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왕족 [시즌 2]

5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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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그렇게 해서, 블타병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제대로 마련됐다는 걸 알립니다. 이미 해독제는 다 배포된 상태고, 아무리 길어도 3일이면 상황이 다 정리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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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세계의 역사를 뒤흔들었던 이 엄청난 일을 해결하는 데 가장 도움이 컸던 분이 한 분 계시죠? 이번 일 잘 마무리 되면, 모두 그 분께 감사의 말을 한 번씩 올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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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한 몸을 불사질러서 저희가 위기를 빠져나가게 해주셨습니다. 분명 백현 씨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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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오늘 회의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넓은 장을 빠져나가는 무리들이 천천히 움직였다. 태형이 오른 단상 밑에서 회의에 참가하던 남준도 필기하던 것들을 마무리하고 태형에게 살짝 웃어보였다.

백현의 장례를 치르기 전, 검은 타액들에 몇 번은 노출됐을 백현이 뭔가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한 태형 덕에 그의 혈액 같은 것들로 연구를 했었다.

결과는 대성공. 몇날 며칠을 밤을 새워가며 연구를 하더니 결국 해독제를 만들어 냈다. 순식간에 해독제들은 세계 전체로 퍼졌고, 군사들이 나서서 남은 잔해들도 치우고 있다.

태형은 단상에서 내려오며 남준의 미소에 답했다. 안도감이 제대로 보이는 미소. 어느새 그는 한 세계의 진정한 왕으로 우뚝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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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폐하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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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형은 안 그래도 돼. 참, 정한이는 요새 잘 지내? 얼마 전이 깨어나고선 여기저기 많이 뛰어다닌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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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아. 어제도 얼굴에 생채기 하나 만들어 왔더라. 늑대로 변하면 다리도 안 멀쩡하고, 워낙 이번에 고생이여서 몸도 안 좋고. 말도 못하는 애가 어딜 그렇게 다니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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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걔도 자유분방할 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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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정말... 어째 더 애가 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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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난 이제 은비 보러 간다. 나 뭐 시킬 거 있으면 내일 할 테니까 사무실에 놔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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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얼레? 내일 할 거라는 거 보니까 계속 붙어 있으실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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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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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

추운 겨울임에도 따뜻한 햇빛은 차를 마시며 앉은 네 명을 적당한 온도로 감싸주었다. 요즘은 내내 춥더니 오랜만에 날씨가 풀린 것이다.

잔을 들고 홀짝거리는 예원을 보며 정국이 웃자, 조용히 욕을 내뱉는 호석과 그렇게 연애질을 하고 싶으면 저 멀리로 꺼지라고 소리치는 빈. 시끌시끌한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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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내가 우리 누나 보겠다는데 댁들이 뭔 참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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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빈 (23)

"뭐! 너 지금 댁이랬냐! 이제 형이고 뭐고 없다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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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그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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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23)

"둘 다 조용히 해. 날씨 좋아서 조용히 차 마시자고 찾아왔는데 시끄럽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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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빈 (23)

"얘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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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응, 조용히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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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빈 (23)

"아니 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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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안 닥쳐! 문빈, 김예원 너희는 기껏 찾아온다는 장소가 군사들 훈련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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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23)

"그럼 어떡해? 위에 두 분은 회의 갔고, 정한이는 또 어디로 날랐는 지 모르겠고, 황은비는 집에 붙어 있을 거라고 개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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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어이!!! 거기 훈련병!!! 팔 제대로 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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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누나, 나 보고 싶어서 왔다는 말은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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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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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23)

"그래... 너 보고 싶었어. 그래서 왔어."

예원이 그렇게 말하자 2차로 노발대발하는 빈이었다.

덜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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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정한아! 아저씨 왔다!"

남준이 집으로 들어오며 소리를 내자 2층에서 고개를 빠끔 내밀더니 도도도 달려오는 정한이다. 남준은 그에 살짝 웃으며 외투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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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오늘은 뭐 어디 안 나갔나봐? 집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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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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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오늘은 날이 좀 풀렸긴 한데, 오늘 새벽부터는 또 엄청 추워질 거래. 그러니까 어디 나가지 말고 집에 좀 있어. 아저씨 말 알아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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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톡, 톡 -

잠자코 남준의 말을 듣던 정한이 살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남준이 돌아보자 올망한 눈동자가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지.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애들이 사고쳤을 때 빠져나가려고 짓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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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 왜."

정한은 조용히 그를 부엌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냉장고에 차마 들어가지 못해 다 녹아버린 눈사람. 근데 그게 다 녹고 있어서 바닥이 온통 물바다였다.

사태 파악을 마친 남준은 서둘러 고개를 숙여 정한을 찾았다. 이 날렵한 늑대가 또 사고를 쳤구나. 집에 눈사람을 들일 생각은 또 어떻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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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윤정한, 너 진짜 아저씨한테 혼날... 야!!!"

하지만 이미 정한은 목도리를 챙기며 집 밖으로 뛰쳐나가고 있었다.

남준은 봤을까? 그런 정한의 입꼬리에 장난스래 달린 미소를.

쾅 - !

도어락 소리가 마무리되며 태형이 집으로 들어왔다. 제 예상이 맞다면 아마 은비만 집에 있을 터. 훈련장에 앉아 차를 즐기는 네 명을 지금 막 목격하고 오는 중이었다.

