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답게 바람피는 방법

1장_'어릿광대'편 : 광대는 공연한다

루시아

호오....

민윤기 image

민윤기

마음에 드는가 루시아?

루시아

네, 매우

묘기를 부리는 광대를 바라보는 왕비의 눈이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루시아

그만!

시끄러운 연회장에 날카로운 왕비의 목소리가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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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무슨일이십니까, 왕비님

루시아

광대에게 춤을 춰보라 전해라

박지민 image

박지민

....좋습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하죠

광대가 춤을 춘다. 수준급의 실력이다. 샹들리에의 빛을 받아 광대는 반짝인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춤을 추라 명한것은 어째서인가?

루시아

....어떻게 춤을 출지 궁금했습니다. 이쯤이면 되었군요. 저는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폐하

왕비는 빙긋 웃으며 자리를 떴다. 왕도 딱히 잡지않았다

루시아

메리, 서커스가 끝나면 저 세 남자를 불러다오

메리

예, 왕비님

이러한 대화가 오간것은 둘만의 비밀이었다.

메리

왕비님, 불러왔습니다

루시아

후핫, 하하하하하하핫

루시아가 경박하게 웃어대지만 아무도 뭐라하지않는다. 이 방에서만은 루시아는 왕비도 누군가의 여인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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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무슨일로 부르셨는지

루시아

잘왔다. 여기에 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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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감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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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예의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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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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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좋지않은 꼴을 보였군요...그럼 상품을 소개할까요

루시아

그러지

루시아가 웃었던 이유는 따로있었다. 정말로,박지민 이 남자는 뼛속까지 장사꾼이로군. 자신이 무엇을 원할지 이미 알고있는것처럼 보였다.

루시아

상품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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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예, 저희로서도 상등품으로 꼽히는 아이이기때문에 소중히 다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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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반갑습니다. 영원한 어릿광대 뷔입니다

아까의 그 웃음. 온몸이 녹아내릴것만 같았다. 루시아는 씨익웃은채 지민에게 말을 건넸다

루시아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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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글쎄요...일주일에 금화 오십개는 어떻겠습니까?

루시아

비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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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어쩔수없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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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당연하지! 입막음 값도 포함되어있으니까

루시아

.......영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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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장사꾼이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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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저희 셋은 이만 물러가죠. 좋은시간되시기를 바랍니다

세명이 방을 나가자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정말로 시끄럽기 짝이없군. 특히 그 분홍색머리의 남자.

루시아는 한쪽 입꼬리를 당겨 웃으며 광대를 불렀다.

루시아

이리로 오라, 그대와 이야기하고싶군

김태형 image

김태형

영광입니다.

루시아는 알아차렸다. 남들이 보기에는 완벽히 예의를 차리고있는것처럼 보이지만, 저 광대는 속에 장난끼를 감추고있었다.

루시아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많은것이 함축된 질문. 광대는 그제서야 본모습을 드러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김태형, 입니다

여왕도 광대도 왕비도 뷔도 아닌 루시아와 태형, 두명이 마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얽혀드는 혀

루시아

만족시킬수있겠나?

김태형 image

김태형

물론, 관객을 즐겁게 하는것은 광대의 의무라서

밤은 시작이었다.

08:30 PM

루시아

흠...좋은 아침이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래서, 공연은 재미있으셨는지?

루시아

...당연히

루시아는 새초롬하게 대답한 후 침대를 벗어났다.

루시아

메리! 치장 준비를 해라

메리

네, 이 옷은 어떻습니까?

루시아

후응...오늘은 유난히 하얀 옷이 많군

메리

공식적인 자리가 많습니다.

루시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다시 단아하고 청초한 왕비로 돌아갈 때가 왔다.

메리

왜그러십니까 왕비님?

루시아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루시아를, 광대는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루시아

뷔, 다녀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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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왕비님

왕비가 방을 나섰다. 광대는 방에 남았다.

메리

저...그, 그쪽도 옷을 챙겨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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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저, 말입니까?

메리

네에..보고있기 민망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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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감사히 받아들이죠. 아무 옷이나 내와주세요

광대는 피식 웃으며 이불속에 파고들었다. 비릿한 밤꽃냄새가 퍼져나갔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후....

파킨스 공작

전쟁을 일으켜야합니다! 전쟁을!

로젯타 후작

우리는 전쟁을 끝낸지 얼마되지않았습니다 파킨스 경, 이 상황에서 전쟁을 벌인다면 국고가...

파킨스 공작

여자가 뭘안다고!!

루시아

그만

파킨스 공작

와,왕비님?

루시아

파킨스경, 안타깝군요..그 말은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 는 말입니까? 저또한 여자이므로

청순가련한 왕비의 연기에 모두가 속아넘어간다.

파킨스 공작

아니, 그런말이 아니오라...

폴트 백작

왕비님, 그런뜻이 아닙니다. 이 나라에 왕비님을 깎아내릴 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당연하다. 타국에서 시집을 왔지만 금세 적응하고 왕위계승확률이 희박하던 3왕자인 남편을 왕위에 올려다 앉힌 장본인. 외모는 곱고 성격또한 성녀 그 자체. 고 스펙만 쌓아올린 왕비를 깎아내릴자는 여기에 없어보였다.

루시아

.....

저 년만 빼면

세레네

폐하, 이게 무슨 뜻입니까?

민윤기 image

민윤기

아, 이 말은...

왕비는 저도 모르게 살짝 이를 갈았다. 본래 저 자리에는 내가 앉아있어야 했을텐데..

왕비는 긴 테이블의 끝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둘과 자신을 비교했다.

저 자리는 왕과 왕비의 자리이다. 그러나 1왕비인 루시아는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조율한다'는 명목으로 일반 귀족의 자리에 앉아있고 세레네는 왕비의 자리에 앉아있다. 이것은 세레네가 왕의 총애를 받는다는 뜻이아닐수없다!!

적어도 '세레네'는 그리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