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la douleur a une prévision
08



김석진
여주야···.

윤여주
······.

윤여주
후··· 일단 마감 먼저 하고··· 흐··· 기다려요.


김태형 큐레이터
마감은 제가 할게요.

윤여주
김 큐레이터···.


김태형 큐레이터
여기서 얘기해요. 관장님께는 잘 말해둘게요.

윤여주
···고마워.


김태형 큐레이터
고맙긴요.

···

윤여주
어떻게··· 된 거예요?


김석진
모르는 척해서 미안해요···. 서프라이즈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윤여주
저 영상에서 말하는 사람, 나 맞는 거죠?


김석진
맞아요.

윤여주
후··· 흡···.


김석진
많이 힘들었죠···. 미안해요.

윤여주
나··· 사실대로 말하면 작가님 미워하는 중이었어요. 그냥 인간 윤여주로서는 예전에 선배 생각은 이제 안 하려고 했는데.


김석진
그런데··· 나 궁금한 거 있어요.

윤여주
뭔데요···?


김석진
저는 큐레이터님을 만나 세상이 바뀌어서 첫사랑이 되었다 해도 큐레이터님은 왜 제가 첫사랑이었어요? 그저 우산 씌워준 것밖에 없는데···.

윤여주
그게 이유예요. 배려심 깊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그때 처음 봤어요. 작가님을요. 비록 우리가 뭐 연인이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제가 혼자 힘들어하고 오버한 것도 맞는데···. 그래도, 나 기억해 줘서 고마워요.


김석진
기억은 돌아왔는데, 얼굴은 그래도 아직 가물가물해요.

윤여주
상관없어요. 작가님이 나 기억해 줬으니까 그걸로 됐어요. 지금 해도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윤여주
나 작가님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해요.

저질러 버렸다. 생각 정리도 없이 그냥 내뱉어 버렸다. 사실 말하고도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작가님을 미워하기로 결심했는데,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김석진
저도 큐레이터님, 존경하고 좋아해요.

윤여주
네? 아니요···, 작가님으로서도 물론 좋아하지만··· 남자로서요.


김석진
네···?

윤여주
미안해요··· 갑자기 이렇게 말해서.


김석진
어··· 이 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저를 작가로서 좋아하는 건 괜찮은데 이성으로 좋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윤여주
···어째서요···?


김석진
알잖아요. 저 지금 큐레이터님 얼굴도 잘 못 알아봐요. 예전 얼굴도 물론 기억도 잘 안 나고요.

윤여주
그러니까, 그게 어때서요. 난 상관없어요.


김석진
나는 상관있어요.

작가님도 날 분명히 좋아한다. 그런데 밀어내고 있다. 그럴 거면 왜 기억 난다고 말했을까. 그냥 아예 말하지 말지. 내가 정말 괜찮다는데 왜 본인이 더 그러는지. 밉다, 정말.

윤여주
미워···.

서러워서 작가님과 얘기를 멈추고 혼자 전시실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김 큐레이터가 기다리고 있었고, 혼자 나온 나를 보고 놀라 달려왔다.


김태형 큐레이터
작가님은요?

윤여주
안에.


김태형 큐레이터
아니요. 안에 있는 거 누가 몰라요? 왜 혼자 나오냐고요.

윤여주
네가 작가님 잘 보내드려. 부탁 좀 할게.


김태형 큐레이터
네? 잘된 거 아니었어요? 왜, 제가···.

윤여주
갈게.

단단히 마음이 상했다. 누가 사귀자고 그랬나? 왜 좋아하지도 못하냐고. 배려심 깊고 마음씨 좋은 작가님이 날 밀어내니 더 서러웠다. 내가 알던 작가님은 이러지 않았으니까.


김태형 큐레이터
무슨 일이에요?


김석진
전 윤 큐레이터님이 저를 안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이성으로는요.


김태형 큐레이터
작가님도 윤 큐레이터님 좋아하시는 거 아니었어요?


김석진
좋아···하죠. 하지만, 윤 큐레이터님이 저를 좋아한다면 힘들어질 게 뻔한데 제가 감히 좋아해 달라고 할 수 있나요···.


김태형 큐레이터
작가님이 얼굴 못 알아봐서 그러는 거예요? 그거 때문에 윤 큐레이터님을 밀어내는 거예요?


김석진
저도 이런 저 자신이 싫은데 윤 큐레이터님은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상상도 하기 싫어요.


김태형 큐레이터
왜 겪어보지도 않고 단정지으세요?


김석진
그냥··· 윤 큐레이터님이 저보다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첫사랑은 첫사랑일 뿐···. 제가 윤 큐레이터님 좋아한다는 거는 말하지 않아 줬으면 해요. 약속 지켜줄 수 있어요?


김태형 큐레이터
···알겠어요. 저 개입 안 할 거니까 알아서들 잘 해결해요. 되도록 좋은 방향으로요. 하지만 필요할 때는 불러요. 알겠죠?


김석진
알겠어요. 그래도 이번 다큐는 몰래 진행해 주셔서 감사해요.


김태형 큐레이터
아니에요. 내일 봬요. 늦었네요.


김석진
네, 내일 봬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윤여주
사장님···.

사장님
왜 또 울상이야.

윤여주
오늘은 진짜 취할래요. 내일도 전시가 있긴 한데 몰라요···. 내일의 제가 알아서 하겠죠.

사장님
얼른 다시 돌아가. 전시면 중요한 거 아니야?

윤여주
그렇죠···.

사장님
얼른 가. 오늘은 술 안 준다. 좋은 말로 할 때 얼른 들어가.

윤여주
그럼, 조금만 앉아만 있다가 갈게요.

사장님
그러던가.

윤여주
하···. 나 좀 좋아해 주면 어디가 그렇게 덧나나? 그럼 우산이나 씌워주지 말던가. 우산은 왜 씌워주냐? 첫사랑이었다는 말은 왜 하냐고! 하···.

윤여주
미워···. 짜증 나···.

···

윤여주
저 갈게요, 사장님.

사장님
그래, 얼른 들어가라!

바도 오늘은 좀 사람이 있어서 정신도 없고 그래서 그냥 일어났다. 터벅터벅 나왔고 타이밍은 또 왜 그러는지 하필 그때 작가님이 바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김석진
술···, 마셨어요?


MEY메이
다음 편 너무 궁금해하시길래 후딱 들고 왔어요. 손팅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