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의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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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와의 딜 ]


*이 글은 트리거 워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트리거 워닝 (Trigger Warning) :해당 콘텐츠가 불건전한 소재를 담고 있어서 트라우마를 유발하거나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라는 일종의 경고문.


"수고하셨습니다, 저 먼저 가볼게요."

새벽 5시 누군가에겐 하루의 시작이자 하루의 마침표인 시간. 그 시간에 여주는 편의점 알바를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자취방으로 걸어갔다. 여주는 주유소 알바, 카페 알바, 독서실 알바, 편의점 알바 등등 알바란 알바는 다 하고 있다. 여주에겐 소원이 딱 한 가지 있다. 제발 남들처럼만 사는 거.

드라마에 나올법한 사채업자 도박, 폭력은 여주에게 흔한 일이다. 여주의 엄마는 여주가 태어나자마자 엄마는 집을 떠나고 아빠라는 사람은 허구한 날 술을 마시고 집에 왔다. 그럴 때마다 여주의 몸에는 멍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너만 없었으면 이렇게는 안 됐다고 하면서 무자비한 폭력과 폭언이 여주에게 쏟아졌다.

여주가 16살 때 아빠는 매일매일 한 도박으로 인해 큰 빚이 생기고 얼마 뒤 감당이 안 되는 금액이 되자 집에서 목을 매달고 자살을 했다. 그러면서 그 빚은 다 여주가 떠안게 됐는데 겨우 중학교를 졸업한 나이지만 여주의 아빠는 혈육이 여주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꿈도 못 꿨다.

도로에는 바람 소리와 여주의 배에서는 꼬르륵- 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아침에 편의점 폐기로 나온 삼각김밥 하나만 먹어서 그런가 다른 날보다 소리가 더 컸다. 뭐 다른 날이라 해도 크게 다른 건 없다.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중에 한두 개 더 먹는 정도?.

사실 여주가 지내는 집은 자취방도 아닌 그냥 사람이 딱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만들어진 낡은 아파트의 반지하. 5평 남짓한 원룸 방에 겨울만 되면 수도가 얼어서 물이 안 나오고 여름이면 날파리들이 알을 까서 화장실은 날파리로 가득했다. 그리고 화장실 전등은 늘 깜박깜박 거렸다.

누가 화장실 전등을 고쳐줬으면 좋겠지만 고쳐줄 사람도 없고 전등을 살 돈도 없는 현실. "아 맞다 월세···내일까지 안 내면 방 빼라 했는데···." 5평 남짓 한 집인데 무슨 월세를 그렇게 많이 받는지 오늘까지 그동안 밀린 월세 안 보내면 방 빼라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문자를 보고 여주는 한숨을 쉬었다.

잡생각으로 터벅-터벅 걸어갈 때쯤 여주의 시선이 한 고층의 전광 빌딩에 멈췄다. 그 전광판은 '태어나줘서 고마워! ···넌 우리의 삶의 이유이자 기쁨이야··.' 한 걸그룹 멤버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광판 이였다. "··꼴값 떨고 있네···나 하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남 생일까지 챙겨··." 여주는 전광판을 보고 자신의 생일에 제대로 된 축하를 받은 자기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남들 생일 때 흔히 먹는 미역국도 초등학교 때 급식으로 먹어본 게 마지막이었나.

끝도 없는 계단을 몇 분간 올랐을까 여주는 금방이면 무너질듯한 집들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저 멀리 있는 가로등에 희미한 빛을 따라 골목을 들어가는데 누군가 여주의 팔을 붙잡았다.

"왜 이리 늦게 와····기다리다 목 빠지는 줄 알았네."

설마 했는데 아파트 입구 앞을 지키고 있던 한 남자. 얼굴에는 여러 흉터와 생채기가 있었다. 그 남자는 셔츠 안으로 힐끗힐끗 보이는 문신에 목에는 금으로 보이는 금목걸이와 금 팔찌까지··누가 봐도 나 사채업자예요 하는 포스를 풍겨냈다. 여주의 얼굴을 사색이 되었고 눈은 작게 요동치고 있었다.

"에이··내가 봐주는 건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했는데···설마 진짜 안 가져온 건 아니지?."

남자 손 뒤에는 쇠로 만들어진 야구 배트가 있었다. 야구 배트에는 여기저기 작게 굳어있는 핏자국이 보였다. 여주는 '아··나 저걸로 맞으면 진짜 죽겠구나···.' 싶었던 찰나 사채업자는 야구 배트를 손으로 몇 번 만지다가 여주네 현관문을 몇 번 치더니 아예 박살을 냈다.

"···············."

여주는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손만 벌벌 떨었다. "··일··일주일만, 이번 주 안에 돈은 꼭 줄게···." 여주의 말을 듣던 남자는 지금 이 상황이 웃긴 듯 웃기 시작했다.

"··일주일? 내가 너 말을 왜 들어야 되는데? ···내가 돈이 없으면 몸을 팔던가 막노동을 하던가 하라고 했잖아··."

"···알겠으니깐 딱 일주일만 시간을 줘 내가 그 안에 꼭 어떻게서는 돈을 구할ㄱ!!!! ···."

