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상의 약속
# 제 9 장 - 시작은 대부분 우연이지.


시끄러운 교실속, 담임이 아닌 학주 선생님이 반에 들어오자 조용해지는 아이들이였다. 그리고, 학주 선생님의 왼손 끝에 잡힌 한 남학생의 귀와, 귀를 잡힌 남학생은 고통스러운듯 표정을 찡그리며 앓는 소릴 내고있었다.

학주 선생님
간단한 전달 사항 하나 하겠다. 너희 반 담임 선생님인 윤길성 선생님께서 어제 자전거 타고 퇴근 하시다가 경사길에서 떨어지셨다. 완전히 구르셔서 전치 4주는 나오셨어.

너무 어이없고 현실적인 사고에 반 아이들은 수근거렸다.

학주 선생님
조용, 그래서- 긴급 발령 받으신 선생님이 너흴 책임질 거야. 윤길성 쌤이랑 하던 체육은 새로오신 쌤이랑 할 거고. 그리고, 이새끼는 특별 반이사.

잡고있던 귀를 획 놓음과 동시에 가방 끈을 당겨 교탁 옆으로 세우는 학주 선생님이였다.

학주 선생님
소개나 대충하고 들어가라.

이현과 종인은 킬킬 거리며 웃다 고개를 절래절래 저어보였다.


??
억울하게 반 이사를 왔지만, 반가운 얼굴이 있어서 잘 지내보도록 할게. 이름은-


찬열
박찬열.

소개가 끝나자 타이밍 맞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훈훈한 외모를 가진 남자가 들어왔다.

학주 선생님
인사해라. 김민석 선생님이시다.


민석
안녕하세요, 한 달간 여러분과 함께 지낼 김민석 체육 담당 교사입니다.

여학생은 훈훈한 외모를 가진 민석을 보고 환호를 질렀다. 그 외로 축구를 잘 한다는 민석의 말에 남학생들마저 열광했다. 그리고 점점 표정이 썪어가는 이현과 눈이 마주친 민석은 풉 웃었다.


민석
어우, 표정이- 리얼하다. 김이현 오랜만?


이현
코치님 왜 여기 계세요?! 관장님은 아세요? 아니, 그것보다- 직업을 바꾸셨어요?


민석
뭔 개소리야. 나 사범대 나왔어. 관심이 없지? 할 일도 없고 잠깐 쉬면서 관장님 옆에서 일 한 거 뿐이야. 임마

2년 전의 악몽이 떠오르자 충격적인 얼굴을 하며 으... 인상을 쓰는 이현이였다. 민석은 그런 이현의 얼굴을 보곤 단호하게 말 했다.


민석
살판 나지? 나 보고 그런 표정도 짓고. 관장님한테 다 일러?


이현
...하하. 코치님 반가워서 그러죠- 코치님 얼굴 뵈니까 날아갈 거 같아요!


민석
그럼, 운동장 열 바퀴 뺑이 실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운동장 열 바퀴를 돌라는 민석의 말에 이현은 당황했다. 저 표정은 장난치는 표정이 아닌 걸 아는 이현이였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을 갈아신고 뛰러갔다.

창문에서 운동장이 다 보이는 반이기에 개길 수도 없었던 터라 이현은 터덜 터덜 걸어가 몸을 풀고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10바퀴에 5분이 나오는 이현이였기에, 금방 돌고 들어와 제 자리에 앉았다.

민석은 수고했다며 음료수 하나를 건내주며 말했다.


민석
면담.

오래동안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소식을 들을 수 없어지자 불안했다고 했다. 이현의 사고 소식을 알고있던 민석이였기에 더 걱정되었다고 했다.

정말 다친 무릎이 잘 나아 한국으로 온 건지 내심 걱정되던 민석은 운동장 열 바퀴 조깅이라는 말로 상태를 확인 해 보려 했다. 창문 너머 보이는 이현은 거뜬히 10바퀴를 흐트러짐 없이 뛰었다. 그런 이현이 제 눈으로 확인되자 다행이 다싶었던 민석이였다

민석은 이현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물어봤고, 이현은 모든 걸 이야기했다. 그동안 잘 지냈다는 생각에 민석은 한 편으로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한 참, 이야기 하던 중.

(상담실)


이현
그런데.. 사실 저 잘 지내진 못 했어요.


이현
무릎이 망가지고 운동하는 게 무서워져서 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너무 죽고싶었어요.


이현
미국에서 재활 받으면서 정신과 치료도 같이 받았어요. 저 다시 봉이 너무 잡고 싶어요.. 운동 다시 하고싶어요. 대회가서 상타고 싶고 막 그래요..


민석
...


이현
안 되겠죠. 이 상태론


민석
가능한데?


이현
네?


민석
너 아까 열 바퀴 뛸때 이상 증세 없었어? 내가 보기엔 뛰는 폼도 안정적이였고- 흐트러짐도 없던데. 너 심지어 지금이 선수 생활할 때 보다 완주 시간 단축 됐던 거 같았는데..


민석
너 지금 할 수 있어. 내가 관리할 게. 케어하고 도와줄 게. 오래 쉰 만큼 예전보다 연습량은 늘리고 강도는 줄여서 몸에 무리 안 가게, 실력은 늘게끔.


이현
그게 정말 가능해요?


민석
내가 언제 너한테 구라치는 거 봤냐. 나 가능성 없는 거 있다고 구라쳐서 헛된 희망 심어주는 사람 아닌 거 알잖아.


이현
... 도와주세요.

민석은 이현의 말에 살짝 놀라 움찔했다.


이현
다시 하고싶어요. 운동 너무 하고싶어요..

간절한 이현의 말에, 민석은 피식 웃었다.


민석
너 나중에 힘들다고 나가떨어지면 가만 안 둬. 언제든지 부르면 튀어와. 지금은 들어가.

민석의 말에 감사하다는 말만 몇 번씩 하고 반에 들어간 이현이다.

반으로 들어온 이현은 종인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달려가 소식을 전했다.


이현
야.. 나, 운동 다시 할 수 있대


종인
..?


이현
나, 선수생활 다시 할 수 있다고!


종인
미친, 진짜? 정말이야? 구라 아니고? 뜬 구름 잡는 소리 아니고?


이현
진짜로, 나 할 수 있다고, 도와주신다고 하셨어.

자기 일 처럼 좋아하는 종인이였다. 신나하다가도 불안해 하는 이현의 손목을 제쪽으로 당겨 제 품에 안아 다행이라며 축하한다며 전해주는 종인이였다.

종인은 이현의 머릴 스다듬었고, 찬열은 무슨일이냐며 물었다.


종인
김이현, 운동 다시 시작한대- 할 수 있대.


찬열
아, 잠깐 접었다고 했었지?


이현
어어. 변백현한테도 얘기 해야되는데- 아, 쫌 놔 김종인.

아아, 실례- 짧은 사과를 건내고 팔을 풀어 이현을 놓는 종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