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 커플
01. 우리의 시작은 슬프다


몽환적이고, 우아한 술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울음 소리가 끈임 없이 들려 왔다

아무래도,

1주일 동안 연락이 끊긴 자기 남자친구 때문인 거 같다


수정
"...야-,...일어나 봐! 언제까지 술만 쳐마시고 있을 거야?"

결국,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보다 못해 울고 있는 여자를 말리기 시작한다

이여주
"...흐ㅡ으...끅......보고 싶퍼어......보고 싶다고, 박지민..."

후-,

친구는 한숨을 쉬고는, 데려다 주겠다며, 가방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그것 조차 마음에 안 드는지, 욕을 해대며, 자기가 알아서 가겠다고 비틀 거리며 술 집 문을 열고 나갔다


수정
"...에휴-,..저거..어떡하려고....,"


수정
"....박지민은 또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벌써 권태기인가..."

아님,

바람이라도 났나...?

비틀-,

여주는 간신히 벽을 잡으며, 취할 때로 취한 몸을 이끌고 있었다

툭-!

누군가와 부딪히기 전까지는,

이여주
"..아씨ㅡ...뭐야.."

잔뜩 술을 마신 그녀는 역시, 입에서 욕부터 나왔다


박지민
"누나"

위태롭게 흔들리는 그의 목소리,

아,

박지민이다

여주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여주
"..흐으..지밍아...왜,..왜 지금 와..? 연락도 안 하고...흐읍...왜..그래애..."

그러자, 따뜻한 온기로 여주의 어깨를 잡고 있었던 지민이의 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박지민
"그만 좀 해. 내가 왜 누나한테 구구절절 다 설명 해야 돼?"

차가운 말투로 여주의 심장에 화살을 툭툭 던지는 남자였다

믿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제발 이게 꿈이었으면 하는 표정

그녀의 머릿속엔 오직 자기 친구들이 해줬던 말들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흐음...권태기네,..근데 어떡하냐, 원래 권태기만 오면 질려서 다 헤어지잖아"

"...다른 여자 좋아졌나 보지-, 남자라는게, 예쁜 여자만 봐도 다 좋아하지 않나..?"

"..확인해 봐-, 마음이 식었을 수도"

이여주
"..다른 여자라도 좋아졌나 봐..?..이제 내가 재미 없어졌어..?"

술이 확 깨게 만드는 상황이었다

어느새 눈을 꽉 채운 눈물도,

부들 부들 떨리는 몸도,

모든게 다 너무 비참해 보였다

이여주
"..됐어,..더 이상은 말 안 할게, 지겹다. 오늘이어서야 알았어"

이여주
"..이제 네 마음에 자리 잡은 나는 누군가에 의해서 뺏겼다는 걸"

웃기게도 다시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화끈 화끈 거리는 내 얼굴에 이제 진짜 끝내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

근데 왜 이렇게 무섭지, 헤어지자, 라고 말하는게, 너무 싫다

'너'라는 늪에 아주 단단히 빠져 버려서, 막상 도망 가려고 하니까, 누가 족쇄에 나를 묶어 놓은 듯, 잘 안되네

난 이번에도 참 병X 같게,

아무런 말도 없이 뒤를 돌았다

그냥 차라리, 가버리는 게 나을 거야

아직은, 용기가 없다

그만하자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


박지민
"난 아직 헤어지자고 한 적 없는데"


박지민
"누나가 아직도 내 여자친구야"

와르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무런 보안 없이 블럭으로 쌓았던 탑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여주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박지민
"난 아직도 사랑해"

선악과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나한테,

한마리에 뱀이 내 목을 감쌌다

작게 내 귀에 속삭이며,


박지민
"내일 보자"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결국 난 선악과를 한입 물었다

권 태 기 커 플

이 작품은 아미가되고픈아미와

보라향나는짐니의 합작입니다!