여주가 말을 이어가자 남자는 발로 여주의 배를 찼다. 발을 정확히 복부 정중앙 맞아서 그런가 여주가 숨을 헐떡였다. 남자는 배를 끌어안고 누워있는 여주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발로 여주의 다리를 밟아갔다. "돈 어딨냐고, 돈···돈만 주면 바로 간다니깐?." 여주가 숨을 헐떡이면서 아무 말도 못 하자 남자는 단단히 화가 난 듯이 대답을 하라고 하면서 소리쳤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야구 배트를 들고 여주의 다리를 가격했다.

"···ㅈ··제발··."

여주는 남자의 다리를 붙잡고 제발 살려달라고 뭐든 한다고 말했다. 남자는 미소를 보이며 "··진짜? ··정말 뭐든 다? ···." 여주 쪽으로 쭈그리며 앉았다. 여주는 주위를 둘러보다 깨진 소주병 조각이 떨어져 있는 걸 보고는 손을 뻗었다.

"··얼씨구 이걸로 나 죽이려고?." 남자는 여주가 유리조각을 가져 갈려는 걸 발견하고 발로 여주의 손을 짓밟았다. 새벽 공기로 가득한 골목은 여주의 비명 소리로 채워져 갔다. 여주는 평소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정말 죽을 수도 있는 순간이 오자 간절히 살고 싶어졌다. 여주가 안간힘을 다 써서 반대쪽 손으로 남자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뒤로 밀었다. 사채업자는 넘어지다 돌에 걸려 발목을 삐었다.

"··ㅇ·아 시발···넌 진짜 뒤졌다···."

여주는 비틀거리는 몸을 겨우 일으키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반 정도 깨진 소주 병을 잡고 남자의 머리에 내리꽂았다. "··아악!!! ···." 여주는 주위를 둘러보다 아까 남자가 가지고 있던 야구 배트를 발견하고 절뚝거리며 주우러 갔다. 남자는 한 손에 배트와 피 범벅인 상태로 걸어오는 여주를 보고서는 소리를 쳤다. "ㄴ··너···너··그걸로 나 죽이면 교도소 가는 거야 알고 있지···?."

여주의 눈에서는 눈물만 뚝뚝 떨어져갔다. 하지만 괜찮다는 듯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살바엔 너도 죽고 나도 죽는 게 낫지 않겠어? ···."

골목에는 이젠 여주의 비명이 아닌 남자의 굵은 목소리가 채워져갔다. 남자의 비명 소리가 점점 작아질 때까지 여주는 때리고, 때리고 또 때렸다. 지금까지 쌓였던 모든 한의 푸는 거처럼 여주의 얼굴은 광기로 가득했고 그 모습은 악마와 다름이 없었다.

이제 여주도 지쳤는지 야구 배트를 내려두고 벽에 기대앉았다. 피 묻은 손으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닦으니깐 마치 피눈물을 흘리는듯한 모습이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전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벨 소리의 주인공은 사채업자의 핸드폰. 여주는 그 벨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차려지는듯했다.

피로 물든 덜덜 떨리는 손, 야구 배트에 묻은 남자의 피,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시신과 그 시신에 꽂혀있는 소주 병까지 모든 게 잘못되어갔다.

여주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자신의 핸드폰을 챙기고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고 달리고 계속 달렸다. 주위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지나가면 다들 여주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거의 다 풀어진 묶은 머리와 얼굴의 반은 피로 덮여 있고 여주의 바지는 원래 색이 뭐였는지 구분이 안 갔다. 슬슬 해가 뜨기 시작하는 시간인지 까만 밤은 주황색 빛 하늘로 바뀌어 갔다.

"··미쳤어 진짜···."

여주는 공중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거울을 보니깐 목이 늘어져있는 하얀 티와 겉에 입고 있었던 남색 체크 남방은 피로 물들었다. 얼굴에는 눈물 자국과 핏 자국이 덮여있었다. 세면대에 있던 비누로 손과 얼굴을 빡빡 씻어갔다. 손과 얼굴을 씻다가 여주의 눈에서는 또 눈물이 떨어졌다. 결국 주저앉고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눈물을 닦고 진정할 때쯤 누군가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하필 이 시간에 발신자로? 여주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발신자로 전화 온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누군가를 죽이고 나서 전화가 오다니 정말 이상했다. 침을 꿀꺽 삼키고 전화를 받았다. "··ㅇ··여보세요? ··" 여주가 누구냐고 묻자 정적이 흘러갔다.

- "···죽이니깐 어때··이제 마음이 좀 편해? ···."

"··당신 누구야····."

-"·····그건 곧 알게 될 거고···근데 생각보다 의외더라? ··난 네가 걔 못 죽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뭐야 ···설마 당신 경찰이야? ··."

-"··내가 경찰이면 넌 지금쯤 잡혔지 않을까? ···걱정 마 신고할 생각은 없으니깐."

"···안 죽이면 내가 죽었을 거야···."

-"그래 인간은 죽음의 순간이 들이닥치면 누구나 살고 싶어 하지···."

"진짜 어쩔 수 없었어····난 그냥 살고 싶은 거뿐이었다고··."

-"···그럼 나랑 딜 하나 할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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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줄 기회를 줄게, 어차피 넌 더 이상 잃을 게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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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꽃샘입니다
제가 써음 쓰는 글이라 나름 열심히 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ω``゚)゚。
그럼 모두 다음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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