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전해주는 가게》

첫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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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여기는... 공동묘지잖아."

은하가 묘지를 보고 놀라 뒷걸음질쳤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우진이 채워줬던 시계만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저 막막하기만한 어둠에 은하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곳에서 편지를 어떻게 전해준다는 걸까.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덜썩 잡자 소리지르지도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은하다.

은하가 용기를 내 뒤를 돌아보자 우진이 엄청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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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노, 놀래키려던건 아니었는데... 죄송합니다."

우진은 침착하게 은하를 잡아 일으켜주었다. 끝까지 미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그를 보자 은하는 안심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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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괜찮아요. 그나저나 여기는..."

은하가 말을 잇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자 설명해주는 우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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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아, 설명한다는 걸 또 깜빡했네요. 오늘 저희가 만날 아이는 가난한 묘지기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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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아마 우리가 만나야할 아이는 이곳을 배회하며 돌아다니고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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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그럼, 찾아서 편지를 전해주면 된다는 건가요?"

잘 아시네요. 그러자 정장속에서 편지를 꺼내 은하에게 건네주었다. 은하가 편지를 받아들자 말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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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오늘은 어떻게하면 되는지 배우는 날이니까 편지는 은하양이 직접 전해주세요."

은하가 잘 할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우진은 은하의 등을 토닥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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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은하양의 예쁜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글보다는 목소리가 더 오래남는 거니까요."

그러자 성우가 준 편지의 내용이 괜스레 생각나며 살짝 웃는 은하였다.

한참을 서있으면서 우진은 시계를 확인했다. 여주는 얼른 아이를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결국 얼마안가 우진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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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근데 여기서서 계속 시계를 확인하는 이유라도 있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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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얘기해드린다는 걸 계속 까먹었네요, 하하."

자신의 실수와 어두운 분위기를 웃음으로 무마해보려는 우진이다. 은하는 그런 우진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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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저희가 서있는 이 묘는 아이 어머니의 무덤입니다. 매일 특정 시간이 되면 항상 여기를 방문하곤 하죠."

자신과 다를바가 없는 과거에 조금은 숙연해지는 그들이다. 우진은 은하는 무덤에 애도를 표했다.

아이

그렇게 뒤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왠 흙투성이인 아이가 뒤에 서있었다. 아이가 물었다.

아이

"저희 어머니 무덤에는 무슨 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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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은하씨 어서."

우진이 타이밍을 잡아주자 숨을 크게 들이쉰 은하가 아이 앞에 쑤그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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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우린 너에게 편지를 전해주려고 왔어."

아이

"저에게 편지가 올 리가, 없는데..."

성우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기 위해 편지에 써있는 이름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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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진영아 봐, 네 이름이 적혀있어."

은하는 아이에게 편지를 건네주었다. 아이는 얼떨결에 편지를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제 품에 안았다.

은하가 뿌듯함에 웃으며 일어나자 우진은 작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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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이제 가셔도 됩니다.아이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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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꼭... 멋진 아이가 되서 만나자."

어느새 어둡던 공동묘지는 사라지고 회사에 도착해있었다. 아직 여흥이 가시지 않은 은하가 어정쩡하게 서있자 우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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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잘 하셨습니다. 이제 바뀐 현실에 적응하시기만 하면 다 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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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그럼 지금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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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건 인연이 닿는다면, 알 수 있을겁니다. 이제 사장님께 가봅시다."

은하는 우진에게 입고있던 정장을 돌려주고는 사장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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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편지는, 잘 전해주고 왔나요? 아마 처음이라 완벽하진 않아도 행복해졌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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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네... 그냥 지금쯤 그 아이는 어떻게 됬을지가 너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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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분명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이제 동료들에게 소개도 할 겸 점심이나 먹으러 갈까요?"

여주는 이제야 떠오르는 밥 생각에 신났지만 회사라고 생각하며 달려가는 걸 참았다.

성우는 그런 은하가 여전히 어린아이때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 뭔가 더 애정이 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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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잘 자라줘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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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여주씨, 밥 같이 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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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아, 네."

각자 먹고싶은 메뉴를 고른 뒤에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넓은 건물에 있는 직원들이 몇 명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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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우와, 새로 들어오신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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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오늘 처음 편지도 전해주고 왔습니다."

연신 놀라며 서둘러 은하 옆에 앉았다. 은하는 같은 여자동료가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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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언니, 언니라고 불러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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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예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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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치, 알겠다구요."

우진이 별다른 말없이 눈치를 주자 금새 물러나는 예리였다. 은하가 살짝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니 진짜 가족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은 서툴렀지만.

간단히 식사가 끝나자 예리가 은하의 손을 잡아끌었다. 얼떨결에 일어닌 은하를 데리고 나가자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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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어린 애들끼리 놀다오라고 하죠? 저희는 계산하고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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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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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언니, 라고 불러도 되죠? 저희끼리만 있을때 부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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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네, 좋아요."

진짜 어린아이인것 마냥 골목 안을 뛰어다니는 예리가 귀엽기만 했다.

골목을 뛰어다니다가 다시 은하에게로 돌아온 예리가 기억났다는 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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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근데 부사장님이랑 어떻게 만나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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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네? 부사장님이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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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박우진 부사장님이요. 혹시 모르셨어요?"

자신이 눈치가 없었던 건지, 우진이 까먹어버린 건지 모르는 탓에 몰랐다고 수긍했다. 그러자 예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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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이상하네... 부사장님이 까먹으실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다가도 은하가 앞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는지 그냥 돌아가자며 손을 잡아 끌었다.

툭-

골목에서 나오려는 순간 예리는 누군가와 부딪혀 넘어졌다. 놀라 위를 쳐다보니 왠 남자들이 기분 나쁘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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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쓰... "

은하가 괜찮나며 예리를 일으키려 하자 은하의 팔을 거칠게 잡는 남자다. 덕분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질질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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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

"언니!"

은하가 끌려가자 예리가 소리쳤다. 그 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반항하는 은하였다.

은하 image

은하

"이, 이거 놔요."

남자

"부딪쳤으면 사과를 하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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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뭐요...? 부딪힌건 양쪽이..."

남자

"시끄럽게 말이 많아?"

남자가 손을 번쩍 들자 은하는 눈을 질끔 감았다. 예리는 저항하지도 못한채 바닥에서 소리질렀다.

학생

"뭐하시는 거에요."

남자가 은하를 때리려하자 그 손을 제지했다. 교복을 입은 걸 보니 학생이었다. 남자는 학생의 얼굴을 보자마자 새파랗게 질렸다.

학생

"괜한 여성분들 건들지 마시죠. 다친건 당신이 아니라 저분들인데 사과하라면서 때려?"

남자

"넌 신경꺼."

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제지하던 남자의 손을 더 꽉 쥐며 말했다.

학생

"싫다면?"

남자는 이내 학생에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빗나갔다. 학생은 남자의 팔을 붙잡더니 단숨에 넘겨버린다.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예리와 은하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박우진 image

박우진

"대체 무슨 일..."

예리가 소리친 걸 들었는지 한 발 늦게 도착한 우진이 말을 잃었다. 이미 종료된 상황을 보고는 빠르게 신고했다.

학생이 뒤따라온 성우와 우진을 보더니 여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었다.

자신을 잡아 일으켜주자 고맙다며 얼굴을 쳐다본 은하가 놀랐다.

그 학생은 다름이 아닌 진영이었다.

진영의 얼굴을 확인한 우진도 놀래자 은하에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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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누나, 오랜만이에요."

인연이,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