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후배 일진에게 찍혔을 때
철벽따위 개나 줘버려


그 일이 있고 벌써 3일이 지났다.

지나가다 김태형을 마주칠 때면 항상 피하고.

문자를 보내면 읽기만 하고 답장은 없다.


민여주
김태형 진짜 옛날에 무슨 일 있었나..

김태형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중, 갑자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학교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민여주
민윤기. 무시하지 말고 대답해라.


민여주
어쭈.. 아직도 일진놀이 하는 거 엄마가 알면 어떻게 ㄷ..


민윤기
아, 시발. 무슨 일인데.


민여주
그치. 이렇게 나와야지.


민윤기
닥치고, 왜.


민여주
김태형. 알지?


민윤기
···뭐야. 니가 걔를 어떻게..


민윤기
설마 소개시켜달라는 건 아니겠지.


민여주
내 성격에 그럴 것 같냐.

돌대가리.. 내가 소개시켜달라는 말은 한번도 한 적이 없는데.

연애같은 건 관심도 없었으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럴 시간이 없었지.


민여주
큼···, 걔 예전에 어떤 애였는 지 알아?


민윤기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민윤기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든가.


민여주
아, 그런 방법ㅇ.. 아니 내가 왜 수긍하고 있어.


민여주
김태형이 나만 보면 무시깐다고.


민윤기
걔가 웬만해서 안 그러는데..


민윤기
내 예상대로라면 너 졸졸 쫒아다닐텐데..


민여주
미친, 개 똑같아.


민윤기
근데 뭐 실수라도 했냐?


민여주
그랬나봐.. 나도 걔 과거는 모르니까..


민윤기
걔 과거가 좀 화려하긴 했지..

이제 그냥 술술 다 말하네.

앞으로도 약점으로 많이 놀려야지..


민여주
뭐가 화려해..


민윤기
아, 씨.. 이거 말하면 안되는데.


민윤기
나 김태형이랑 연 끊을 수도 있어..


민여주
내 알빠야? 뭔지 빨리 말해.


민윤기
김태형 옛날에 왕따였어.


민윤기
뭐, 정확히 말하자면 은따?


민여주
근데 지금은 일진이잖아.


민윤기
말만 일진이지 애들 패고 다니는 애는 아니야.


민윤기
물론 나도 애들 안 패.


민여주
아, 네네. 너는 이미 벌점 추가했어.


민윤기
아 개새끼..

어짜피 민윤기는 나 때리지도 못하니까,

놀리고 일러도 상관없어.

으음.. 김태형이 왕따였다니.

그래서 친구가 없냐는 장난에 흠칫했던 건가.


민여주
연락이라도 해볼까..

웬지 모르게 걱정되는데..

아니 내가 얘를 왜 걱정해.

그냥 얘가 일진놀이 그만 뒀으면 해서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연락 한번만 해봐야지..

05:41 PM

민여주
김태형, 잠깐 만날래?

05:42 PM

민여주
너 나 계속 피하잖아.

05:42 PM

민여주
저번에 장난 때문이면 사과할게.

또 읽긴 읽었는데 답장이 없네.

뭐하자는 거야..

05:43 PM

민여주
태형아, 제발.. 나 선도부 생활 망치고 싶지 않아..

진짜 내 선도부 생활 망치고 싶은걸까..

05:48 PM

김태형
잠깐 나와봐요. ○○놀이터에서 기다릴게.

이제야 답장을 하네..

대충 겉옷 걸치고 빨리 나가야겠네.


민여주
야, 김태형!



김태형
···.

김태형 저렇게 정색한 거 처음 보네..

지금보니까 좀..

잘생긴 거 같기도..?


민여주
김태형! 아까 내 말 못 들었어?


김태형
···아.. 왔는 줄 몰랐어.


민여주
그.. 저번에는 미안했어.


김태형
뭐가 미안해요..?

아 맞다. 얘는 내가 그 사실을 아는 걸 모르지.


민여주
그,.. 말을 너무 심하게 했던 것 같아서.

내가 사과를 하니 김태형의 표정은 펴졌다.

그리고 나를 보며 활짝 웃어줬다.


김태형
선배는 아무 잘못 없어. 그냥 내가 투정부렸던 거지.


민여주
그러면 나 꼬시는 거 계속 하는거야?

아니 미쳤나봐..

김태형 표정 엄청 당황한 거 봐..


민여주
아으, 말 실수했어..


김태형
선배 철벽 원래 이렇게 깨기 쉬운 거야?


민여주
..너니까 철벽 안 치는 거야.

김태형의 과거를 알고나니 조금 불쌍하기도 했고,

일진이라는 이미지가 깨지는 것 같아 조금 다르게 보였다면 사실이다.


김태형
헐, 나 진짜 선배 많이 좋아하나봐.


김태형
내가 이제는 열심히 꼬셔볼게요.


민여주
뭐, 열심히 하기까지야.


민여주
이미 절반은 넘어온 것 같은데.


김태형
절반 넘어왔으면 아예 내꺼로 만들 때까지 꼬셔야죠.


김태형
기대해요. 그 기대 이상으로 질척댈거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