸까. 내 옷이 이상한가, 내 얼굴이 그렇게 못생겼나.

민윤기라는 선배가 날 쳐다보니 이상하게 기분이 나빳다.

김조연 (17)
" 저, 할 말 없으시면 제가 좀 바빠서요. "

인상을 찌푸리곤 뒤로 돌아 걸어갔다. 지금 난 선생님이 불러서 이만 가봐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기에.

급하게 인사로 어정쩡하게 넘긴다음 곧 바로 교무실로 내려갔다.

______


전정국 (19)
" 뭐야, 아는 애야? "



민윤기 (19)
" ...아니. "

______


선생님 (28)
" 아 조연아. "

그나저나 아까 그 선배는 뭐때문에 내 얼굴을 그렇게 바라봤을까.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그 선배. 인상은 험악했지만 예뻣다.


아니.. 뭐라해야할까, 고양이? 처럼 생겼었다.

처음보는 선배지만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선배인 것 같다. 그 선배 이름이..

민윤기.

김조연 (17)
" 분명, "

아련했다.

표정만 봤을땐 정말 곧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던.


대체 뭘까 민윤기, 그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