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멋진 단편집

양치기 소년 上

한여름밤 저녁. 시원한 듯 따듯한 밤 공기가 몸을 기분 좋게 감쌌다. 그렇게 연준은 오늘도 장사를 끝내고 문을 닫고 있을 때였다. 

찌르르_

찌르르_

바람 소리, 풀소리, 벌레 소리가 모여 조화로운 소리가 들렸다. 자연의 소리였다. 문을 잠그고 있었다는 것도 잊은 채 흩날리는 머릿결을 따라 시선을 돌리니 사람의 손이 보였다. 그런 손의 모습에도 연준은 놀라지 않은 듯 보였다. 누가 봐도 깜깜한 골목길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길에 위치한 식당은 쓰레기 명소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치 지금처럼 저런 진짜 손 같은 모형을 휙휙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연준이 중얼거리며 다가간 그곳엔 사람이 피를 흘린 채 누워있는 여자가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1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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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上 © ℂ𝔸𝕃𝕃𝕀𝕆ℙ𝔼










우리들의 살벌한 첫 만남은 숨바꼭질로 시작되었다. 여느 때처럼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연준이 나무 뒤에 숨어 숨을 죽이고 있을 때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호기심이 많던 연준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 것이었다.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잊은 채 달려간 그곳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중년남성이 보였다. 그런 중년남성의 주위엔 다섯 명 정도가 둘러싸 뭐가 그리 웃긴 것인지 자기들끼리 웃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헙-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봐도 위험한 상황에 연준이 숨을 죽였다. 살금살금 도망치기 위해 뒤를 돌아본 순간이었다.


"야 너네 너무 방심한 거 아니야? 이런 꼬맹이가 있다는 것도 눈치 못 채고 뭐하냐?"


친구인 것인지 담배를 물고 서 있던 남성이 연준을 낚아챘다. 옷을 잡힌 연준이 대롱대롱 매달려 힘겨운 숨을 뱉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옷이 연준의 숨통을 막아왔기 때문이겠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빨개진 연준의 얼굴을 바라보던 남자가 연준에게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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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꼬맹이 너 뭐냐? 이거 어린놈이 발칙하긴 남의 모습을 엿보고 말이야."


잔뜩 새빨개진 연준의 얼굴이 안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인지 연준의 얼굴을 움켜쥐고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잘 봐도. 이게 내 얼굴이니까. 뭐... 봐도 소용없나?"


자신의 입가를 만지며 웃던 남성의 손이 아래로 푹 꺼졌다. 그러곤 자신의 옷을 움켜쥔 남성의 어깨를 툭툭 친다.


"정국아.. 알아서 처리하고 돌아와라."


그런 남성을 바라보며 정국이라는 사람이 대답했다.


"이딴 꼬맹이는 네가 처리하지? 김태형"


정국의 말에 태형의 눈썹이 비대칭을 이루었다. 그런 둘의 신경전에 파티클이 튀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둘의 신경전은 언제 끝날지 몰랐고, 연준은 한계라는 듯 숨을 헐떡인다. 마지막이 얼마 안 남았다는 증거였다. 그런 둘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네 사람, 아까 중년남성 곁에서 웃던 남자들이었다. 어디서 주워왔을지 모를 돌을 손에 움켜쥔 채 네 사람 중 한 명의 머리에 있는 힘껏 내리쳤고, 당황한 듯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신경질적으로 돌아봤다. 두 사람을 지켜보다 방심한 잠깐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뭐냐. 지민아 그러게 왜 방심하냐?"


지민이라는 사람을 향해 다른 남자가 피식 웃었다.


"김석진. 이 노인네 먼저 처리하고 넌 뒤졌다."

"할 수 있으면 어디 해보던지."


이제는 다른 둘이 싸우는 모습을 보던 정국이 연준의 숨이 끊어질 듯 헐떡이던 옷을 손에서 놓았다. 얼굴이 새빨갛다 못해 새하얗게 질린 연준의 얼굴을 보며 정국이 혀를 찼다.


"어이 김석진. 박지민 그만하지?"


그런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정국이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갔다. 연준은 안중에도 없는지 아니면 벌써 까먹은 것인지 아니면 도망가기는 글렀다고 판단한 것인지 연준의 숨통을 조이던 옷을 손에서 놓고 두 남자에게 다가갔다. 이제 아무도 연준을 막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준은 도망가지 못하고 땅바닥을 굴렀다. 이미 도망치기엔 글렀다는 것을 안 연준이 힘겹게 숨을 뱉었다. 이렇게 풀어줬음에도 숨을 헐떡이기 바빴고, 온몸에 힘이 풀려 도망가는 것도 당연히 무리였다. 땅을 부여잡고 다리를 질질 끌며 앞으로 나아가는 연준. 땅에 쓸려 피가 나고 상처가 생기는 와중에도 도망가기 위해 애를 쓰는 연준의 앞을 막아서는 여자. 긴 생머리에 염색을 한 것인지 은발이 찰랑거렸고, 오드아이의 눈을 가진 여자는 도망가던 아이도 홀릴 정도로 아름답게 생겼다고 후로 연준은 자부하며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투닥거리며 싸우느라 여자를 발견하지 못한 여섯 명의 남자들은 연준을 안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두 사람을 보지 못했다.


탁_


공주님 안기를 하고 연준을 데리고 가던 여자의 손을 누군가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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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네 이 여자 뭐야? 아는 사람이야?"