남준은 아마 퇴근해서 집이고, 정한은 절대 집에 박혀 있을 애는 아니고. 태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신발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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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오빠 왔어? 애들 다 나가던데, 저녁은 우리끼리 먹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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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은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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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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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오빠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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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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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오빠가 우리 은비랑 너무 놀고 싶어. 우리 둘만 할 수 있는 놀이가 있는데,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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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 뭔지는 몰라도 일단 밥부터 먹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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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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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오빠 아침 안 먹고 일하러 갔잖아. 점심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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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아, 응! 점심은 회의 전에 든든하게 먹었어. 그러니까 내 걱정하지 말고 이리 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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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발랄하나, 싶었던 은비는 이왕 기분 좋은 거 잘 맞춰 줘야겠다 생각하며 천천히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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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오늘 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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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응!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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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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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지금부터 더 좋아질 예정이야."

태형은 한 손은 은비의 뒷머리로 다른 한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그리고 진득하게 다가오며 입술을 열었다.

참 애틋했다. 평소보다 더 느린, 더 다정한 입맞춤이었으니까 그랬는지도 모른다. 중간중간 눈을 뜨며 은비를 바라보던 태형은 이내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을 싵고 있었다.

은비의 몸이 들려진 건 부드러운 순서였다. 조그만 아이를 품에 넣은 태형은 입을 떼지 않고 제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 방 문은 딸칵, 소리를 내며 잠겼다. 다정하고 날쌘 뱀파이어와 그 뱀파이어를 사랑하는 인간. 둘은 아득한 정신과 함께 추운 새벽까지 붙어 있었다.

오전 6:23

태형은 제 옆에서 뭣 모르고 자는 은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새벽에 한바당 치르고 나서 그대로 잠이 들었던 은비를 그는 잠도 안 자고 정성스래 돌보는 중이었다.

울었던 눈물 자국도 닦아주고, 깨면 놀라니까 옷도 입혀주고. 그렇게 새벽을 꼬박 보낸 태형은 베시시 웃으며 은비의 잔머리를 정리했다.

태형의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이불로 말려진 은비를 꼭 안아주는 그는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지쳤었는지, 곧 잠에 들었다.

둘이 자는 침실의 창문에서는 오묘한 남색 날개를 펼친 나비가 팔랑거리며 날아오르고 있었다.

나비는 참 자유로워 보였다.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을 만큼, 자유로워 보였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왕족의 역사이로다.

한 겹씩 낙엽의 색이 바뀌고 힘없이 바삭하게 떨어지는 순간 하나하나를 주옥 같이 다 담은 수만 년의 역사가 될 것이니,

고난과 역경 속 선조들이 기록하였던 역사를 잘 숙지하여 한층 더 발전한 세계를 창제하기 바란다.

난 인간이라는 존재를 만나 한없이 사랑했고, 아꼈다.

하지만 왕족이라는 명목 하에 그걸 그냥 허용할 수는 없었던 탓일까. 그동안 셀 수 없는 고난이 불었었고 생명의 위협은 한 평생 계속이었다.

많은 동료들을 잃었고, 세계가 받은 피해 또한 상당했다.

하지만 끝은 밝을 것이다.

나에게는 아직 따뜻한 미소를 보여주는 자들이 존재한다. 내가 무얼 하든 응원하고 지지해줄 자들이 존재한다.

내 사랑의 최고의 사람이라는 인간 둘, 문빈과 김예원. 어느새 멋지게 자라 장군의 자리까지 오른 전정국.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날 위했던 정호석.

왕위에 앉은 순간부터 단 한시도 나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은 김남준 총리.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내 가족 김석진 왕자.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인간 황은비.

감히 후손들에게 이리 전한다. 믿음이 끌리는 쪽으로 몸을 움직이라고.

몸이 굳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내가 믿는 방향으로 무작정 뛰는 것에 망설인 적이 있던 나는 안타깝게 아름다운 나비를 하나 놓쳤다.

그러니 믿는 곳으로 뛰어라. 그대들에게 아직 미래는 많다. 더없이 펼칠 수 있는 미래가 찬란하게 반기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순수혈통으로 왕위를 지키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유일한 말이다.

망설이지 말아라. 그대들이 택한 길이라면 무엇이든 아름다울 것이니.

그다음이 누구여도 나를 이어 왕위에 오른다면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니,

나는 내 후손들을 위해 글을 이렇게나마 끄적여본다.

이상 2020.11.10 ~ 2020.08.21까지 [뱀파이어 왕족 [시즌 2]]를 사랑해주신 모든 노을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시즌 2]라서 솔직히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또 무사히 끝나게 되어 굉장히 영광입니다.

또 제가 한 3주? 찾아뵙지 못하였는데요, 이렇게 딱 한 화 앞두고 팬플에 전혀 손을 대지 못해서입니다... 정말 죄송해요.

아마 외전은 없을 겁니다. 굳이 [시즌 2]까지 외전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요. 곧 신작으로 인사드릴 겁니다.

그럼 지금까지 여름비처럼이었습니다. [뱀파이어 왕족 [시즌 2]]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곧 신작과 함께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