저 남자들과 일행인 것인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하는 남자의 모습에 모든 시선이 이곳으로 향했다. 누구는 놀란 듯했고 누구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런 남자들의 반응에 여자를 속박하려는 듯한 남자를 발로 걷어차는 여자.
 방심하고 있던 탓에 넘어지는 남자를 보며 지민이라는 남자가 한걸음에 달려갔다. '야 민윤기 괜찮아?' 그런 남자들을 무시하며 연준을 내려놓은 여자가 말했다. 저기 이 골목길을 빠져나가서 모퉁이를 돌면 경찰차가 한 대 있을 거야. 거기 가서 길 잃어버렸으니까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는 거야. 알겠지? 할 말을 다 한 듯 눈꼬리가 휘어지도록 웃는 여자를 바라보던 연준. 그런 연준을 바라보던 눈이 매섭게 돌변하더니 남자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여자의 모습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일어나 알려준 대로 달려가는 연준. 가까운 거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서야 경찰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저곳 피가 흐르는 연준의 모습에 순찰하던 경찰들이 놀란 듯 달려왔다.


"저기,, 저기에 누나가 남자들이랑.."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아이를 끌어안을 때였다. 뜬금없이 여자를 구해달라는 연준의 대답에 서로 눈을 마주 보던 경찰들이 일단 병원 먼저 가자고 했지만, 경찰의 품에서 빠져나와 후들거리는 다리로 달려가는 연준의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서로 눈을 바라보던 남자 경찰이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연준을 따라 아까 그 장소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듯 조용한 골목길 아까까지만 해도 없던 핏자국만이 그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연준에게 각인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뿐.. 그 어디에도 그들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것 같았다고 훗날의 연준은 대답했다.










우수한










번뜩_

파란색 눈동자에 살기가 돌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방안 자신을 방금까지 보살펴준 것인지 머리에는 물수건까지 올라가 있었다. 머리가 핑 도는 느낌에 머리를 부여잡는 여자.

드르륵_


"일어났네요? 안 일어나면 어쩌나 했는데"


태연하게 자신의 옆에 앉는 연준의 모습에 품에서 칼을 꺼내 들어 어느새 연준의 목에 가져다 댔다.


"넌 누구야? 무슨 속셈인데."

"이 칼은 치우시죠? 저 나쁜 사람은 아닌데. 음 따지고 보면 그쪽 같은 사람을 잡고 다니는 사람이 좋겠네요."


연준의 말대로 방안에는 수많은 상장과 트로피가 존재했다. 상장들과 그쪽(초면에 칼부터 들이미는)을 잡고 다니는 사람 = 경찰이라는 말이었다.


"왜 날 구해준 거지?"

"글쎄요. 그쪽이 그 오른쪽 눈에 낀 렌즈를 뺀다면 알려줄 수도?"

"장난하는 거 아니야! 날 왜 구해줬냐고!!"


연준의 기억에 따르면 분명 그 사람이 맞았다. 수놓은 듯 은발이 예쁘게 찰랑거렸고, 그때 느꼈던 특유의 아우라가 품어져 나왔다. 옛날에 봤을 때하고는 눈 색이 다르길래 던져본 말이었는데 진짜로 렌즈를 끼고 있었나 보다. 안 그러면 아까보다 경계할 리가 없겠지.


"뭐.. 눈치가 빠르시네요? 난 그쪽이 예상했듯이 경찰이에요. 하지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어도 잡아갈 생각은 없어요. 그쪽이 날 죽인다고 협박해도 마찬가지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난 그쪽한테 옛날에 받은 빚을 청산하는 거고 그쪽은 그냥 제가 청산하는 빚을 받으시면 되는 거죠. 어때요 쉽죠?"


그런 연준의 말에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보이는 여자에 연준이 피식 웃는다. 무섭지도 않은지 웃는 연준의 모습에 긴장한 듯 보였다. 애매 모호한 미소를 짓던 연준이 물었다.


"뭐 따지고 보면 제가 을인데.. 갑의 성함 정도는 알면 좋을 것 같아서요. 이름이 뭐예요?"

"

"걱정 말아요. 내가 만약 그쪽을 잡아넣기라도 하면 그쪽한테 죽어줄게요. 아주 순순히"










{혹시 이해가 안 되실까 봐 하는 5가지 추가 설명}
 1. 10년 만에 만났음에도 연준은 여자의 모습을 한 눈에 알아봤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2. 처음에 '장사를 끝내고' 라고 했는데 가게는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가게이며 연준이 대신 마감처리를 해준 것이다.
3. 제목이 양치기 소년인 이유 : 어렸을 적 연준은 여자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고, 그 도움 받은 것을 빚이라고 칭하며 갚기 위해 여자가 살인을 했던 도둑질을 했던 눈 감아주겠다는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나는 '눈을 감거나 거짓말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게 비록 경찰일지라도)
4.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 간 연준의 모습을 본 경찰들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판단 집에 데려다 줌 → 친구들은 연준이 먼저 갔겠다고 생각하고 알아서 집으로 갔다고...
5. 경찰이 된 이유는 저런 위험 상황에도 자신을 구해준 여자가 멋있다고 느꼈고, (그게 귀신에 홀려 멋대로 상상한 것이라고 해도) 그날부터 경찰이라는 꿈을 갖게 되었고, 경찰이 되었다.





- 이 스토리는 상, 하로 이루어지며 다음 편은 는녀름님의 단편모음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이 글은 칼리오페 크미인 것을 한 번 더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